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배터리 충전시간·비용 부담 줄이는 대안으로 주목
중국, 교환 방식 주도…한국도 구독 가능성 열려 
전기차 주행거리·충전 인프라 개선 등은 변수
니오의 배터리 교환소 이미지. /사진=니오 홈페이지
니오의 배터리 교환소 이미지. /사진=니오 홈페이지

[한스경제=김정우 기자] 전기차 보편화의 가장 큰 걸림돌로 꼽히는 배터리가 기존 자동차 일체형 충전 방식에서 교체형 또는 구독형으로 변화할지 주목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전기차 기업 니오는 유럽 시장 진출을 앞두고 지난 5월 노르웨이에 배터리 교환소를 설치하는 등 2025년까지 중국과 유럽에 교환소 약 4000곳을 구축할 계획이다. 앞서 2018년 중국에 배터리 교환소를 처음 선보인 이래 올해 7월까지 현지에만 1000곳의 교환소를 설치했다.

니오는 기존의 전기차 배터리 충전 방식과 달리 교환소에서 자동 시스템으로 차량 하부의 배터리팩을 빼내고 완충된 배터리팩으로 바꿔 탑재하는 배터리 교환 방식을 제공한다. 교환소 한 곳에서 14개 배터리팩으로 하루 총 312회 교체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방식은 기존 수십 분 이상 소요되는 전기차 충전 시간을 5분 이내 교환으로 대체할 수 있다는 편의성을 제공한다.

또 전기차 가격의 약 40%를 차지하는 배터리를 소유하는 대신 구독형으로 이용할 수 있어 구매 비용 절감 효과도 있다. 실제 니오의 전기 SUV ES6는 배터리 값을 제외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고 100kWh 용량 배터리 기준 월 224달러에 구독·이용이 가능하다.

국내에서도 전기차 배터리 구독 방식이 도입될 가능성이 열렸다. 지난달 28일 국토교통부는 국토교통규제개혁위원회의에서 자동차등록원부에서 전기차 배터리를 따로 분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안건을 의결했다. 자동차와 배터리 소유주가 다른 경우 해당 사실을 등록원부에 기재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사업자가 배터리를 구독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에 따라 배터리 구독 상품을 이용할 시 판매가격 4530만원인 현대차 니로 EV45는 정부·지방자치단체 보조금 약 1000만원과 배터리 가격 약 2100만원을 빼고 약 1430만원에 구매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르노코리아 SM3 Z.E. 전기차 택시 배터리를 교체하는 모습. /사진=르노코리아자동차
르노코리아 SM3 Z.E. 전기차 택시 배터리를 교체하는 모습. /사진=르노코리아자동차

이처럼 배터리 구독 방식은 현행 전기차 사용자의 충전 편의성과 비용 부담을 개선할 수 있을 전망이다.

다만 니오 등이 추진 중인 교환소는 현행 충전소가 전력망과 충전기, 주차 공간 정도를 필요로 하는 것과 비교해 자동 배터리 교환을 위한 상대적으로 크고 복잡한 기계적 장비가 설치돼야 하는 만큼, 인프라 확충에 비용 효율성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

향후 이 같은 전기차 배터리 교환 방식이 보편화 된다면 중국 업계에 관련 인프라 주도권을 넘겨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니오 외에도 중국에서는 배터리 교체 서비스 업체인 아오둥 신에너지가 지난해 브리티시 페트롤리엄과 관련 사업 합작투자사 설립을 결정했으며 글로벌 배터리 시장 1위 기업인 CATL 자회사 CAES도 올해부터 배터리 교체 사업에 진출하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중국 정부도 배터리 교환 방식의 전기차에 대해 보조금 가격 제한을 두지 않는 등 지원에 나섰으며, 자체적인 배터리 교환 방식 표준화를 추진하고 있다.

먼저 나선 중국 기업들이 관련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교환형 배터리 표준화가 이뤄질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 기업들과 경쟁하고 있는 우리나라 완성차·배터리 업계가 불리한 입장에 서게 될 수 있다.

이피트 충전소.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이피트 충전소.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일각에서는 최근 배터리 기술 발전에 따라 전기차 주행 가능 거리가 비약적으로 늘어나고 있고 충전 시간도 단축되고 있는 만큼 배터리 교환의 필요성이 반감되고 복잡한 교환식이 대세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테슬라·현대차 등은 기존 1회 충전 시 약 300km 전후의 주행 가능 거리를 제공하던 것에서 500km 이상 주행이 가능한 신차들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배터리 성능 개선에 따라 전기차 충전이 필요한 횟수 자체가 절반가량으로 줄어드는 만큼 사용자 불편이 경감되는 것이다.

또한 각지의 충전소 수가 늘어나고 있는데다 최근 미국에서 테슬라가 경쟁사에 자체 슈퍼차저 충전소를 개방하기로 하는 등 충전 인프라가 빠르게 개선되는 점도 당분간 기존의 배터리 충전 방식이 유지될 것이라는 분석에 힘을 싣는다.

현대차그룹의 경우 국내에서 전기차 초고속 충전소 이피트를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와 도심 주요 거점에 설치하고 있다. 이피트에서는 800V 시스템 전기차 배터리를 5분 만에 약 100km 주행이 가능할 정도로 빠르게 충전할 수 있다.

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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