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그것이 알고싶다' / SBS
SBS '그것이 알고싶다' / SBS

[한스경제=이수현 기자] SBS '그것이 알고싶다'가 ‘안개 속 밀실 – 제 3 산록교 추락 사망 사건‘이라는 제목으로 2009년 발생한 산록교 추락 사건을 다룬다.

2009년 7월 22일 제주도 서귀포시 제 3 산록교에서 추락 사고가 발생했다. 약 31m의 높이의 다리에서 떨어진 건 당시 만 23세였던 김은희 씨(가명). 당시 사건 현장에 함께 있었던 은희 씨의 엄마는 은희씨가 사진을 찍자며 잠시 차를 세워달라고 했고 난간에 앉았다가 떨어졌다고 진술했다. 엄마의 증언을 토대로 사건은 단순한 사고사로 처리됐다. 

사건으로부터 13년의 세월이 지난 2022년 6월, 경찰은 돌연 사건 현장의 목격자인 은희 씨의 엄마와 계부를 ‘딸 김은희의 살해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엄마의 증언이 일관되지 않다는 점에 주목했고, 은희 씨가 앉았다는 곳이 사람이 앉아 있을 수 없는 구조로 만들어진 난간이라고 확신했다. 

엄마는 사건 당일의 기억을 잊지 못하고 있었다. 아니 잊으려고 해도 잊을 수 없었다. 경찰은 끈질기게 당시 상황의 증언을 요구했고 반복되는 심문에 혼란스러운 나머지 진술이 달라지거나 어긋나게 되자 경찰은 그것을 빌미삼아 더욱 집요하게 괴롭혔다고 한다. 그렇게 딸을 죽인 살인자로 지목된 엄마. 딸을 잃은 슬픔을 가슴 속에 묻고 살면서도 숱한 경찰 조사를 받느라 평범한 일상 생활조차 제대로 할 수 없었다고 한다. 

직접 증거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경찰이 이토록 사건을 놓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수사 관계자는 사건의 모든 정황들이 은희 씨 엄마의 범행을 가리킨다고 말했다. 제 3 산록교는 보행로가 없어 인적이 드문 곳으로, 험준한 마른 계곡 위를 동서로 가로짓는 편도 2차선의 다리다. 당시 현장 출동했던 119 구급대원은 높이 31m 가량의 어떠한 안전장치도 없었던 난간 위는 결코 사진을 찍을 만한 장소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은희 씨를 잘 아는 사람들의 증언 역시 의심에 힘을 실었다. 평소 은희 씨는 겁이 많은 성격으로 2층 높이의 철제 계단도 무서워할 정도로 고소 공포증이 있었다고 한다. 그렇기에 더욱 사진을 찍기 위해 위험하고 높은 난간을 등지고 앉았다는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제작진은 다리 밑으로 떨어진 은희 씨의 추락 위치가 다소 특이했다는 점을 주목했다. 스스로 떨어진 사람이라기에는 떨어진 위치가 다리에서 불과 2.5m 정도로 너무 가까웠다는 것. 추락사고 원인 규명에 능통한 법공학, 물리학 전문가들은 은희 씨가 떨어진 위치, 즉 ‘추락 지점’이 사건 해결의 열쇠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추락 지점을 기준으로, 물리 계산법을 활용하여 역으로 떨어진 방식을 미세하게나마 유추해낼 수 있다는 것. 

제작진은 사건 당시 출동한 구조대원의 증언을 토대로 당시 상황을 재구성하고, 피해자 은희 씨 친구들의 기억을 빌려 당시 그녀의 키와 몸무게를 설정하는 등 동일한 조건에서의 추락실험을 진행했다. 또한 2009년 제 3 산록교의 난간을 구현, 설치하여 당시 상황을 재구성, 은희 씨의 추락 상황에 대한 심도 높은 세트 실험을 진행했다.

'그것이 알고싶다'는 제 3 산록교에서 일어난 의문의 추락사고에 대한 진실을 추적하고 모두의 기억에 남아 잊혀지지 못하는 한 소녀의 굴곡진 삶을 들여다본다. 그리고 최대 상공 52미터의 높이의 다이빙 번지점프에서 펼쳐지는 대형 추락 실험 등 현대과학의 시선으로 사건 당시의 상황을 바라본다.

이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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