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북 현대 이동국./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한스경제 박종민] 이동국(37ㆍ전북 현대)이 실력과 인기를 겸비한 최고 스타임을 입증했다. 이동국은 한국스포츠경제와 글로벌 정보분석 기업 닐슨코리아가 최근 실시한 ‘2016 축구행복지수’ 설문 결과, 선수와 관련된 5개 항목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올해 응원팀에서 자신을 가장 행복하게 한 선수’ 물음에 대해 응답자(600명) 중 가장 많은 40명이 이동국을 꼽았다. 전북을 응원하는 팬 50명 가운데에는 무려 80%에 달하는 지지를 받았다. 올 시즌 K리그 클래식 광주FC 소속으로 최우수선수(MVP)와 득점왕을 거머쥐고 최근 강원FC로 이적한 정조국(32)은 33명으로 2위에 자리했고, 박주영(31ㆍFC서울)이 27명으로 3위를 차지했다. ‘토종 골잡이’ 3명이 나란히 ‘톱3’에 오른 셈이다. 올 시즌 이동국은 12골(27경기), 정조국은 20골(31경기), 박주영은 10골(34경기)을 넣었다.

이어 염기훈(수원 삼성ㆍ24명), 이근호(강원), 황의조(성남FCㆍ이상 22명), 케빈 오리스(인천 유나이티드ㆍ14명), 이정협(울산 현대ㆍ10명), 문창진, 양동현(이상 포항 스틸러스ㆍ각 7명) 순이었다.

‘올해 응원팀을 가장 힘들게 한 상대팀 선수’의 면면도 비슷했다. 이동국이 1위(90명)에 이름을 올렸고, 이어 박주영(45명), 데얀(서울ㆍ25명), 염기훈(19명), 김신욱(전북ㆍ13명), 로페즈(전북ㆍ9명), 산토스(수원 삼성), 이재성(전북ㆍ이상 8명), 아드리아노(서울), 이근호, 정조국(이상 6명) 순이었다. 결국 응원팀 팬들을 행복하게 하는 선수가 상대팀 입장에선 가장 막기 어려운 선수가 되는 것이다.

이동국은 본지와 인터뷰에서 이번 설문 결과에 대해 “각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은 기쁜 일이지만, 이제는 나 말고 다른 선수들이 1위를 해야 K리그 인기도 더 높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겸손해했다. 이어 “사실 의미를 두고 싶은 부분은 개인적인 순위보다는 우리 팀 전북의 성장이다”며 “2009년 내가 전북에 왔을 때 많은 기대와 목표들이 있었고, 꿈꿨던 전북이라는 팀의 모습이 있었는데 현재 그러한 팀의 모습들이 잘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 부분이 개인 부문에서 1위를 하는 것보다 더 기분이 좋다. 많은 선수들이 전북에 오고 싶어 하질 않나”라고 강조했다.

이동국의 자신감을 입증하듯 ‘올해 응원팀을 가장 힘들게 한 상대팀’으로는 전북이 23.3%로 1위에 올랐다. 우승팀 서울은 18.3%로 2위를 기록했다. 나머지 팀들의 경우 한 자릿수 득표율에 머물렀다. 올 시즌 K리그는 전북과 서울의 2강 구도였다는 사실이 설문에서도 나타났다.

흥미로운 결과도 있었다. 수원 삼성은 올 시즌 하위 스플릿인 7위(10승18무10패ㆍ승점 48)에 그쳤지만 전북, 서울 다음으로 껄끄러운 상대로 꼽혔다. 수원은 이 부문에서 6.7%의 득표율을 보였다. 수원은 K리그에서 가장 거대한 규모의 서포터즈를 거느리고 있는 팀이다. 대결을 벌이는 상대팀 입장에선 야유 등 분위기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응답자의 26.3%가 '모르겠다’ 또는 ‘없다'고 답한 것도 눈길을 끈다. 이 같은 답변은 상대팀의 전력을 의식해 미리 기죽기보다는 ‘승부는 겨뤄봐야 한다’는 믿음이 강한 데서 나온 것으로 해석된다.

설문 결과를 보면 팀들간 천적 관계도 알 수 있다. 전북과 서울은 서로 상대하는 데 큰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설문에 응답한 서울 팬들의 52.0%는 전북을 ‘가장 힘들게 한 상대팀’으로 꼽았다. 반대로 전북 팬들의 50.0%는 서울을 가장 까다로운 상대로 지목했다. 인천 유나이티드 팬들은 ‘수원 삼성(14.0%)’을 가장 힘들게 한 상대팀 중 하나로 언급했다. 최하위 수원FC는 성남FC와 포항 스틸러스 팬들로부터 나란히 10%의 선택을 받았다. ‘성남FC(8.0%)’라는 응답은 제주 유나이티드 팬들에게서 많이 나왔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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