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글로벌 주요국 통화·금융정책 긴축기조 강화
주식시장 등, 국내외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글로벌 주요국에서 통화·금융정책 긴축기조가 강화되는 가운데 주식시장 등 국내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연합뉴스
글로벌 주요국에서 통화·금융정책 긴축기조가 강화되는 가운데 주식시장 등 국내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세계 각국에서 통화·금융정책의 긴축 기조가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주식시장 등 국내 금융시장의 변동성도 확대되고 있다.

이에 금융권에서는 △금융시장 변동에 대한 시장 안정화 대책을 통한 금융 지표의 급변동 방지 △과도한 가계·기업신용 누증을 완화하기 위한 양적 관리 정책 지속 추진 △원화 가치 추가 변동 확대 억제 등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완화적 기조를 이어가던 주요국의 금융여건지수는 2022년 중 급격히 상승했다. 미국은 고강도 긴축 기조를 이어가면서 금융여건지수가 연초 97.09p 수준에서 지난달 말에는 99.2p으로 기준선(100)에 근접했다. 유로존도 최근 긴축기조가 강화되면서 금융여건 지수가 기준선인 100p를 상회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상승세가 이어지며 99p를 넘어 100p에 근접하고 있다. 

금융여건 지수(Goldman Sachs Financial Condition Index)는 국채금리, 신용스프레드, 주식 시가총액 등을 반영해 금융시장 여건을 나타내는 지표로 100이 기준선이다. 기준선을 하회하면 금융시장 여건이 완화적이며 상회하면 긴축적인 의미를 가진다. 

금융시장은 2021년 말부터 유가 및 원자재 가격 상승 등, 공급측 요인과 소비 증가 등의 수요측 요인의 영향으로 인플레이션 심화되면서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IMF에 따르면 세계 소비자물가상승률은 2021년 4.7%에서 2022년 8.3%까지 상승할 전망이다. 선진국의 경우, 세계 소비자물가상승률보다는 낮지만 6.6%의 상승률을 기록, 역대급 수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내 물가도 2021년 말부터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으며, 지난 7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6.3%로 2개월 연속 6%대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외환위기 당시와 유사한 수준이다. 

인플레이션이 지속되자, 세계 각국은 통화 긴축을 가속화하고 있다. 미국 연준(Fed)은 두 달 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p 인상)을 단행했으며, 유럽중앙은행(ECB)도 11년 만에 통화정책 기조를 긴축으로 전환하며 기준금리, 한계대출금리, 수신금리 등의 정책금리를 0.5%p 인상했다. 한국은행 역시 지난달 사상 최초로 빅스텝(기준금리 0.5%p)을 단행했으며, 향후 금리 인상 기조는 지속할 전망이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주요국의 긴축정책, 중국의 성장 둔화 등의 경기 하방 리스크로 세계 경기침체의 가능성이 확대되고 있다. IMF는 지난달, 세계 경제의 하방리스크를 반영해 2022년 및 2023년 경제성장률 전망을 대폭 하향 조정했다. 우리나라는 2022년 2분기 전기대비 0.7% 성장했으나 하반기에는 성장세가 약화될 전망이다. 

국내 금융시장을 살펴보면, 신용시장은 가계 금융불균형 수준이 코로나19 위기의 금융위기 수준을 상회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코로나19 위기의 평균 가계신용 확대 정도는 78.5p로, 금융위기 가계 금융불균형 수준(75.4p)을 3.1p 상회하고 있으며, 외환위기(52.5p) 때와 비교했을 때는 큰 폭(26.0p)으로 상회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주요국 금융여건 지수 및 주식시장 변동성 지수. /현대경제연구원 제공
주요국 금융여건 지수 및 주식시장 변동성 지수. /현대경제연구원 제공

자산시장은 통화정책 긴축기조에 의해 채권 금리가 상승 추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 국내 기준금리 인상 기조에 의해 국고채 장기(10년물)와 단기(3년물) 모두 3%대 초반까지 상승하며 장단기 금리 차가 축소됐다. 회사채 금리는 최근 4%대 초반까지 급등했으며, 이에 신용스프레드가 크게 확대되며 기업의 자금조달 환경이 위축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2021년 말 2988.5p에서 2022년 7월 초에는 2292.0p까지 23.3%까지 급락했다. 지난달 말에는 약간의 반등을 보이면 2400p대까지 올라서긴 했으나, 향후 국내외 통화정책 불확실성 등에 의해 주식시장 조정 가능성과 시장 변동성 확대 가능성이 공존하고 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신용시장의 불균형은 금융위기 수준을 상회하고 있고, 지정학적 리스크(우크라이나 사태 등) 확대와 글로벌 긴축 통화정책으로 주식·외환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이에 금융권에서는 △지정학적 리스크 장기화와 글로벌 긴축 강화 시 발생할 수 있는 금융시장 변동에 대한 시장 안정화 대책을 통해 국내 금융 지표의 급변동 방지 △금융위기 수준을 상회하는 과도한 가계 및 기업신용 누증을 완화하기 위해 적정한 수준의 양적 관리 정책을 지속 추진 △외환당국은 외환시장 변동에 대한 미세조정 및 시장 안정화 대책을 통해 원화 가치의 추가 변동 확대를 억제 등의 정책적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형석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금융시장 불확실성 대응에 대해 "고물가에 대응한 주요국의 고강도 통화 긴축으로 글로벌 유동성의 이동 속도가 빠르게 전개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국내 주식·채권·외환 시장에서의 투기 자금과 변동성 확대에 대한 감독 기관의 적극적인 모니터링이 요구된다"면서 "또한, 시장과의 소통 강화 노력도 병행함으로써 신뢰성 유지를 지속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서 "가계 및 기업신용을 적정 수준으로 관리하며 향후 금리 인상 시 신용 리스크 확대가 경기 위축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면서 "외환시장의 불확실성 완화를 위해서 적극적인 미세조정과 주요국의 고강도 통화긴축 정책으로 국내에서 외국인 투자 자본이 유출되는 상황에 대비하여 통화스왑을 통한 충분한 외환보유 확충 노력이 필요히다"고 강조했다. 

이성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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