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평당 3829만원 높은 분양가에 흥행 참패 우려
대단지에 입지도 좋아...서울 현금부자들 ‘호시탐탐’
고덕그라시움 등 주변보다 시세 더 높아질 수 있어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현장. / 사진=서동영 기자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현장. / 사진=서동영 기자

[한스경제=서동영 기자] 우여곡절 끝에 공사가 재개된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에 우려의 시선이 존재한다. 예상보다 높은 분양가로 지금처럼 차가운 분양시장에선 쉽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와 공인중개사는 한 목소리로 흥행 참패는 없을 것이라 말한다.

2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이 다음달 5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일반분양에 들어간다. 조합과 시공단간 공사비 증액 문제로 인한 갈등으로 6개월 가까이 공사가 중단됐던 둔촌주공 재건축은 지난달 극적으로 사업이 재개됐다.

1만2032가구로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단지로 불릴 만큼 서울 내 대형 단지 분양은 아파트 분양 시장에서 초미의 관심사다.

일부에선 흥행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분양가가 너무 높기 때문. 강동구청은 지난 16일 분양가심의위원회를 열고 일반분양가를 3.3㎡당 3829만원으로 책정해 조합에 통보했다. 3.3㎡당 4180만원으로 신청했던 조합의 요구보다 낮지만 당초 예상됐던 3200만원보단 훨씬 높아진 금액이다.

둔촌주공 일반물량(4786가구)의 4분의 1에 달하는 전용 84㎡는 분양가가 13억 원이 넘는다. 중도금 대출 보증 제한선인 12억 원을 넘어 중도금 대출이 어려워졌다.

게다가 최근 부동산시장에 한파가 불어닥치면서 분양 시장 역시 차갑게 식은 상황이라 둔촌주공에서 미분양 물량이 대거 나올 수 있다는 걱정이다.

◇ 현금부자들 15억 없을까...입지 좋아 앞으로 더 올라

하지만 부동산 전문가들과 인근 공인중개사들은 둔촌주공 분양 전망을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 잠실을 바로 이웃한 둔촌주공 입지가 워낙 좋은데다 서울에서 공급된다는 점 때문이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앞으로 강동구에서 1만 가구가 한번 더 나온다고 치면 둔촌주공보다 싸게 분양하긴 어렵다”며 “이번 분양을 통해 핵심지는 가격이 쉽게 잘 안빠진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둔촌주공이 추후 인근 단지 시세를 따라간다고 보면 충분히 분양 수요가 높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예를 들어 2019년에 입주한 고덕 그라시움 전용 84㎡의 현재 시세는 15억 원 가량이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고덕 그라시움은 최근 부동산 가격 하락에도 현재 시세가 둔촌주공 분양가보다 높다. 입주 연도가 6년이나 차이나고 입지가 더 좋은 둔촌주공이 앞으로 시세를 역전할 수 있다”며 “이 정도 분양 가격에 (분양이)안되면 대한민국에서 분양이 될 곳은 없다”고 설명했다.

또 서울이 그동안 공급부족으로 현금이 있음에도 억눌렸던 수요자들이 이번 기회를 노릴 수 있다. 김인만 소장은 “서울 현금부자들이 15억 원이 없지는 않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둔촌주공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대표 역시 “돈 있는 사람들이 그 정도는 살 수 있지 않겠나. (분양에 대해) 큰 걱정은 할 필요 없다”며 “오히려 공사 재개 전보다 가격과 분양 경쟁률에 대한 전망을 물어보는 사람들이 더 늘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달했다.

미분양이 나온다고 하더라도 당장은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높은 분양가로 인해 당장은 미분양이 일부 발생할 수 있어도 입지 등을 고려하면 장기적으론 결국 물량이 소진될 것”이라며 “건설사(현대·대우·롯데건설, HDC현대산업개발)로서도 당장은 손익분기점만 넘으면 되는 만큼 조급하진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동영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