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랜더스 김광현. /SSG 제공
  SSG 랜더스 김광현. /SSG 제공

[인천=한스경제 이정인 기자] 'KK' 김광현(SSG 랜더스)이 의미 있는 이정표를 세웠다.

김광현은 10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쏠(SOL) KBO리그 KT 위즈와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안타 7개와 볼넷 2개를 내줬으나 2실점(2자책)으로 선방했다. 삼진은 5개를 잡았다. 총 투구 수는 93개다. 최고 시속 149km까지 나온 포심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을 섞었다.

SSG가 4-2로 승리하면서 김광현은 시즌 10승(2패)째를 수확했다. 지난달 8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승리를 거둔 뒤 4경기 만에 10승 고지를 밟았다. 메이저리그 진출 전이던 2013~2019년에 이어 7시즌 연속 두 자릿수 승수도 기록했다. 2007년에 데뷔한 김광현은 총 10시즌 두 자릿수 승수를 기록했다. 이는 송진우의 11시즌에 이어 KBO리그 통산 공동 2위 기록이다.

아울러 김광현은 통산 146승째를 올려 선동열 전 야구대표팀 감독과 함께 KBO리그 통산 최다승 공동 5위에 자리했다. 최소 경기인 317경기 만에 달성한 기록이어서 더욱 값졌다.

과정이 순탄치는 않았다. 김광현은 3-0으로 앞선 3회초 선두타자 심우준에게 좌월 솔로 홈런을 내주며 불의의 일격을 맞았다. 1사 후엔 배정대에게 좌전안타, 앤서니 알포드를 볼넷을 허용해 1사 1,2루 위기에 몰렸다. 후속 타자 박병호에겐 라인드라이브성 투구를 허용했으나 SSG 좌익수 후안 라가레스의 호수비 덕분에 한숨 돌렸다. 이어진 2사 1,2루에서 장성우에게 우전 적시타를 맞고 한 점 더 내줬지만, 황재균을 유격수 땅볼로 유도해 추가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김광현은 마운드를 내려올 때 자신의 투구가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로진팩을 바닥에 집어던지기도 했다.

4회에도 흔들렸다. 2사 후 심우준에게 우전안타를 내준 뒤 조용호에게 빗맞은 유격수 앞 내야안타, 배정대를 볼넷으로 내보냈다. 만루 위기에 몰렸지만, 김광현은 관록으로 위기를 넘겼다. 알포드를 헛스윙 삼진을 잡아내며 실점하지 않았다.

  SSG 랜더스 김광현. /SSG 제공
  SSG 랜더스 김광현. /SSG 제공

5회가 끝났을 때 투구 수 90개를 넘긴 김광현은 4-2로 앞선 6회 초 노경은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김광현이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점 이하 투구)를 달성하지 못한 건 7월 2일 KIA 타이거즈전(3.2이닝 무실점)에 이어 시즌 2번째다.

김광현이 호투하는 사이 SSG 타자들은 2회 대량 득점해 승기를 잡았다. 선두 타자 김강민이 상대 선발 웨스 벤자민을 상대로 볼넷으로 출루한 뒤 오태곤의 우전 안타, 이재원의 볼넷으로 1사 만루 기회를 만들었다. 이후 김성현의 좌전 2타점 적시타로 선취점을 뽑은 뒤 추신수의 희생타로 3-0을 만들었다.

3회 말엔 후안 라가레스의 좌전 안타와 김강민의 우전 안타로 만든 2사 1, 3루 기회에서 박성한이 내야 뜬공을 쳤고, 이를 KT 2루수 박경수가 놓치는 실책을 범하면서 3루 주자 라가레스가 홈을 밟았다.

SSG는 노경은~문승원~서진용으로 이어지는 필승조를 가동해 리드를 지켜냈다.

경기 뒤 만난 김광현은  "어렸을 때부터 존경한 선동열 선배와 어깨를 나란히 해서 영광이다. 이제는 저를 보고 꿈을 키우는 선수가 생길 수 있도록 좀 더 노력하겠다"고 힘줬다.

그는 "9승 이후 몇 경기 동안 승리를 못 따서 '아홉수 징크스'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경기 전 농담처럼 '5이닝만 던지고 이겼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현실이 됐다"고 웃은 뒤 "일단 10승을 따냈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싶다. 다음 경기부터는 더 많은 이닝을 소화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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