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U심 대체 차세대 SW심…1일 국내 상용화 시작
개인용‧업무용 번호 구분, 간편 가입 등 활용성 증가 기대
잦은 교체 시 비용 증가 및 단말 한정 등 확산 시간 필요
KT 듀얼번호 출시. 사진=KT
KT 듀얼번호 출시. 사진=KT

[한스경제=김재훈 기자] 9월 시작과 함께 우리나라에도 본격적인 e심(eSIM·내장형 가입자 식별 모듈) 상용화 시대가 열렸다.

하나의 스마트폰에 2개 번호를 이용할 수 있는 ‘1폰 2번호’가 가능해 스마트폰 활용도와 요금제 선택에서 장점이 기대되지만 교체 비용 증가와 단말 한정 등으로 상용화 확대에는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e심은 차세대 휴대폰 단말 심으로 기존 U심(USIM)과 달리 칩을 별도로 구매하지 않고 단말기 교체 시 회당 2500원의 다운로드 비용만 지불하면 되기 때문에 기존 유심 구매 비용(7700원)보다 저렴하다. 

여기에 단발에 내장된 QR을 이용해 기기 변경 시 소프트웨어 다운로드를 통해 기존 번호 정보를 손쉽게 불러올 수 있다. 이 때문에 오프라인 매장에 방문해 개통을 할 필요가 없어 절차도 간편하다. 

e심의 가장큰 특징은 U심과 함께 사용할 수 있어 하나의 스마트폰 단말기에 2개의 번호 등록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그동안 하나의 단말에 두 개의 번호를 이용하고자 하는 고객 니즈는 꾸준히 있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중고거래, 택배, 배달 등 전화번호가 노출되는 상황이 많아졌고 워라밸 트렌드가 지속되며 일상과 업무를 분리하고 싶어하는 고객도 늘어났다.

e심의 등장으로 일상용과 업무용 등 단말을 구분해 쓰는 이용자에게 단말 구매 비용을 절약할 수 있고 번호당 서로 다른 통신사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요금 선택폭이 높아지는 장점도 있다.

국내 통신 3사도 e심 상용화에 맞춰 수요 고객 확보를 위한 요금제 출시에 나서고 있다. 다만 전기통신사업법 제28조 ‘요금제 및 이용조건 등에 따라 특정 이용자를 차별하는 행위는 금지’라는 조항 때문에 전용 요금제 형태는 아니다.

국내 스마트폰 최초 e심이 장착된 ‘갤럭시Z폴드4’와 갤럭시Z플립4‘. 사진=삼성전자
국내 스마트폰 최초 e심이 장착된 ‘갤럭시Z폴드4’와 갤럭시Z플립4‘. 사진=삼성전자

이 때문에 통신 3사는 기존 U심과 e심 고객 모두를 대상으로 요금제를 선보일 계획이다. 가장 먼저 듀얼 요금제 ‘듀얼번호’를 선보인 KT는 월 8800원에 두 번째 번호용 데이터 1GB(기가바이트)를 제공한다. 제공되는 데이터가 소진되면 최대 400Kbps 속도로 무제한 이용 가능하며 메인 번호의 음성과 문자를 두 번째 번호로 공유할 수 있다. 듀얼번호는 유심, e심을 메인으로 이용하는 고객 모두 가입할 수 있다.

KT사 본격 듀얼 요금제 시대를 선언하자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듀얼 요금제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양사는 “e심 전용 요금제 계획은 없다”며 “향후 상황을 지켜보고 관련 요금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설명했다.

한편 통신 업계에서도 듀얼 요금제 출시를 서두르는 등 본격 e심 시대를 준비하고 있지만 서비스 확산에는 시간이 조금 더 걸릴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일단 구매 비용 한 번으로 기기 변경 시에도 추가 요금이 없는 U심과 달리 e심은 다운로드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잦은 단말 교체 고객에겐 오히려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정부와 통신 3사는 일정 기간에 다운로드 비용을 받지 않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현재까지 가장 큰 기대 수요층이 2개 단말을 사용하는 고객들에 한정돼 있어 기존 하나의 단말만 사용하는 고객이 1폰 2번호 활용성을 체감하기에는 시일이 걸릴 수 있다.

여기에 현재 국내 출시 스마트폰 중 e심 적용 모델이 삼성전자 갤럭시 Z폴드4, Z플립4와 아이폰XS, 11, 12, 13 등에 한정적인 것도 상용화 장기화의 요인으로 분석된다.

한 통신 업계 관계자는 “e심 도입으로 듀얼 번호 니즈와 요금제 선택폭 확대로 활용성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다만 e심 적용 단말이 한정적이고 기존 고객들의 체감상 와닿지 않는 부분이 있으므로 통신 3사의 e심 메케팅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재훈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