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실내를 아무리 둘러봐도 공기주머니가 숨어 있을 만한 곳이 안 보인다. 내 차에는 도대체 어디에 있고 몇 개나 장착되어 있을까 궁금하다. 사고가 일어나면 터질까. 그리고 센서는 어디서 작동할까. 정말 안전할까. 미래에도 지금의 모습일까. 이 모든 것은 자동차 에어백에 관한 의문들이다. 그리고 우리는 에어백에 관한 의문에 대해 아는 것이 적다.

에어백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 해군 엔지니어로 근무하던 ‘해트릭’이 지뢰의 압축 공기에서 영감을 얻어 발명했다. ‘앨런 브리드’에 의해 지금의 작동 원리로 발전됐고, 1973년 GM의 ‘올즈모빌 토로나도’ 승용차에 최초로 장착되었다. 미국의 녹색당 대선 후보였던 ‘랄프 네이더’에 의해 안전 보호법이 제정되어 에어백은 40년이 지난 지금까지 모든 자동차에 생명을 보호하는 보조 장치 역할을 하고 있다.

에어백의 진화는 계속되고 있다. 센서에 신호만 주면 부풀던 2세대에서 탑승자의 몸무게도 고려해 볼륨과 높이를 조절하는 인공지능 4세대까지 등장했다. 무릎 부상 방지용과 에어백 안전띠, 시트로 감싸주는 에어백까지 등장했다. 심지어 보행자 보호 에어백은 전면에 부딪히면 보닛을 들어 올리면서 필러를 팽창시켜 충격을 흡수한다. 미래에는 영화 ‘데몰리션 맨’에 등장한 에어백처럼 거품이 분사되면서 스티로폼같이 굳는 보호 장치가 개발될지도 모른다.

대다수 탑승자는 에어백이 포근하게 감싸면서 부풀어 오른다고 착각한다. 그러나 에어백은 차량이 충돌할 때 센서에 의해 전개(展開)되는 시간이 0.03초 내외로 찰나의 순간에 가스가 분출되어 부풀기 때문에 충격은 매우 크다. 그래서 탑승자의 상체가 앞으로 쏠리면 얼굴을 직접 강타해 오히려 더 위험해진다. 이때, 안전띠를 착용함으로써 시트에 몸이 고정돼 에어백으로 인한 부상을 줄일 수 있다.

에어백의 결함은 탑승자의 안전에 치명적인 사고를 발생시킨다. 일본 에어백 제조 회사인 다카타의 리콜사례가 대표적이다. 다카타의 리콜 원인은 ‘질산암모늄’ 가스에 건조제를 넣지 않아 습기가 생긴 조건에서 센서가 작동한 데 있었다. 이때 폭발력이 향상하여 금속 파편으로 총 17명이 사망하고 100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사건의 피해는 1억 대가 리콜되고, 13조 원이 넘는 비용이 발생하여 파산보호 신청을 준비할 정도다. 이처럼 에어백이 생명을 보호해야 할 보조 장치가 아닌 흉기가 되면서 충격을 줬다.

독일 인증기관 정기검사에서 3만2,000건의 안전장치 불합격 중 50%가 에어백이었다고 한다. 문제는 전문가들도 에어백 오류의 원인을 찾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를 반영한 독일은 에어백의 무상보증 기간이 따로 없다. 에어백은 다른 부품과 달리 내마모성이 필요 없어 장착한 후 자동차와 수명을 같이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도 자동차 보증수리 기간과 상관없이 에어백의 보증기간을 없애야 한다. 그리고 에어백에 관해 좀 더 알고, 사고에 대응할 수 있는 태도를 지니자. <끝>

● 김홍근은 호서대학교 교수(창업보육 센터장)이자 (사)한국벤처 창업학회 부회장, 자동차부품제조업체 드림텍 대표이사다.

[한국스포츠경제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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