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동갑내기 두 선수, 고난의 시간 진행 중
장재영과 김진욱, 제구력 난조가 큰 문제
동갑내기 장재영(왼쪽)과 김진욱이 고난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슈퍼 루키로 통했던 두 선수의 1군 복귀는 언제가 될까. /연합뉴스
동갑내기 장재영(왼쪽)과 김진욱이 고난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슈퍼 루키로 통했던 두 선수의 1군 복귀는 언제가 될까. /연합뉴스

[한스경제=김호진 기자] 고교 시절 최고의 투수로 꼽혔던 선수들의 프로 연착륙이 만만치 않다. 2002년생 동갑내기 장재영(20·키움 히어로즈)과 김진욱(20·롯데 자이언츠)을 두고 하는 말이다. 두 선수 모두 지난해 프로에 데뷔해 큰 기대를 모았지만 2년 차인 올해 역시 시련의 시간을 계속 보내고 있다.

'9억 팔' 장재영은 키움 구단 역사상 가장 많은 계약금을 받고 입단했다. 지난 2006년 한기주(35·당시 KIA 타이거즈)가 받은 10억 원에 이은 역대 2위 기록을 세웠다. 시속 150km를 가볍게 넘는 강속구는 야구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러나 기대감이 우려로 바뀌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지난해 4월 29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홈 경기에 첫 선발 등판해 6명의 타자를 상대하며 아웃카운트 1개를 잡는 데에 그쳤고, 볼넷을 5개나 내주며 무너졌다. 시속 150km의 빠른 공은 스트라이크 존을 통과하지 못해 큰 의미가 없었다. 이후 1군에서 말소됐다. 지난해 8월 다시 1군에 복귀했지만 제구력 문제는 여전했다. 결국 루키 시즌 19경기에서 1패 평균자책점 9.17의 초라한 성적표를 남겼다. 14개의 탈삼진을 잡는 동안 27개의 사사구를 허용했다.

프로 데뷔 2년 차를 맞은 그는 혹독한 겨울을 보냈다. 지난 겨울 내내 송신영(45) 투수코치가 전담으로 붙어 제구력 잡기에 나섰다. 기술적인 측면부터 멘탈 훈련까지 병행했다. 시범경기에서 7경기에 등판해 1홀드 평균자책점 0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볼넷도 줄어 제구력도 잡힌 듯했다. 변화구 비율을 늘리면서 페이스를 찾는 듯했으나 들쑥날쑥한 모습을 보인 끝에 6월 9일 1군에서 말소됐다. 현재 퓨처스리그(2군)에서 19일 기준 7경기에 등판해 1승(3패) 평균자책점 7.20으로 좋지 않다. 

구체적인 복귀 시점도 불투명하다. 홍원기(49) 키움 감독은 "지난해엔 스트라이크를 던지기 바빴다. 올해는 제구가 괜찮아지면서 타자와 승부를 하고 있다"며 "앞으로 더 좋은 선수가 될 것이다. 팀과 같이 방향을 고민하면 된다. 재정비의 시간이 필요하다. 지금 시점에서 (언제 복귀할지) 말하는 것은 이르다. 계속 체크를 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성장세는 안우진(23)과 비슷하다. 구위가 좋고 성장 가능성이 무한하다"고 전했다.

실제로 안우진은 데뷔 시즌이던 2018년 2승(4패) 1홀드 평균자책점 7.19에 그쳤다. 이듬해에도 19경기에서 7승(5패) 평균자책점 5.20으로 만족스럽지 않았다. 장재영의 2년 차 성적보다 좋았지만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3년 차인 2020년에는 불펜에서 활약했고, 지난해부터 선발투수로 자리매김했다. 장재영이 안우진의 길을 걸으려면 반등의 계기 마련이 필요하다. 제구를 잡기 위해 구속을 포기하거나 구종을 늘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래리 서튼 감독과 키움 히어로즈 홍원기 감독의 고심이 깊어졌다. /연합뉴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래리 서튼 감독과 키움 히어로즈 홍원기 감독의 고심이 깊어졌다. /연합뉴스

롯데의 김진욱도 장재영과 같이 2군에 머물고 있다. 18일 기준 올 시즌 1군 등록 일수는 60일인 반면, 2군에서 79일을 마크했다. 2021년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1순위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그는 지난해 불펜 투수로 가능성을 보였지만, 올 시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이후 복귀해서 좀처럼 구위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에 선발 등판해 0.1이닝 2피안타 3사사구 5실점(5자책점)으로 패배를 떠안은 이후 1군에서 자취를 감췄다. 팀이 가을야구 진출을 위해 사활을 걸고 있는 지금 시점에서도 2군에 머물고 있다. 롯데는 현재 대체 선발 자원이 필요하지만, 김진욱이 아닌 다른 선수들이 기회를 받고 있다.

제구가 발목을 잡고 있다. 올해 12경기에서 2승(5패) 평균자책점 6.31을 기록 중인데, 볼넷만 34개를 헌납했다. 래리 서튼(52) 롯데 감독은 '인내'라는 단어를 되새기고 있다. 김진욱에 대해 "꾸준한 모습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 그는 승부욕이 강하다. 잘 던지고 싶어 한다. 완벽한 투구를 하려고 하니 실수가 나온다"며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기억해야 할 점은 아직 어린 선수다. 앞으로 더 성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당장 2군에서 성적보다 폼의 완성이 최우선으로 꼽힌다. 결국 1군에 다시 돌아오기 위해선 제구가 잡혀야 한다. 서튼 감독은 "멘탈 문제를 우선 회복해야 한다. 완벽한 제구를 바라는 게 아니다. 그 근처엔 던질 수 있어야 한다. 본인 스스로 열 수 없는 문을 열도록 도와줘야 한다. 많은 대화를 하면서 멘탈과 육체적인 부분을 모두 돕겠다. 생각을 단순하게 할 필요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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