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 /연합뉴스.
3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 /연합뉴스.

[한스경제=양지원 기자] 지칠 줄 모르고 오르는 먹거리 물가에 소비자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천고마비의 계절인 가을에 라면, 과자 등을 비롯한 식품 가격 도미노 인상이 이어진다.

빙그레는 지난 1일부터 과자 제품 6종 가격을 평균 13.2% 올렸다. 꽃게랑, 야채타임, 쟈키쟈키, 스모키 베이컨칩 등 과자 6종에 대해 판매 가격을 약 13% 상향 조정했다.

삼양식품 역시 같은날 사또밥, 짱구, 뽀빠이 등 과자 제품의 가격을 평균 15.3% 올렸다. 팔도도 이날부터 12개 라면 브랜드의 가격을 평균 9.8% 상향 조정했다. 김치 업계에선 국내 포장김치 시장 점유율 1위 업체인 대상이 종가집 김치 가격을 평균 9.8% 올렸다.

오리온은 앞서 지난달 15일부터 16개 제품 가격을 평균 15.8% 인상했다. 주요 제품별 인상률은 초코파이 12.4%, 포카칩 12.3%, 꼬북칩 11.7%, 예감 25.0% 등이다.

업체들은 밀, 팜유 등을 비롯한 원재료 가격 상승과 물류 인건비 인상으로 극심한 고충을 겪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게다가 원 달러 환율 급등으로 물가 상승세는 꺾이지 않는 상황이라 제품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고물가 현상이 지속되는 만큼 하반기에도 또다시 가격 인상이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가공 식품업체들은 전통적으로 곡물 가격 상승과 맞물려 판가 인상으로 소비자에 가격을 전가하고 곡물가격이 하락할 경우 이익이 확대되는 시스템으로 운영돼 왔다.

특히 최근 가격 인상 주지가 점점 짧아지는 점 역시 추가 인상 무게에 힘을 싣고 있다. 과거 라면 업계 판가 인상은 4~5년 주기로 이뤄져 왔는데 최근 농심과 팔도는 1년 1개월, 오뚜기는 1년 2개월 만에 라면 가격 재인상을 발표한 바 있다.

정부에서는 식품업체의 가격 도미노 인상 이유를 따져보겠다며 국감에 소환하기도 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4일 열린 국감 증인으로 임형찬 CJ제일제당 부사장과 박민규 오리온농협 대표, 박상규 농심미분 대표, 황성만 오뚜기 대표 등을 채택했다.

고물가 흐름 속 업체들은 판가를 올릴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나 소비자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밀과 팜유 등 원재료 가격이 정상화 되더라도 가격이 다시 내려가지 않을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 측은 고물가 시기에 원재료 가격 상승에 편승해 과도한 가격 인상을 단행하는 기업들을 모니터링하며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식품업계의 인상은 계속될 전망이다. 사료 가격도 오름세를 보이는만큼 육류와 육가공품 역시 가격이 오를 수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3분기 식용 곡물 수입단가지수가 192.7로 2분기보다 18.1% 상승하고 사료용은 191.1로 20.4% 비싸진다고 전망했다. 앞서 발표한 원재료 수입가격 상승의 가공식품 물가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밀(소맥)과 팜유류의 가격은 전년 동기보다 각각 63.5%, 73.9% 올랐다. 올 2분기 선물가격지수는 193.3으로 급등했다.

게다가 원유 가격 인상도 예정된만큼 우유를 비롯한 생크림 등 유제품과 아이스크림 가격이 오르는 밀크 플레이션 가능성도 높다.

고물가 흐름은 하반기에도 이어진다. 업계 관계자는 물가가 지속적으로 오르는 상황에서 한 원재료의 가격인상 요인이 해소된다 한들 가격을 다시 내리기는 어렵다라고 말했다.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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