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GS건설 영업익 추정치, 기존보다 30% 이상 ↓
DL이앤씨·현대건설도 실적 부진 전망
"국제유가·원자재 가격 급등 여파, 코로나도 변수"
"2Q 실적 추락보다 장기적 우상향 주목해야" 반론도
한 아파트 건설 현장. / 연합뉴스
한 아파트 건설 현장. / 연합뉴스

[한스경제=김현기 기자] 국내 주요 건설사들의 2분기 실적 전망이 밝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회사들을 두고는 ‘어닝 쇼크’ 예상이 나오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실적 우하향이 가장 두드러질 것으로 예측되는 곳은 GS건설이다.

김세련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4일 GS건설 2분기 영업이익을 시장의 기존 예상치(컨센서스) 2220억원보다 32.3% 적은 1504억원으로 전망했다. 이 여파에 리포트가 나온 당일 GS건설 주가는 8.41%나 빠져 최근 1년간 최저치인 2만8850원을 찍었다. 코로나19로 국내 증시가 패닉 상태였던 2020년 3월 23일(-10.17%) 이후 최대 하락율을 기록했다.

GS건설은 이라크와 바레인에 각각 정유공장과 LNG 수입터미널을 짓는 플랜트 사업을 하고 있는데, 김 연구원은 이를 주목했다. 그는 원자재 가격 상승과 함께 "코로나19로 인한 플랜트 사업에서의 원가 리스크 확대를 고려했다"며 어닝 쇼크 예측 이유를 설명했다.

당초 시장에서는 GS건설 이익이 2분기부터 증가할 것으로 판단했다. 지난 3월 LG그룹으로부터 자이C&A(옛 S&I건설)을 인수했기 때문이다. 자이C&A는 LG그룹 내 각종 공장 건설을 맡던 알짜배기 기업이어서 매출액 및 영업이익 전액이 인식되는 2분기부터 GS건설 실적 반등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시장은 M&A 효과보다 해외 리스크가 더 우위에 오를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DL이앤씨도 실적 부진 가능성이 예고되는 건설사 중 하나다.

김승준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DL이앤씨 2분기 매출액은 1조9020억원, 영업이익은 1351억원으로 점쳤다. 이는 2분기에 대한 기존 컨센서스 1조9300억원(매출액), 1920억원(영업이익)과 비교해 각각 1.5%, 29.8% 줄어든 수치다.

DL이앤씨 매출액 추정치는 지난 4월이나 지금이나 별 차이가 없지만 영업이익 추정치가 크게 줄어들었다. 글로벌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율 증가가 큰 영향을 미치는 셈이다.

김승준 연구원은 "자재 가격 및 인건비 상승에 따른 국내 주택 원가율 상승을 반영했다"며 "플랜트에서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라 현재 진행 중인 4개 프로젝트가 사실상 멈춘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DL이앤씨는 지난해 2조원 규모의 천연가스 개발 프로젝트 및 정유공장 현대화 사업을 러시아에서 수주했으나 지금은 ‘올스톱’ 상태다.

어닝 쇼크 예상은 업계 리더 현대건설도 예외가 아니어서 1800억∼2200억원이었던 종전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이미 폐기 처분됐다. 900억∼1300억원으로 반토막날 것이란 평가가 적지 않다. 비용 증가분이 국내는 물론 해외사업장에서도 클 전망이다.

시장은 어닝 쇼크가 몇몇 건설사에만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건설사 대부분이 국제유가 및 수입 원자재 가격 상승, 화물연대 파업 등에 따른 원가 상승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특히 국제유가가 배럴당 90달러를 훌쩍 돌파하면서 자재 운반, 전력 공급 비용 등에 큰 타격을 줬다는 게 건설사 공통된 의견이다. 대형 건설사 중엔 대우건설 정도만 영업이익률 높은 해외 사업을 앞세워 선전할 것으로 예측된다.

국내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새정부의 주택 공급 확대가 예상되던 터라 올해가 건설사 실적의 터닝포인트가 되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일부 조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특히 국제유가는 너무 낮아도 골치 아프지만 너무 올라도 문제인데 배럴당 100달러가 고착화된 지 오래"라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유가 및 원자재 가격 불안, 코로나19 변이바이러스 출현 등에 따른 공사 차질 등이 향후 건설사 이익을 계속 갉아먹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선 건설사들이 2분기 들어 리스크 줄이기에 나선 만큼 실적 감소 폭이 예상보다 줄어들 수 있다는 반론도 제기한다.

GS건설 관계자는 "해외플랜트 비중이 크지 않고, 이라크와 바레인 공장도 거의 다 지은 것들"이라며 "추정치가 속속 나오고 있지만 추정일 뿐이다. 이달 말 실적 발표(잠정)는 다를 수 있다"고 반박했다.

DL이앤씨에 대해서도 러시아 프로젝트가 초기인 만큼 손익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란 견해가 나온다.

김선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건설업종은 단거리 달리기(급격한 수주성장)에서 마라톤(지속 성장 가능성)으로 종목을 전환했다. 긴 호흡으로 달라진 체력을 지켜보자"며 2분기 ‘어닝 쇼크’가 건설사마다 속출하더라도 업황 자체는 완만한 상승세를 그릴 것으로 내다봤다.

김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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