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자율주행·전기차 시스템 전반 시뮬레이션·검증 솔루션 제공
현대차·BMW 등 완성차 업계부터 항공우주·산업자동화까지
“가상 환경에서 실제 테스트 주행으로는 어려운 검증 가능”
지난 3월 열린 '인터배터리 2022' 디스페이스 전시관 모습. /사진=디스페이스코리아
지난 3월 열린 '인터배터리 2022' 디스페이스 전시관 모습. /사진=디스페이스코리아

[한스경제=김정우 기자] 전기차 시대를 거쳐 자율주행차 시대가 다가오면서 에너지 관리부터 첨단 안전장치(ADAS)까지 차량 전반의 시스템 안정성이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디스페이스코리아는 독일에 본사를 두고 이 같은 자율주행차·전기차 검증 솔루션을 제공하는 디스페이스의 한국 지사로 시장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디스페이스(dSPACE)는 자율주행차·전기차 개발을 위한 시뮬레이션 및 검증 솔루션을 제공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특히 차량 제어장치(ECU) 개발용 SIL(Software in the Loop)·HIL(Hardware in the Loop) 시뮬레이터 부문에서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독일 파더본 본사를 중심으로 전 세계적으로 약 2400명의 직원을 두고 있는 디스페이스는 한국을 비롯해 미국, 영국, 프랑스, 일본, 중국, 크로아티아 등에 지사를 두고 국가별 고객 서비스를 제공한다.

국내 총판으로 시작한 디스페이스코리아는 지난해 3월 31일 정식 한국지사가 됐으며 20년 이상의 업력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한독상공회의소 주관 ‘제7회 KGCCI 이노베이션 어워드’에서 ‘디지털 혁신상’을 받았으며 최근 한국일보 주관 ‘대한민국 베스트 신상품 대상’을 수상하는 등 시장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디스페이스코리아 관계자는 “30년이 넘는 시장 경험을 보유한 디스페이스는 한국지사 설립을 통해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강화하고 갈수록 복잡해지고 급변하는 고객 요구에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현지 지원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디스페이스코리아를 비롯한 4개사와 현대오토에버가 가상 검증 플랫폼 개발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고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디스페이스코리아
디스페이스코리아를 비롯한 4개사와 현대오토에버가 가상 검증 플랫폼 개발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고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디스페이스코리아

디스페이스는 시뮬레이션·검증 전 과정을 아우르는 솔루션을 보유하고 엔지니어링·컨설팅 서비스를 비롯해 교육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제공하는 사업자다. 주요 고객사는 자동차 OEM 및 부품업체로 디스페이스 솔루션을 사용해 차량용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를 개발·테스트하고 있다. 디스페이스는 자동차 외에도 항공·우주, 산업 자동화 등 다양한 분야 고객사를 갖고 있다.

디스페이스코리아 설립 이래 국내에서도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지난해 9월 BMW그룹과 신차 검증을 위해 독점계약을 체결했으며 향후 5년간 단독 공급을 통해 BMW 차량에 들어가는 모든 ECU에 대한 검증을 책임진다. 현대자동차와는 차량 레벨 통합 검증을 수행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현대차가 유일하게 전체 차량 레벨의 검증을 수행하고 있으며 디스페이스코리아가 이를 맡는다.

지난 5월에는 현대오토에버와 차량 소프트웨어 플랫폼, 센서·액츄에이터 등 시스템과 차량 동역학 모델 등을 디지털 트윈으로 구현해 테스트할 수 있는 가상검증 플랫폼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 디스페이스코리아 외에도 아이피지오토모티브코리아, 자동차공학연구소, 슈어소프트테크 4개사가 협약을 맺었으며 각사는 올해 가상검증 플랫폼 기술 실증을 진행하고 내년 말 시범 서비스 시작을 목표로 개발을 진행한다. 

한국교통안전공단과는 ADAS 장착 자동차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검사장비 개발, 검사기준 마련을 위해 협업하고 있으며 ADAS 검사 기술 개념설계와 검사 시나리오 개발, 실차 검증 등을 진행한다. 올해 초에는 ‘자동차 첨단안전장치 성능평가 시연회’를 공동 개최하고 자율주행차 성능 검사를 위한 다기능 테스트 스탠드를 시연하기도 했다.

한국교통안전공단 ADAS 장착 자동차 성능평가 검사기술 시연회 장면. /사진=디스페이스코리아
한국교통안전공단 ADAS 장착 자동차 성능평가 검사기술 시연회 장면. /사진=디스페이스코리아

기존의 차량들은 지정 검사소에서 매연, 엔진오일, 타이어 압력 등에 대해 주기적으로 검사를 받았으나 앞으로 출시되는 미래 차량들에 대해서는 ADAS 및 레이더, 라이다, 초음파, 카메라 등 각종 센서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디스페이스 검사 장비가 사용될 예정이다.

디스페이스코리아 관계자는 “디스페이스는 자율주행자동차 및 전기차의 검증을 처음부터 끝까지 수행할 수 있는 ‘원스톱 솔루션’ 제공가로 모든 검증 단계의 툴체인을 가지고 있는 전 세계 유일한 글로벌 회사”라며 “자율주행차를 예로 들면 눈과 귀가 되는 센서에 대한 검증 및 시뮬레이션부터 자율주행차의 두뇌가 되는 자율주행 ECU에 대한 개발·검증을 비롯해 가상 세계에 대한 시뮬레이션 솔루션까지 제공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검증 과정은 예상치 못한 외부 환경에 대응해야 하는 자율주행에 특히 중요하다. 테스트 드라이버가 실제 시내 한복판에서 주행하며 수천, 수만 가지의 테스트를 수행하고 반복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디스페이스 가상 시뮬레이션 환경은 실험실에서 차량의 모든 센서나 제어기에 대한 성능 검증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한다. 눈·비가 오는 상황 등 환경 조건을 시시각각 변화시키면서 동시에 바로 앞에 보행자가 갑자기 나타나게 하는 등 다양한 조건 시뮬레이션을 통해 보다 철저한 검증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전기차의 가장 중요한 부품인 배터리 검증에도 디스페이스의 솔루션이 쓰인다. 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주요사은 디스페이스 솔루션을 활용해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 제어기를 테스트하고 있다.

지난 3월 17~19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2’ 행사에 참가한 디스페이스는 △BMS 시뮬레이션 장비 △스마트 충전 솔루션 △연료 전지(Fuel Cell) 시스템 테스트 솔루션 △AC모터 제어 솔루션 △모터 제어기(MCU) 테스트 장비 등을 선보였다. 

BMS 테스트용 HIL 시뮬레이터의 경우 고전압·저전압 배터리를 셀 단위로 구현해 가상의 전기차 또는 하이브리드차량 환경에서 각 셀 전압과 온도 센서, 모터 등을 실시간으로 검증, 테스의 비용·시간 효율을 제고할 수 있다. 스마트 충전 솔루션은 차량-전력망(V2G) 통신 및 전력 전송을 포함해 안정적인 충전 프로세스를 보장하는 솔루션으로 국내외 충전 표준을 지원한다. 최근 1000V 이상 고전압 시스템에 대한 검증 수요 증가에 따른 신규 제품도 출시한다.

사진=디스페이스 홈페이지
사진=디스페이스 홈페이지

전 세계 디스페이스 직원 2400여명 중 약 2000명은 엔지니어·소프트웨어 공학자다. 지속적인 자율주행 검증솔루션을 개발·보완하고 전기차 배터리, 모터에 대한 보다 철저한 검증을 위해 대부분의 인력을 엔지니어와 소프트웨어 공학자로 구성한 것이다.

이는 전기차와 신재생에너지원이 미래 모빌리티의 큰 흐름이 됐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디스페이스는 에너지 저장 시스템부터 전기차 충전, 배터리까지 광범위한 솔루션 툴체인을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차세대 기술로 떠오르는 연료전지 수소차 개발 검증 솔루션도 공급하며 미래 경쟁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이밖에도 디스페이스는 다양한 분야에 대한 새로운 연구 또는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객사와의 기밀유지를 위해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자율주행차·전기차 개발검증에 이어 수소차, 중장비 차량(굴착기, 지게차, 특수차량) 개발·검증에 필요한 솔루션을 국내외 사업자들과 개발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에는 자율주행 기반의 포크레인, 수소차 기반의 지게차 등 건설장비 분야에서도 자율주행 및 친환경 기술이 빠르게 접목되고 있는 만큼 디스페이스는 해당 분야에 대한 많은 연구개발(R&D)을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 건설기계 장비 관련 솔루션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디스페이스코리아 관계자는 “자동차의 패러다임이 매우 빠르게 변화하는 것을 매일 실감하고 있다. 기존의 차량이 기계 덩어리였다면 이제는 하나의 전자제품이 됐다”며 “요즘 출시되는 신차에는 보통 통상 40여개 전자제어장치가 탑재된다. 이렇게 많은 전자제어장치를 철저하게 검증하지 않는다면 어떠한 문제가 발생할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더 이상 테스트 드라이버가 정해진 트랙을 돌면서 테스트하는 것으로는 차량 성능을 검증할 수 없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자율주행차 및 전기차를 국가의 핵심 과제로 선정해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이에 발맞춰 디스페이스코리아도 다양한 정부 프로젝트를 수행함으로써 한국 자동차 시장의 경쟁력 확보 및 강화에 일조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디스페이스코리아는 미래 자동차의 트렌드와 최신 기술을 살펴볼 수 있는 ‘디스페이스코리아 유저 컨퍼런스 2022(dSPACE Korea User Conference 2022)’를 오는 10월 19일 서울 양재 엘타워에서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페이지에서 무료 사전등록 후 참여할 수 있다.

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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