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정진영] 싱어송라이터 크루셜스타의 소망은 화려하지 않다. ‘장르 대가’가 되겠다거나 차트를 집어삼키는 ‘차트 괴물’이 되겠다는 대신 크루셜스타는 ‘위안’을 이야기했다. 우리 주변에서 벌어지는 사소하지만 친근한 소재들이 모두 그의 이야기 소재다. 그는 여행에서 영감을 얻고, 그렇게 얻은 영감을 노래로 만들어 세상과 소통한다.

-노래 소재들이 무척 친근하다. 마치 직접 겪은 일들을 노래하는 느낌인데.

“방어적으로 음악을 하고 싶진 않다. 최대한 노래 안에 내 이야기를 담고 싶고, 그렇게 해서 많은 분들과 교감하고 위로를 나눌 수 있다면 그걸로 된 거라 생각한다. 의도를 하고 만든 곡들도 있고 경험담이 들어 있지 않은 곡들도 있다.”

-소재들은 일부러 일상적인 것들을 고르는 건가.

“노래 소재에 있어 편견은 없다. 사랑 노래도 하고 있다. 요즘에는 조금 일상적인 이야기들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소박하고 일상적인 이야기인데 들으면 위로가 되는 그런 노래들 있잖나.”

-소재가 너무 구체적이면 대중적 인기를 얻긴 힘들지 않나.

“그렇게 생각하진 않는다. 예를 들어 자이언티의 ‘양화대교’는 대중적인, 그러니까 보통 생각하는 그런 노래 소재는 아니었잖나. 보통 사람들이 생각할 수 없는 주제라 오히려 빛을 발했다고 생각한다. 난 주제적인 면에서는 선을 긋지 않고 오히려 편곡 등의 부분에서 대중의 귀를 사로잡고 싶은 마음이다.”

-노래도 하고 랩도 하더라. 양쪽 모두에 욕심이 있는 건가.

“원래 처음부터 싱어송라이터가 꿈이었다. 작곡, 작사도 하고 노래랑 랩도 하는. 한 노래에서 내가 노래랑 랩을 같이 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냥 재미있고 좋아서다. 노래를 잘해서 한다기 보다는 재미있어서 하는 것이다.”

-피처링을 할 뮤지션을 구할 수도 있었을텐데.

“물론 피처링 도움을 받으면 더 좋은 퀄리티의 노래가 될 수도 있겠지. 하지만 아닐 수도 있는 거다. 나만이 낼 수 있는 색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정말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피처링 부탁을 한다. 또 그냥 내 색만을 노래에 담고 싶을 때는 내가 직접 한다.”

-이번 앨범에는 여러 뮤지션들이 참여했다.

“김나영의 경우 러브콜을 보냈는데 그쪽에서 응해서 피처링이 성사됐다. 맑고 깨끗한 톤을 원했는데 김나영의 목소리가 적격이었다. 노래에 잘 녹아 들었다고 생각한다. 브라더수나 러비, 루이는 다 엄청 친한 사이다. 흔쾌히 참여해 주더라.”

-굉장히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하는 것 같은데.

“원래 꽂히는 대로 하는 성격이었다. 어떨 때는 이런 장르에 꽂혀서 하고 또 다음엔 다른 장르에 꽂혀서 하고. 지금은 더 많은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음악을 만들고 싶은 마음이다. 그렇다고 ‘대중가요를 하겠다’, ‘대중가요스러운 힙합을 하겠다’ 이런 의미는 아니다. 조금 더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줄 수 있는 메시지나 그런 분위기의 곡을 만들고 싶은 거다.”

-김준수나 거미가 있는 씨제스를 소속사로 선택한 것도 같은 맥락인가.

“이 회사에 있는 힙합 뮤지션이 내가 유일하고 지금까지도 없었다고 한다. 그 부분이 선택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힙합 레이블에 들어가면 많은 힙합 뮤지션들 가운데 하나가 될 것 아닌가. 그런데 씨제스라면 내게 집중해서 서포트를 해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회사 색과 자신의 색 사이에 마찰은 없는지.

“일단 나 자체가 뭘 멋대로 할 생각이 없다. 최근에 음악적 성격이 많이 바뀌었다. 최대한 신중하게 만들어서 발표하고 싶다. 곡이나 앨범을 내기 전에 좀 더 많은 부분을 생각하고 고민하고 싶고 대중에게 사랑받는 곡을 만들고 싶다. 회사가 잘 서포트 해준다고 생각한다. 내가 손댈 수 없는 부분들을 케어해 줘서 좋다.”

-최근에 팬과 일대일로 저녁 식사를 하는 이벤트를 열었다.

“내가 원래 팬과 소통이 없는 뮤지션이었다. 그래서 그런 소통을 강화해 보려고 고민을 하다 그런 이벤트를 하게 된 것이다. 재미있고 뜻깊은 시간이었다. 처음에는 그 분이 좀 어려워 했는데 내가 말을 많이 붙였다. 그 후로는 재미있게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언젠가 다시 해도 재미있을 것 같다.”

-이벤트 당첨자는 어떻게 골랐나.

“팬들에게 함께하고 싶은 사연을 보내달라고 했다. 도착한 편지들을 내가 직접 다 읽어서 뽑았다.”

-앞으로 또 다른 팬 이벤트를 열 생각이 있나.

“엄청 많이 고민해서 딱 하나 나온 게 일대일 식사였다. 또 다른 이벤트에 대해선 고민을 더 해야 할 것 같다. 사실 정해진 계획은 없다. 고민은 해보겠다.”

-날이 추워졌는데 앨범 제목이 ‘Fall(가을) 2’다.

“계절을 콘셉트로 한 앨범은 가을만 내 봤다. 앨범 자체가 가을 콘셉트인 건 ‘Fall’이랑 ‘Fall 2’밖에 없다. 아마 다른 계절 콘셉트로는 안 낼 것 같다. 내가 10월에 태어났는데 그래서 그런지 가을을 좋아한다. 낙엽지는 게 좋다. 이번 앨범도 가을 느낌을 담아 만든 것인데 날씨가 너무 빨리 추워지더라.”

-계절을 타는 성격인가 보다.

“계절을 타는 건 아니다. 적어도 곡을 만드는 데 있어서는. 다만 여행은 좀 탄다. 여행을 너무 안 하면 특별한 게 잘 안 떠오르더라. 여행을 자주 다니면 생각지도 못 했던 아이디어가 생각나곤 한다.”

-최근에 다녀온 여행지가 있다면.

“일본 오사카랑 도쿄에 다녀왔다. 따로따로. 도쿄는 두 번째였는데 무척 좋았다. 음식이 맛있더라.”

-앞으로 활동 계획을 말해 달라.

“싱글 하나를 내년 초쯤에 내고 싶어서 작업하고 있다. 올해보다 내년에는 조금 더 활발하게 활동하고 싶다. 또 연말에는 친구들과 로마로 여행을 다녀오려고 한다.”

사진=이호형 기자

정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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