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준공 후 미분양 증가가 문제...세제혜택 등 필요할 듯
1월부터 10월까지 4만 7217가구...전년 대비 3배 증가
부동산 경기 침체가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연말 분양 물량 확대로 미분양 물량의 증가가 예상되고 있다. 사진은 서울의 한 건설현장 모습. (사진=한스경제 DB)
부동산 경기 침체가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연말 분양 물량 확대로 미분양 물량의 증가가 예상되고 있다. 사진은 서울의 한 건설현장 모습. (사진=한스경제 DB)

[한스경제=서동영 기자] 부동산 경기 침체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전국 아파트 미분양 가구 수가 지난 2015년 이후 7년 만에 6만 가구대로 재진입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게다가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도 증가하고 있어 미분양 아파트를 구입할 경우, 세제혜택을 주어야 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5일 국토교통부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10월까지 전국의 아파트 미분양 물량은 4만 7217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1만 7710가구에 비해 3배가 넘는 수치다. 특히 미분양 가구는 지난 4월(2만 7180가구) 이후 매달 증가했다. 

올해 큰 폭으로 미분양 가구가 증가하는 것은 기준 금리가 올랐기 때문이다. 중도금 대출을 비롯한 잔금 대출의 이자 부담이 증가하며 집을 사려는 이들의 부담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더불어 인건비 상승과 원자재 가격 인상으로 분양가 역시 상승했기 때문이다. 이에 구매 수요가 줄어들며 부동산 시장에 거래절벽이 심화되고 있다.

이를 증명하듯 올 3분기 서울 아파트 주택구매력지수(HAI)는 35로 이전 분기에 비해 1.2포인트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8년 12월 이래 가장 낮은 수치로 그만큼 주택구매에 대한 매력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이에 미분양 물량이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연말 분양 물량이 많은 데다집을 사려는 이들이 적기 때문이다. 부동산 시장 분석업체인 부동산인포는 11~12월 분양될 일반물량이 총 8만6000여 가구로 달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분양된 6만 4000여 가구(주택도시보증공사 신규분양가구 수 기준)에 비해 25%가량이 많은 수치다. 

문제는 부동산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음에도 예년과 달리 많은 분양 물량이 쏟아진다는 것이다. 더욱이 한국개발연구원과 KDI를 비롯한 국책연구기관들이 내년 우리 경제 성장률을 2%대가 아닌 1.8%로 예측하고 있어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일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전국 미분양가구 수가 2015년 이후 처음으로 6만 가구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2015년 6만 512가구 이후 미분양은 꾸준히 줄어들면서 2020년 1만 9005가구로 2001년 이후 처음으로 1만 가구대에 돌입했다.  

◇ 악성 미분양, 다시 1만 가구 우려도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도 늘어날 전망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해 준공 후 미분양은 7449가구였다. 2001년 이후 처음으로 만 단위가 아닌 천 단위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지난 10월까지 7077가구를 기록 중이지만 지금 같은 분위기에선 당장 올해는 아니더라도 내년엔 1만 가구가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이와 관련해 “미분양이 늘어날수록 결국 준공 후 미분양도 늘어날 공산이 크며 현재 미분양 증가세를 반영하면, 준공 후 미분양은 지금보다 더 늘어나 내년 1만 가구에 다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분양 및 준공 후 미분양 증가는 결국 시공사와 시행사의 현금 흐름에 악영향을 미쳐 건설사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 때문에 건설업계에선 정부가 미분양 아파트 취득 시 취득세 면제 등의 일시적인 세제혜택을 줘 미분양 해소에 도움을 줄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서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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