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주민규, 조규성, 이승우 주춤
5위 바로우, 최근 4경기 연속 득점포 가동
후반기 뜨거운 6위 오현규도 득점왕 경쟁 합류
득점 선두 주민규, 3위 조규성, 4위 이승우의 최근 득점 감각이 신통치 않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득점 선두 주민규, 3위 조규성, 4위 이승우의 최근 득점 감각이 신통치 않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한스경제=강상헌 기자] 2022시즌 프로축구 K리그1(1부)이 4경기만을 남겨둔 가운데 득점왕 경쟁에 비상한 관심이 쏠린다.

올 시즌 득점왕 다툼은 전반기까지만 하더라도 스테판 무고사(30·비셀 고베)의 독주 체제였다. 당시 소속팀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14골을 터뜨리며 선두를 내달렸다. 그러나 7월 무고사가 일본 J리그 클럽 비셀 고베로 이적하면서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이후 주민규(32·제주 유나이티드)가 득점 선두로 올라섰고, 이어 조규성(24·전북 현대)과 이승우(24·수원FC)가 경쟁에 가세하며 삼파전 양상으로 흘러갔다.

그러나 최근 세 선수의 득점 감각이 신통치 않다. 먼저 16골을 기록 중인 선두 주민규는 최근 5경기에서 2골을 넣는 데 그쳤다. 부상이 발목을 잡고 있다. 발가락 부상으로 벤치에서 시작하는 경우가 잦아졌다. 아울러 부상과 줄어든 출전 시간으로 인해 좀처럼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다. 두 시즌 연속 득점왕 타이틀을 거머쥐기 위해서는 컨디션 회복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득점 3위 조규성(14골)은 김천 상무의 유니폼을 입고 13골을 넣었다. 최근 전역 후 원소속팀 전북 현대로 돌아왔다. 소속팀이 바뀐 것은 변수다. 시즌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새로운 선수들과 손발을 맞춰야 한다. 실제로 득점력도 주춤하고 있다. 김천에서는 23경기 13골로 경기당 1.8골을 기록했지만, 전북으로 팀을 옮긴 뒤에는 4경기에 출전해 1골을 넣는데 머물렀다.

득점 4위(13골) 이승우의 감각도 시즌 중반만 못하다. 3월 20일 대구FC전(4-3 승)을 시작으로 6월 25일 수원 삼성전(3-0 승)까지 12경기에서 8골을 몰아쳤을 때와 비교하면 득점 기세가 떨어졌다. 최근 5경기에서 득점을 올린 경기는 지난달 13일 김천 상무전(2골·2-1 승)뿐이다. 나머지 4경기에서는 모두 침묵했다.

전북 현대의 모두 바로우는 4경기에서 6골을 몰아 넣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전북 현대의 모두 바로우는 4경기에서 6골을 몰아 넣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득점왕 후보로 떠올랐던 선수들이 주춤하는 사이 새로운 얼굴들이 무섭게 치고 올라오고 있다. 모두 바로우(30·전북 현대)와 오현규(21·수원 삼성)가 새 얼굴들이다. 두 선수는 나란히 12골을 마크하며 득점 5, 6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득점 선두 주민규와 차이는 어느새 4골로 좁혔다.

바로우는 최근 득점 감각이 물이 올랐다. 4경기 연속 득점포를 가동 중이다. 무려 6골을 터뜨리며 팀 공격을 책임지고 있다. 시즌 중반까지 활약을 놓고 봤을 땐 득점왕 경쟁은 쉽지 않아 보였다. 17경기에서 4골을 넣는 데 그쳤다. 그러나 지난달 7일 울산 현대전(1-1 무)에서 터뜨린 득점을 시작으로 눈에 띄는 활약을 보였다.

사실 8월은 바로우에게 축구 외적으로 힘든 기간이었다. 8월 7일 울산전을 앞둔 오전에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비보를 접했다. 그러나 그는 울산전을 예정대로 치렀다. 그리고 이날 득점을 터뜨린 뒤 조용히 두 손으로 하늘을 가리켰다. 당시 바로우는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슬픔에 정신적으로 힘들었다. 하지만 축구는 제 일이고, 울산전은 중요한 경기였다. 팀원들과 함께 준비한 만큼 티를 낼 수 없었다”라며 프로다운 모습을 나타냈다.

같은 달 9일 고국인 스웨덴으로 향했다. 장례를 치른 뒤 곧장 전북으로 복귀했다. 마음의 안정을 찾은 바로우는 이후 경기력이 좋아졌다. 8경기에서 8골을 뽑았다. 득점이 늘었을 뿐 아니라, 공격 지표들도 모두 좋아졌다. 지난 17경기에서 슈팅 18개, 유효슈팅 10개에 머물렀지만, 최근 8경기에서는 슈팅 16개, 유효슈팅 9개를 기록했다. 남은 4경기에서 이 기세를 이어갈 수 있다면 득점왕도 불가능은 아니다.

수원 삼성의 오현규도 득점왕 경쟁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연합뉴스
수원 삼성의 오현규도 득점왕 경쟁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연합뉴스

오현규도 득점왕 경쟁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K리그1에서 후반기 가장 뜨거운 공격수다. 8월부터 쉬지 않고 득점포를 가동하고 있다. 8월 3일 대구전(2-1 승)을 시작으로 10월 3일 성남FC전(2-0 승)까지 두 달 동안 11경기에서 무려 10골을 기록했다. 앞선 22경기에서 2골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변화다.

팀이 처한 어려운 상황도 오현규의 득점 본능을 자극한다. 소속팀 수원 삼성은 정규리그를 11위(8승 10무 15패·승점 34)로 마치며 파이널 B로 떨어졌다. 이 순위 그대로 시즌을 마칠 경우 K리그2(2부) 팀과 승강 플레이오프(PO)를 치러야 한다. 최근 2개월간 오현규가 득점을 올린 경기에서는 5승 2무 2패를 기록했고, 침묵한 경기에서는 1무 3패에 머물렀다. 오현규의 발끝에 팀의 명운이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파이널 B에서 경쟁하는 것은 오현규에게 오히려 ‘득’이 될 수 있다. 파이널 B는 상대적으로 수비력이 떨어지는 팀들이 포진해 있다. 공격수 입장에서는 득점을 쌓기에 좋은 환경이다. 특히 남은 일정에서 만나는 FC서울, 대구, 수원FC, 김천은 크고 작은 수비 문제들을 안고 있는 팀들인 만큼 득점왕과 팀 잔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노려볼 만하다.

강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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