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레고랜드, 고온에 일부 놀이기구 운행 중단
이용객, 무더위 속 레고랜드에 불편 한목소리
폭염 경보가 발효된 5일 오전 강원 춘천 레고랜드에서 한 놀이기구가 폭염으로 인해 운행정지에 들어가자 시민들이 발길을 돌리고 있다. /김근현 기자 khkim@sporbiz.co.kr
폭염 경보가 발효된 5일 오전 강원 춘천 레고랜드에서 한 놀이기구가 폭염으로 인해 운행정지에 들어가자 시민들이 발길을 돌리고 있다. /김근현 기자 khkim@sporbiz.co.kr

[레고랜드(춘천)=한스경제 이수현 기자]  강원도 춘천시 레고랜드가 무더위에 노출된 채 별다른 대비책을 마련하지 않아 이용객들의 분노를 일으켰다. 여기에 놀이기구 온도가 너무 높아 운행을 중단하는 등 여러 문제가 나타났다.

4일 <한스경제> 취재진이 레고랜드를 방문했을 때, 강원도 춘천시에는 폭염경보가 발효됐다. 그리고 땅이 햇빛에 달궈지면서 실제로 레고랜드를 방문했을 때 체감온도가 매우 높았다.

문제는 주차장에서 나와 레고랜드 입구로 향하면서 발생했다. 레고랜드를 방문하기 위해서는 주차장에서 테마파크 입구까지 걸아가야 한다. 그 사이 햇빛을 피할 시설은 전혀 존재하지 않았다. 레고랜드 이용객은 시설에 들어가기 전부터 고온에 노출됐다. 주차장에서 시설 입구까지 셔틀버스를 운행하는 다른 테마파크와 대비되는 모습이다.

정문을 통과한 후에도 문제는 이어졌다. 레고랜드에 세워진 건물 대부분이 이미 햇빛의 영향을 받아 고온을 내뿜었다. 열화상 카메라로 촬영한 결과, 레고랜드 출입문은 최고 56.6도를 기록했다. 다른 시설 모두 이와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시설 내부에 입장하니 이미 많은 방문객이 입장해 있었다. 하지만 이용객들은 시설을 제대로 이용할 수 없었다. 레고랜드 놀이시설 '레고 시티공항'과 '멍키 클라임'은 기구가 너무 뜨겁다는 이유로 운행을 중단했다. 

비싼 입장권을 지불하고 시설에 입장했음에도 일부 놀이기구를 이용하지 못하자 몇몇 이용객을 아쉬움을 드러냈다. 운행을 중단한 시설은 지난달 멈춤 사고가 발생해 춘천시로부터 운행중단 명령을 받은 '타워전망대'와, 알 수 없는 이유로 운행을 잠시 중단한 '팩토리어드벤처'까지 총 4개다.

폭염 경보가 발효된 5일 오전 강원 춘천 레고랜드에서 시민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스경제가 그늘이 없는 레고랜드를 열화상카메라로 온도측정을 한 결과 최고 56.6도를 기록했다. /김근현 기자 khkim@sporbiz.co.kr
폭염 경보가 발효된 5일 오전 강원 춘천 레고랜드에서 시민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스경제가 그늘이 없는 레고랜드를 열화상카메라로 온도측정을 한 결과 최고 56.6도를 기록했다. /김근현 기자 khkim@sporbiz.co.kr

운행을 이어가는 시설도 중단 기준을 넘지 않았을 뿐 고온에 노출된 것은 마찬가지다. 바이킹 '앵커스 어웨이'는 43도와 46도를 기록했고, 아이들이 이용하는 주니어 드라이빙 스쿨은 오전 11시 41분 기준 51도를 찍었다. 

시설을 이용하지 않은 이용객 또한 더위를 피할 그늘이 거의 없는 레고랜드에서 햇빛에 그대로 노출됐다. 그늘을 이용하지 못하는 이용객은 실내 시설을 대신 이용하거나 내부에서 판매하는 아이스크림과 음료에 의존해야 했다. 또한, 의자가 부족해 앉아 쉴 공간이 부족했고 설치된 의자는 햇빛에 장기간 노출돼 앉기 힘들 정도로 뜨거웠다.

이용객들은 시설 내부 더위를 피할 수 있는 그늘이 부족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 이용객은 "날씨가 너무 더운데 아이가 쉴 공간이 없어 아이들이 아이스크림부터 찾는다"라고 토로했고, 다른 이용객은 "혼자 시설을 방문했다면 괜찮겠지만 더위에 약한 아이들과 함께 온다면 다시 방문하기 힘들 것 같다"라고 언급했다.

전문가들 또한 더운 날씨 이용객을 위한 충분한 시설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강북삼성병원 강재헌 가정의학과 교수는 "기온이 30도가 넘을 때 그늘이 없는 야외시설을 장기간 이용하면 일사병과 열사병 등 온열질환에 매우 취약한 환경이 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온열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물과 그늘, 휴식이 필요하다"라며 "정확한 기준은 없지만 적어도 30분~1시간마다 그늘이나 시원한 공간에서 쉬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덧붙였다.

폭염 경보가 발효된 5일 오전 강원 춘천 레고랜드에서 시민들이 걸어가고 있다. 주차장부터 레고랜드까지 길이가 상당하지만 셔틀버스나 그늘은 없다. /김근현 기자 khkim@sporbiz.co.kr
폭염 경보가 발효된 5일 오전 강원 춘천 레고랜드에서 시민들이 걸어가고 있다. 주차장부터 레고랜드까지 길이가 상당하지만 셔틀버스나 그늘은 없다. /김근현 기자 khkim@sporbiz.co.kr

앞서 레고랜드는 여러 차례 논란을 겪었다. 놀이기구 드레곤코스터는 정식 개장 전인 5월 2일 처음 멈춤 사고가 발생한 이후 개장 당일인 5월 5일과 다음날인 6일에도 운행 중 작동이 멈춰 이용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또한 지난달에는 드레곤코스터와 타워전망대가 멈추는 등 총 5차례 멈춤 사고가 발생했다.

본지가 방문한 레고랜드는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 드러났다. 레고랜드는 더위를 피할 공간이 없이 자외선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었다. 더위를 피해 쉴 공간은 부족했고 더위 때문에 운행을 중단한 놀이기구는 이용객의 아쉬움을 남겼다.

기상청은 8월 춘천시에 낮 최고기온이 한동안 30도에 가까울 것으로 예보했다. 기온이 떨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안전사고를 예방하고 이용객의 불편을 막기 위해서는 충분한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그늘막을 설치하는 등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이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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