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오너가 특수관계인 53인이 지주사 지분 52.27% 보유
허태수 그룹회장 3.5세 경영 분석 속에
4세 허준홍·허세홍·허서홍·허윤홍 등 두각
허정구계 vs 허준구계 지분 경쟁 주목하는 시선도

[한스경제=김현기 기자] 재계 순위 8위 GS는 국내 대기업집단 가운데 지배구조가 독특한 곳으로 꼽힙니다.

오너가 48명과 5개 법인이 그룹 지주사인 ㈜GS의 보통주 지분 52.27%를 조금씩 나눠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주사 지분을 이렇게 많은 특수관계자들이 소유한 것도 드물고, 지분율이 50%를 초과하는 경우 역시 흔치 않습니다.

상당수 대기업들은 1세에서 2세, 혹은 2세에서 3세로 넘어갈 때 계열 분리를 통해 사업을 나누고 지분까지 정리합니다.

하지만 GS는 그룹 시조로 꼽히는 독립운동가 허만정 선생(1세)의 8남은 물론, 이들의 자녀 세대인 3세까지 큰 잡음 없이 원만하게 그룹을 함께 운영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오너가 지주사 지분율이 지난 2020년을 기점으로 과반을 기록하면서 지배력도 한층 확고하게 다졌습니다.

다만 시간이 흘러 오너가 4세가 30여명에 이르고 이들 중 10여명이 그룹 경영에 참여하다보니 GS그룹 입장에선 향후 지배구조를 어떻게 꾸릴 것인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게 됐습니다.

GS그룹은 3년 전 승계를 한 차례 진행하기는 했습니다. 허준구 전 LG건설 명예회장(허만정 3남)의 장남인 허창수(74) GS건설 회장(당시 GS그룹 회장)이 지난 2019년 막내동생인 허태수(65) GS그룹 회장(당시 GS홈쇼핑 부회장)에게 그룹 대권을 물려준 것입니다.

배경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합니다. 허태수 회장이 경영하던 GS홈쇼핑은 2010년대 들어 해외 및 모바일 사업에서 탁월한 실적을 내 이 분야 국내 리더로 자리매김했습니다. 허 회장 경영 역량도 인정받아 그룹을 지휘하게 된 것으로 보는 견해가 적지 않습니다.

일각에선 대개 40대 초중반인 경영 참여 4세들을 두고 그룹을 총괄하기엔 경험이 좀 더 필요하다는 지적을 하기도 합니다. 허태수 회장이 3∼4세를 이어주는 징검다리 역할도 한다는 얘기입니다.

허창수 회장이 그룹 경영에서 물러나고도 GS건설 만큼은 여전히 지휘하는 점을 들어, GS건설이 GS그룹에서 계열 분리할 것 같다고 해석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계열 분리된 GS건설을 허창수 회장 외아들 허윤홍(43) GS건설 사장이 이어받는 수순입니다. GS건설은 그룹 내 다른 계열사와 달리 ㈜GS가 최대주주가 아니고, 허창수 회장 개인이 최대주주(자녀 및 관련재단 지분율 합치면 11.27%)입니다.

어쨌든 그룹 내부적으론 4세 승계를 준비해야 합니다. 실제 경영자로 조금씩 두각을 나타내는 후보들도 있습니다. GS그룹 주요 사업은 크게 에너지와 리테일, 건설로 나뉘는데 각 사업 곳곳에 4세들이 50대 전문경영인들과 호흡하며 역량을 점검받는 중입니다.

GS오너가 지분율
GS오너가 지분율

그룹 안팎에선 승계 후보로 크게 4명을 꼽습니다.

우선 허만정→허정구(전 삼성물산 사장)→허남각(삼양통상 회장)으로 이어지는 집안 장남의 계보를 물려받아 4세 중 서열이 가장 위인 허준홍(47) 삼양통상 사장이 있습니다. 허정구 전 사장의 차남인 허동수 GS칼텍스 명예회장 큰 아들로 4세 중 나이가 가장 많은 허세홍(53) GS칼텍스 대표이사 사장도 후보로 물망에 오릅니다.

허정구 전 사장의 3남인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널 회장 외아들 허서홍(45) ㈜GS 부사장은 3년 전 허태수 회장이 그룹을 물려받은 뒤 원포인트 인사를 통해 GS칼텍스에서 ㈜GS로 옮겨 주목받았습니다.

승계 마지막 후보는 허윤홍 GS건설 사장입니다. 크게 보면 허정구 전 사장의 손자가 3명, 허준구 전 회장의 손자가 한 명(허윤홍 사장)인 셈입니다.

그룹 내 지분 관계도 참고할 만합니다. 지난 6월 22일 현재 법인 포함 오너가 53인 중 최대주주는 허만정 창업주 5남 허완구 전 승산 회장의 외아들인 허용수 GS에너지 대표이사 사장으로 지분율 5.26%입니다. 이어 허창수 회장이 4.75%이고, 허준홍 사장(2.85%), 허세홍 사장(2.37%), 허태수 회장(2.12%), 허서홍 부사장(2.10%) 등 2%대 주주가 9명입니다.

오너가 중 10% 이상 지분율을 기록한 이가 없어 특정 인사가 지배력을 장악하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거꾸로 해석하면 집안 내 이합집산에 따라 오랜 기간 절묘하게 유지됐던 힘의 균형이 무너질 수도 있습니다. '허정구계(16.15%)'와 '허준구계(16.19%)'의 지분율이 팽팽한 가운데 다른 가족들이 캐스팅 보드를 쥐고 있다는 관측도 있습니다.

허준홍 사장이 경영하는 삼양통상이 올 2분기 ㈜GS 지분율을 0.60%에서 0.35%로 낮춘 것, 허윤홍 사장이 ㈜GS가 아니라 GS건설 지분 취득하는 것도 변수입니다.

GS그룹은 2세 허승효(78) 알토그룹 회장부터 5세 허성준(14) 군까지 다양한 오너가 인물들이 지분을 갖고 있는 등 ‘지분 맛집’으로 불릴 만합니다. 허태수 회장 취임 뒤 미래 사업 구축에도 힘 쓰는 만큼, 이제 앞날을 위한 승계도 맛깔나게 할 시간이 온 것 같습니다.

김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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