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력 기반으로 한 역습 유효... 유효 슈팅 7개로 3득점
골키퍼 활약과 헌신적인 수비로 2경기 연속 무실점
[한스경제=강상헌 기자] ‘사커루’ 호주가 최약체의 반란을 보여줬다. 경기 내용에 화려함은 없었다. 폭발력도 부족했다. 그러나 잘 넣고 잘 막았다. 이른바 ‘효율적인 축구’로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호주가 월드컵 본선 무대에 오르기까지의 과정들은 험난했다.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 조 3위를 기록하며 아시아지역 플레이오프를 거쳐야 했다. 아랍에미리트와 접전 끝에 2-1로 이겼다. 이후 대륙 간 플레이오프를 치렀다. 페루와 승부차기 혈전 끝에 승리하며 우여곡절 끝에 본선 진출 티켓을 거머쥐었다.
힘겹게 올라온 본선 무대도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D조(프랑스·덴마크·튀니지) 최약체로 분류됐다. 첫 경기 결과도 많은 이들이 예상한 그대로였다. 지난달 23일 디펜딩 챔피언 프랑스를 만나 1-4로 무릎 꿇었다. 전반 9분 만에 선제골을 기록했으나 내리 4골을 얻어맞으며 대패를 당했다. 한 경기 만에 조 최하위로 추락했다. 16강 진출 가능성에도 먹구름이 드리웠다.
호주는 세간의 평가를 뒤집기 위해 절치부심했다. 결과로 나타났다. 지난달 26일 조별리그 2차전에서 아프리카 복병 튀니지를 상대로 1-0 신승을 거두며 16강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이어 1일 펼쳐진 최종전에서 유럽의 강호 덴마크마저 1-0으로 꺾으며 16강 무대에 이름을 올리는 데 성공했다. 2006년 독일 대회 이래 16년 만에 월드컵 16강에 진출했다. 아울러 호주 역사상 최초로 월드컵에서 2연승을 기록하는 겹경사까지 맞았다.
호주의 조별리그 3경기를 돌아보면 축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잘 해냈다. 필요한 시점에 득점했고, 위기 상황에 실점하지 않았다. 또한 모든 경기에서 선제골을 기록했다. 선제골이 주는 우위를 바탕으로 영리하게 경기를 운영했다. 점유율은 잠시 내려뒀다. 3경기 평균 점유율은 고작 37%에 불과했다. 덴마크전에서는 점유율이 31%까지 밀렸다. 그러나 조별리그에서 승점 6을 챙겼고, 당당히 16강 무대에 입성했다.
특히 호주는 이번 대회에서 선발 라인업에 거의 변화를 주지 않고 있다. 무려 10명의 선수들이 조별리그 3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했다. 조직력을 기반으로 한 역습은 한 방 한 방이 묵직했다. 3경기에서 총 7개의 유효 슈팅을 기록하는 데 그쳤으나, 3번의 슈팅을 득점으로 연결했다. 특히 튀니지전에서는 단 2개의 유효슈팅만으로 승점 3을 거머쥐는 고효율을 보여줬다.
조별리그 1차전 프랑스전에서 4실점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백4의 변화를 거의 주지 않았다. 오른쪽 풀백만 교체했을 뿐이다. 선수들의 수비력은 점점 좋아졌다. 매 경기 몸을 사리지 않는 헌신적인 수비로 2경기 연속 무실점을 일궈냈다. 매튜 라이언(30·코펜하겐) 골키퍼의 선방 능력도 빛났다. 3경기에서 9개의 선방을 기록했다. 실점 위기마다 동물적인 감각을 선보이며 호주의 골문을 든든하게 지켜냈다.
강상헌 기자 ksh@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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