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제공
아모레퍼시픽 제공

[한스경제=고예인 기자] 하반기 성수기를 맞은 뷰티업계가 주력 제품을 앞세워 모델들을 대거 교체했다. 오랜시간 함께해온 뮤즈와 계약을 마무리짓고, 새로운 모델을 기용해 대대적인 이미지 쇄신에 나섰다. 특히 MZ세대에 파급력이 있는 스타를 중심으로 한 파격적인 모델 교체 사례가 늘고 있다. 
 
먼저 올해로 창립 77주년을 맞은 K뷰티 간판 기업 아모레퍼시픽이 파격적인 모델 선정을 단행해 눈길을 끈다.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21년 동안 아모레 화장품 브랜드 모델로 활약했던 송혜교와의 인연을 마무리했다. 송혜교의 빈자리에는 글로벌 K팝 아이돌 그룹인 블랙핑크의 ‘로제’를 대신했다. 송혜교보다 상대적으로 북미 시장에서 인지도가 높은 로제로 설화수의 브랜드를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블랙핑크는 지난달 발매한 앨범 '핑크베놈'이 빌보드 메인차트인 '핫100'에 22위로 진입하는 등 BTS와 함께 북미 시장에서 높은 인지도가 있다. 또한 로제는 지난해 솔로곡 '온 더 그라운드'가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인 '핫100'에서 70위에 진입해 한국 여자 솔로 가수 중 최고 순위를 기록했다. 지난달 발매한 블랙핑크의 '핑크베놈'도 '핫100' 중 40위에 올랐다. 
 
한편 아모레는 그동안 송혜교와 단단한 인연을 자랑해왔다. 송혜교는 2001년 아모레의 화장품 브랜드 '에뛰드'를 시작으로, 2006년 '이니스프리', 2008년 '라네즈'의 얼굴로 활약했다. 이어 2019년 아모레의 대표 럭셔리 브랜드인 설화수 전속모델까지 꿰차면서 아모레와 21년간 인연을 이어갔다. 설화수는 1997년 론칭 후 20년간 '노모델' 전략을 고수해오다가 2018년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해 배우 송혜교를 처음 모델로 내세웠다. 그러나 송혜교와의 계약이 올해 6월 종료되고, 중국 화장품 시장이 급격하게 위축되자 대표 모델도 북미에서 인지도가 높은 로제로 바꾼 것이다.
 
송혜교는 설화수 모델은 더는 맡지 않지만, 아모레의 이너 뷰티 브랜드인 '바이탈뷰티'의 뮤즈 활동은 이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너 뷰티는 일종의 영양제로 복용 시 피부 등에 도움이 된다고 해서 '먹는 화장품'이라고 불린다. 그러나 전통적인 화장품은 아니다. 
 
업계에서는 아모레퍼시픽이 북미진출을 위해 이러한 파격적인 모델 교체를 단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북미 진출에 대한 강한 의지다. 최근 중국 시장이 위축되면서 더 이상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세계 최대 시장인 북미로 적극 공략, 북미서 인지도 있는 로제를 모델로 기용하게 된 셈이다. 
 
이에 대해 아모레퍼시픽은 “설화수는 그룹과 솔로로서 독보적 기록을 이어가고 있는 K-POP 아티스트 블랙핑크 ‘로제’를 새로운 글로벌 앰버서더로 발탁했다”며 “브랜드와의 접점은 물론 모델이 보여 줄 수 있는 브랜드에 대한 진정성까지 고려했으며, 지금의 아티스트가 되기 위해 정진한 로제의 진취적인 면모가 설화수의 선구자적 정신과 맞닿아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타타 하퍼 인수를 통해 북미 뷰티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타타 하퍼와의 공동 연구를 통한 제품 경쟁력 강화와 신규 카테고리 확장을 시도한다.
 
LG생활건강도 화장품 브랜드 오휘의 새로운 모델로 배우 손석구를 기용했다. 손 씨는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와 영화 '범죄도시2'에서 인기를 끌며 광고계의 블루칩으로 급부상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주는 손석구와 완벽한 아름다움의 실현을 위해 지속적으로 연구하는 브랜드 오휘의 가치가 잘 맞는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유세린이 한국판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을 통해 새로운 매력을 보여준 전종서와의 뷰티 화보를 공개했으며, 클리오는 가수 지코를 브랜드의 모델로 내세웠다. 클리오 측은 지코의 과감하고 자유로운 행보가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부합된다고 판단해 전속 모델로 지코를 발탁했다고 설명했다. 고예인 기자 yi4111@sporbiz.co.kr 
 
 

 

고예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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