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러셀. /AP 연합뉴스
빌 러셀. /AP 연합뉴스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미국프로농구(NBA)의 '레전드' 고(故) 빌 러셀의 선수 시절 등번호 6번이 리그 전체에서 영구 결번으로 지정된다.

NBA와 NBA 선수협회(NBPA)는 12일(한국 시각) "등번호 6번을 전 구단 영구 결번으로 남겨 러셀의 생애와 유산을 기린다"고 밝혔다. NBA 리그 전체 영구 결번이 생긴 건 이번이 역대 처음이다.

북미 프로스포츠에선 1997년 미국프로야구(MLB)가 최초의 흑인 선수 재키 로빈슨의 등번호 42번을, 1999년에는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가 역대 최다 득점자 웨인 그레츠키의 등번호 99번을 영구 결번으로 정한 바 있다.

애덤 실버 NBA 커미셔너는 영구 결번에 대해 "러셀의 코트 위에서의 비할 데 없는 성공과 선구적인 민권 운동 활동은 특별하고 역사적인 방법으로 존경받을 만 하다"고 말했다.

타미카 트레마글리오 NBPA 전무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챔피언에게 주어지는 중대한 영광"이라며 "러셀이 일생 코트 안팎에서 한 일은 후대 선수들의 더 나은 삶으로 이어졌고, 우리는 영원히 감사할 것이다. 그의 삶과 유산을 계속해서 기릴 수 있게 돼 자랑스럽다"고 했다.

러셀은 NBA 최다 우승 기록을 보유한 전설이다. 선수 시절 NBA 최고 센터로 활약하며 보스턴 셀틱스에서 1958-1959시즌부터 8회 연속 파이널에서 우승한 것을 포함해 총 11번(1957년, 1959~1966년, 1968년, 1969년) 챔피언 반지를 꼈다. 정규 시즌 MVP는 5회 달성했고, 올스타에 12차례 뽑혀 올스타전 MVP를 1회 수상했다. 

흑인으로는 처음으로 미국 프로구단 사령탑을 맡아 1966∼1969년 보스턴에서 선수 겸 감독으로 활약하기도 했다.

러셀은 농구 명예의 전당에 선수(1975)와 감독(2021)으로 모두 헌액됐다. NBA는 2009년부터 파이널 최우수선수(MVP) 트로피 이름을 '빌 러셀 트로피'로 부르고 있다.

농구 외에도 러셀은 흑민 민권 운동에 힘을 쏟았다. 마틴 루서 킹 목사가 '나에겐 꿈이 있다'라는 명연설을 한 1963년 '직업과 자유를 위한 워싱턴 행진'에 함께하는 등 평등과 존중, 포용을 외쳤다. 2011년에는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자유 훈장을 받기도 했다.

NBA 역사에 큰 족적을 남긴 러셀은 지난 1일 향년 88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NBA는 러셀의 등번호 결번과 더불어 2022-2023시즌 내내 그를 기릴 예정이다. 모든 선수가 유니폼 오른쪽 어깨에 기념 패치를 부착하고, NBA 코트에는 숫자 '6'이 적힌 클로버 모양의 로고가 새겨진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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