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녹색 업그레이드로 에너지 비용 연 1800파운드 절감 가능
초기 설치비용 충분히 상쇄하고도 남아...정부 인센티브 확대 필요
영국의 한 도심 주택에 설치된 주택용 태양광 모듈/연합뉴스
영국의 한 도심 주택에 설치된 주택용 태양광 모듈/연합뉴스

[한스경제=박지은 기자] 주택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친환경에너지 설비를 설치해야 한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초기 비용이 문제지만, 탄소 배출을 줄이고 집값을 올리면서도 연간 에너지 요금을 절약하는 등 충분히 상쇄 가능하며 그 이득이 훨씬 높다는 설명이다. 이에 주택 친환경 설비에 대한 정부의 인센티브 정책 확대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가디언은 20일(현지시간) 세계자연기금(WWF)과 스코티시파워(Scottish Power)가 발표한 조사 보고서를 인용해 녹색 기술을 설치하면 에너지 비용을 연간 최대 1878(295만원)파운드의 절감하고 설치 기간 동안 가정용 탄소 배출량을 95% 이상 줄일 수 있다고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주택 소유자들이 평균 10000만파운드(약 1571만원)까지 자산 가치를 높일 수 있다. 잉글랜드와 웨일스의 주택 판매량 500만대를 분석한 결과 공기 공급원 열펌프를 설치하면 주택의 가치가 약 5000~8000파운드(약 776만원~약 1257만원), 태양광 패널은 1350~5400파운드(약 212만원~약 848만원), 전기차 충전 포인트는 약 5000파운드(약 776만원)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태양광 패널의 경우 전기를 절약하고 남는 전기를 전력망에 되팔아 가구 재정을 연간 586파운드(약 92만원)까지 늘릴 수 있다.

문제는 설치비용이다. 에너지절약재단(Energy Saving Trust)은 태양열 패널을 설치하는 데 일반적으로 2900파운드(약 455만원)에서 6700파운드(약 1053만원) 비용이 소요되며, 열펌프는 7000파운드(약 1100만원)에서 13000파운드(약 2043만원), 전기자동차 충전 포인트는 약 1000파운드(약 157만원)가 소요 된다고 추정한다.

하지만 이 비용은 주택가치 상승 등을 고려하면 충분히 상쇄 가능한 비용이다. 보고서는 오래된 보일러와 열악한 단열재를 가진 영국 남부의 한 단독주택이 현재 연간 2816파운드(442만원)의 에너지 비용에 직면해 있다고 밝혔다. 이에 비해 열펌프, 전기차 충전기, 태양 전지판, 스마트 배터리가 있는 가정은 383파운드(60만원)에 불과했다. 

따라서 초기 비용을 정당화하기 위해 걸리는 기간은 기술마다 다르지만 태양 전지 패널의 경우 10년에서 15년, 전기 자동차의 경우 1년에서 3년, 열펌프의 경우 20년이 소요된다. 이 수치는 집의 위치와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특히 보고서는 저탄소 기술로 전환하면 가정에서 배출되는 평생 탄소 배출량을 최대 91톤까지 줄일 수 있으며, 이는 도로에서 42대의 자동차를 제거하는 것과 비슷한 양이라고 설명했다. 영국의 탄소 배출량의 약 20%는 가정에서 발생하며, 15%는 자동차에서 발생한다.

스코티시 파워의 스마트 히트 부문 책임자인 롭 매고니는 "열펌프, 태양전지 패널, 전기차 충전기의 가정용 설치는 화석 연료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게 하고 기후 위기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 차원의 지원도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WWF-UK의 기후 책임자인 이사벨라 오도우드는 "저탄소 기술과 에너지 효율의 보급을 가속화하는 것은 영국의 에너지 안전을 보장하고, 화석 연료의 높은 가격으로부터 주택 소유자들을 보호하며, 지구를 보호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탄소 기술을 설치하는 초기 비용이 많은 가정에 장벽이 될 것”이라고 인정했다. 

이에 그는 "우리는 사람들이 초기 비용을 절감하는 측면에서 지원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정부가 금융 메커니즘을 마련하기를 원한다"며 “집주인들에게 더 강력한 소비자 보호와 조언뿐 아니라 이런 것들을 설치하기 위한 세금 인센티브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현재 영국의 각 가구들은 보일러 업그레이드 계획에 따라 저탄소 난방으로 전환할 수 있는 5000(776만원)파운드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박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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