박용택(가운데). /LG 트윈스 제공
박용택(가운데). /LG 트윈스 제공

[잠실=한스경제 이정인 기자] LG 트윈스의 임찬규와 채은성이 그라운드를 떠나는 박용택에게 최고의 선물을 했다.

LG는 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KBO리그 신한은행 쏠(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홈 경기에서 4-1로 이겼다.

롯데와 주말 3연전을 위닝 시리즈로 장식한 LG는 시즌 45승 1무 30패로 3위를 굳게 지켰다. 롯데는 7위(33승3무40패)를 유지했다.

LG 구단은 이날 경기에 앞서 레전드 박용택의 은퇴식을 열었다. 이날 잠실구장엔 2019년 이후 처음으로 만원 관중(2만3750명)이 들어차 뜨거운 열기를 품었다. 박용택은 경기 시작을 알리는 시구를 했고, 특별 엔트리를 통해 4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그는 좌익수 수비 위치로 갔다가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곧바로 김현수(34)와 교체됐다.

이날 LG 선발 투수는 박용택의 휘문고 후배인 임찬규였다. 경기 전 만난 박용택은 "(임)찬규가 '야구 인생 마지막 경기인 것처럼 던지겠다'고 했다. 정신을 바짝 차리라는 의미에서 경기 전 따귀를 때리는 퍼포먼스를 하기로 했다"며 웃었다.

임찬규는 대선배와 약속을 지켰다. 박용택의 별명 중 하나인 '휘문택'이 마킹 된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오른 그는 5이닝 3피안타 2볼넷 3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팀 승리의 발판을 놨다. 최고 시속 145km까지 나온 속구와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을 섞어 롯데 타선에 1점도 내주지 않았다. 임찬규의 무실점 투구는 시즌 3번째다. 7회 마운드에 오른 정우영이 1사 3루에서 정훈에게 적시타를 허용해 임찬규의 시즌 4승은 날아갔다.

타선에선 박용택과 함께 잠실 외야를 책임졌던 채은성의 활약이 빛났다. 유니폼에 '울보택'을 새긴 그는 경기 후반 결정적인 안타로 승기를 가져왔다.

채은성은 1-1로 맞선 7회 말 2사 2,3루에서 바뀐 투수 구승민을 상대로 대형 타구를 날렸다. 큰 포물선을 그린 타구는 가운데 담장을 맞고 떨어졌다. 롯데 중견수 DJ 피터스가 끝까지 쫓아가 포구를 시도했으나 잡지 못했다. 채은성은 2루까지 진루했고, 주자 2명은 모두 홈을 밟았다. 분위기를 가져온 LG는 후속 타자 오지환의 적시타로 4-1로 달아났다.

LG는 8회 이정용, 9회 고우석을 올려 롯데의 추격을 저지했다.

경기 뒤 류지현 LG 감독은 “오늘 승리는 박용택 은퇴식을 위한 우리 모두의 승리이고 잠실을 꽉 채워주신 팬들의 마음이 더해진 최고의 선물”이라며 “선발 임찬규의 부담이 가장 컸을텐데 최고의 경기로 팬들과 박용택에게 선물한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다.

채은성은 "경기 전에 용택이 형이 무조건 이기라고 협박하더라"며 웃더니 "그래도 의미 있는 날이니 승리로 보답한 게 가장 큰 선물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 팀에 왔을 때부터 몸 관리나 기술적인 것들을 많이 배웠다"며 "어려운 상황에서도 긴 시간 야구를 잘했던 박용택 선배의 강한 멘털을 배우고 싶다"고 했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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