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실(가운데) 페퍼저축은행 감독이 선수들을 바라보고 있다. /KOVO 제공
김형실(가운데) 페퍼저축은행 감독이 선수들을 바라보고 있다. /KOVO 제공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여자배구 김형실(70) 페퍼저축은행 감독이 이번 시즌 부한 성적에 대한 책임을 지고 스스로 지휘봉을 내려놨다.

페퍼저축은행은 29일 "심사숙고 끝에 김형실 감독의 자진 사퇴 의사를 수용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지난해 4월 신생팀 페퍼저축은행의 초대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그는 2012 런던올림픽 여자대표팀 감독을 맡았고, V리그 출범 원년인 2005년에는 KT&G(현 KGC인삼공사)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이끌기도 했다. 또 대한배구협회 전무이사와 한국배구연맹(KOVO) 경기운영위원장을 맡아 행정가로도 경험을 쌓았다. 페퍼저축은행 창단과 함께 지휘봉을 잡으며 프로배구 남녀부 통틀어 최고령 사령탑으로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성적 부진으로 1년 반 만에 감독 자리에서 물러났다.

구단은 "국·내외에서 차기 감독 후임을 찾기 시작할 것이며, 그전까지는 이경수(43) 코치가 감독대행으로 팀을 이끌 예정이다"라며 "팬들에게 사랑받는 명문 구단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페퍼저축은행은 첫 시즌인 지난 시즌 3승 28패로 최하위에 그쳤다. 올 시즌에도 얇은 선수층의 한계와 경험 부족을 드러내며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7일 IBK기업은행전에서 세트 점수 1-3으로 패하면서 10연패에 빠졌다. 10경기 가운데 승점을 따낸 경기는 딱 1번뿐이다.

최하위 페퍼저축은행과 선두 현대건설(승점 26·9승 무패)의 승점 차는 25에 이른다. 시즌 초반이지만, 벌써 순위 양극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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