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화물연대, 24일부터 총파업 돌입 예고
6월 철강 1.1·석유화학 0.5·자동차업계 0.2조 피해
HMM, 반입기간 선박 입항 7일 전으로 늘려
경제계 "집단이기주의 비판 받을 것…철회해야"

[한스경제=최정화 기자] 화물연대가 24일 총파업을 예고하면서 산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파업에 돌입하면 부품 수급 문제는 물론 수출까지 차질이 생겨 수출 물류 비중이 큰 시멘트·철강·자동차 업계 피해가 우려된다. 주요 운송 수단이 마비될 경우 하루 수백억원대 피해가 예상된다. 그렇지 않아도 글로벌 경기침체로 난항을 겪고 있는 기업들의 부담이 더 가중될 전망이다. 

시멘트 공장에 레미콘 차량들이 주차된 모습. /사진=연합뉴스
시멘트 공장에 레미콘 차량들이 주차된 모습. /사진=연합뉴스

23일 업계에 따르면 화물연대는 오는 24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한다. 지난 6월 파업 이후 약 5개월 만이다. 

화물연대 측은 "국토교통부로부터 안전운임제 지속 추진 약속을 받고 파업을 철회했는데 국토부가 이 약속을 어겼다"고 주장했다. 화물연대는 이번 총파업을 통해 화물차 과속과 운전자 과로를 막기 위한 최저 운임인 안전운임제 품목 확대 및 일몰 폐지를 관철할 계획이다. 

지난 6월 화물연대 파업으로 인한 피해 금액은 철강업계 1조1500억원, 석유화학업계 5000억원, 자동차업계 2571억원 등으로 추산됐다.

파업이 코 앞으로 다가오자 삼성전자와 LG전자, 현대차, SK하이닉스 등 주요 수출기업들은 서둘러 대책을 마련하며 초비상 상태에 들어갔다. 물류대란으로 부품 수급에 차질이 생기면 공장이 멈추게 되고 제품 공급은 물론 수출도 막힐 수 있다. 더구나 파업이 길어지면 피해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적재공간과 컨테이너 확보 등에 노력하면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완성차 업계는 지난 6월 화물연대가 현대차와 기아 공장 등 완성차 업계를 볼모로 잡고 부품 납입을 중단하면서 5000대가 넘는 생산차질을 겪은 바 있어 더욱 신경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이전 파업 때 했었던 로드탁송 등 고려하고 있으며 상황을 지켜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철강업계도 운송이 막히면 건설현장과 제조업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화물연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분위기다.

포스코 관계자는 "포항제철소는 지난 9월 냉천범람으로 인한 수해복구 작업 중으로 파업이 시행되면 수해복구를 위한 설비 및 자재 입고 제한이 우려되는데 이 경우 수해복구 일정의 중대한 차질이 예상된다"며 "수해복구를 위한 설비자재 반입 및 복구과정상 발생하는 폐기물 반출 목적의 화물차량 입출고는 필수적으로 가능토록 화물연대에서 협조 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시멘트업계 역시 지난 6월 파업 당시 1000억원이 넘는 피해를 입었던 탓에 초긴장 상태다. 특히 시멘트 운송은 BCT(벌크시멘트트레일러)라는 특수 운반차량이 멈추게 되면 대체할 수단이 없기 때문에 더욱 노심초사할 수 밖에 없다.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 등 타이어업계도 지난 6월 화물연대 파업으로 피해가 발생한 만큼 비상 상황이다. 업계는 지난 6월 파업 때도 출하량이 90% 가까이 줄어 합산 피해액이 총 1060억원인 것으로 집계했다.

항만운영사는 화물연대 파업에 대비해 컨테이너 반입기간을 단축하는 방식으로 컨테이너 재고 비축에 나섰다. 

HMM은 이번 주부터 부산신항 컨테이너터미널 컨테이너 반입기간을 선박 입항 3일 전에서 7일 전으로 늘렸다.

한국무역협회, 대한상공회의소, 전국경제인연합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 6단체는 공동성명서를 통해 "이미 6월 화물연대의 집단운송거부로 자동차, 철강 등 주요 국가기간산업이 1주일 넘게 마비되고 일부 중소기업들은 수출물품을 운송하지 못해 미래 수출계약이 파기되는 등 수출현장은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면서 "수출기업과 국민을 생각하지 않는 화물연대의 집단이기주의에 대한 국민들의 비판은 높아질 것"이라며 파업 철회를 강하게 촉구했다.

최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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