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정보공시율 낮은 업종으로 꼽혀…20개社 중 6개社만 女등기임원 선임 
스코프3 배출량 공시 5개社 그쳐…이중 중대성 평가 포함 3개社 
보고서 공시 11개社 중 환경검증 미이행 6개社
삼성전기 2022 지속가능경영보고서 표지. 
삼성전기 2022 지속가능경영보고서 표지. 

[한스경제=김동용 기자] ESG행복경제연구소가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시총 200대 기업들이 발간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조사·분석(올해 10월말 기준)한 결과,전체 공시율은 71.5%로 확인됐다. 최근 3년간 기업들의 자율공시 확대추세가 뚜렷하게 나타난 가운데,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이 가장 많은 업종은 자동차부품업이었다. 반면, 상대적으로 코스닥 기업이 많이 속해있는 엔터테인먼트와 제약·바이오업은 정보공개가 저조한 것으로 분석됐다. 시총 200대 기업을 15개 업종(ESG행복경제연구소 기준)으로 분류해 업종별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 현황 및 세부적인 분석 결과를 살펴봤다. <편집자 주>

시총 200대 기업 가운데 전기전자 업종은 20개 기업이 포함됐다. 이들 기업 중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전자 △삼성전기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DB하이텍 △두산퓨얼셀 △한화시스템 △LX세미콘 △고영테크놀러지 등 11개사(社)가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공시했다. 공시 시기는 DB하이텍과 고영을 제외한 9개사가 올해 7월31일 이전에, DB하이텍과 고영은 그 이후에 공시했다. 

LX세미콘과 고영은 자사 홈페이지에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공개했다. 나머지 9개 기업은 거래소와 자사 홈페이지에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공개했다. 

최근 글로벌 ESG와 관련해 지속가능성 공시표준은 ISSB(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와 SEC(미국 증권거래위원회)·EFRAG(유럽연합 재무보고자문그룹)를 중심으로 마련되고 있다. 이 3개 지침 모두 늦어도 2024년까지 공시가 의무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국내에서도 2025년부터 자산규모에 따라 공시가 단계별로 의무화될 예정이다. 아직은 자율공시 대상인 지속가능경영보고서의 공시채널이 거래소와 각 기업의 홈페이지로 이원화 돼있다. 

전기전자 업종에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공시하지 않은 기업은 △일진머티리얼즈 △리노공업 △원익IPS △한미반도체 △티씨케이 △대주전자재료 △케이엘더블유 △심텍 △덕산네오룩스 등 9개사였다. 보고서 발간 일정을 확정한 기업은 확인할 수 없었으며, 이 중 케이엘더블유 관계자는 <한스경제>와 통화에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할 계획은 검토하고 있으나, 구체적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전기전자 업종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공시율은 55%다. IT(66.7%) △건설·조선(83.3%) △금융지주(77.8%) △물류(88.2%) △보험(83.3%) △식음료(57.1%) △엔터테인먼트(62.5%) △은행·증권·카드(87.5%)  △자동차부품(100%) △전문기술(60.0%) △비금융지주사(88.2%) △철강·기계(75.0%) △화학·장업(78.6%) 등 13개 업종보다 낮다. 전기전자 업종보다 공시율이 낮은 업종은 제약·바이오(45.5%)가 유일했다. ESG정보공시에 한해서는 15개 업종에서 하위권에 속해 적극적인 대응이 요구된다.  

지난해말 기준 국내 시총 200대 기업에 포함된 전기전자 업종 20개 기업. / ESG행복경제연구소
지난해말 기준 국내 시총 200대 기업에 포함된 전기전자 업종 20개 기업. / ESG행복경제연구소

◆ 11개社 ESG위원회 설치…여성등기임원 선임률 가장 낮아 

전기전자 업종에서 △UN SDGs(지속가능개발목표) △GRI(글로벌 리포팅 이니셔티브) △SASB(지속가능성 회계기준위원회) △TCFD(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 공개 전담협의체) 등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국제기준을 복수로 4개 이상 활용한 기업은 △삼성전자 △삼성전기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한화시스템 등 5개사였다. 

그 외 SK하이닉스와 △DB하이텍 △고영 등 3개사는 3개 국제기준을 활용하고 있었다.  LG전자와 △두산퓨얼셀 △LX세미콘 등 3개사는 1개의  단일 국제기준을 활용하고 있었다. 

전기전자 업종에서 지속가능경영보고서의 국제기준 활용도는 GRI(90.0%)가 가장 높았다. 이어 UN SDGs와 SASB가 각각 72.7%, TCFD 54.5%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부터 기업들이 ESG경영활동을 목적으로 이사회내 ESG위원회 설치·운영을 시작하고 있다. 시총 200대 기업 중 이사회 내 ESG위원회를 설치·운영하고 있는 기업은 140개사였다. 전기전자 업종은 20개사 가운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전자 △삼성전기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DB하이텍 △두산퓨얼셀 △한화시스템 △LX세미콘 △케이엘더블유 등 11개사가 이사회 내 ESG위원회를 설치·운영하고 있다. 

지난 8월부터 개정·시행된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자산규모 2조원 이상의 회사는 특정성(性)만으로 이사회를 구성할 수 없게 돼있어 여성임원 1명 이상을 선임해야 한다. 이에 시총 200대 기업 중 절반에 해당하는 100개 기업은 여성 등기임원을 선임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기전자 업종은 20개사 가운데 △삼성전자(2명) △SK하이닉스(1명) △LG전자(1명) △삼성전기(2명) △LG디스플레이(1명) △대주전자재료(1명) 등 6개사가 여성등기임원을 선임했다. 

전기전자 업종의 여성등기임원 선임률은 30%로 15개 업종 가운데 가장 낮다. 15개 업종 가운데 전기전자 업종을 제외하고 여성등기임원 선임률 50%를 넘기지 못한 업종은 △건설·조선(41.6%) △금융지주(44.4%) △물류(47.0%) △전문기술(46.6%) △제약·바이오(36.6%) 등 5개사로 이들 업종 모두 전기전자 업종보다는 여성등기임원 선임률이 높다. 

(왼쪽부터) 삼성전자 사옥, SK하이닉스 이천공장, LG전자 사옥. / 삼성전자 사옥(연합뉴스) 제외 각 사 제공 
(왼쪽부터) 삼성전자 사옥, SK하이닉스 이천공장, LG전자 사옥. / 삼성전자 사옥(연합뉴스) 제외 각 사 제공 

◆ 스코프3 배출량 공시 5개社…삼성전자·삼성전기·한화시스템, 이중 중대성 평가 포함 

직접적인 제품 생산 외에 협력업체와 물류는 물론, 제품 사용·폐기 과정에서 발생하는 총 외부 탄소 배출량을 의미하는 스코프3를 산출해 공시한 곳은 시총 200대 기업 중 70개사(35%)에 불과했다. 최근 EU(유럽연합)의 공급망 실사지침과 ISSB(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발표는 스코프3를 측정해 책임져야 한다는 강한 입장을 밝히고 있는 만큼, 향후 국내 기업들의 적극적인 대응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전기전자 업종은 20개사 중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전기 △KG디스플레이 △일진머티리얼즈 등 5개사가 스코프3 배출량을 공시하고 있었다. 

또, 기업들은 이해관계자들의 주요 관심사항과 사업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이슈를 선정하는 중대성(중요성) 평가를 통해 전략화한 과제를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담고 있었다. 시총 200대 기업 중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한 143개사 중 136개사(95.1%)가 중대성평가를 수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전자 업종 20사 중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한 11개사는 모두 보고서에 '중대성 평가' 항목을 포함하고 있었다. 

200대 기업 중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공시한 143개사 중 21개사는 선도적으로 이중 중대성평가(Double Materiality)를 통해 지속가능경영 이슈 풀을 구성하고 사회·환경적 영향과 재무적 영향 측정결과를 종합한 이슈의 우선순위 결정을 매우 중요하게 다뤘다. 이중 중요성평가는 EU 기업지속가능성 보고지침에서 제시한 중요성 평가방법으로, GRI를 비롯한 지속가능경영분야 글로벌 스탠더드들도 해당 개념을 적용해 보고기준을 강화하는 상황이다.

전기전자 업종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공시한 11개사 가운데 △삼성전자 △삼성전기 △한화시스템 등 3개사가 '이중 중대성 평가' 항목을 포함하고 있었다. 

아울러 시총 200대 기업 중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공시한 143개사 가운데 137개사(95.8%)가 중요성의 관점에서 사용한 준거기준에 따라 보고서를 작성했는지에 대해 제3자 검증을 받았다. 전기전자 업종에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공시한 11개사는 모두 제3자 검증을 거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143개사 중 84개사(58.7%)는 보고서에 수록된 온실가스배출량 데이터가 검증기준에 따라 작성·산정되었는지에 대해서도 별도의 환경검증 절차를 거친 것으로 조사됐다. 전기전자 업종에서는 △LG전자 △DB하이텍 △만도 △LX세미콘 △두산퓨얼셀 △한화시스템 등 6개사가 환경검증 미이행 기업으로 조사됐다. 

(왼쪽부터) 삼성전기, LG디스플레이 파주 사업장, LG이노텍 공장. / 각 사 제공 
(왼쪽부터) 삼성전기, LG디스플레이 파주 사업장, LG이노텍 공장. / 각 사 제공 

◆ 삼성전자·SK하이닉스, RE100·UNGC 모두 가입

전기전자 업종에서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고 약속하는 글로벌 캠페인 'RE100'에 가입한 기업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이노텍 등 3개사였다. 이 중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UNGC(유엔글로벌콤팩트)에도 가입했다. 

RE100에 가입하지 않았지만 UNGC에 가입한 기업은 △LG전자 △LX세미콘 △한미반도체 등 3개사였다. 

종합하면 전기전자 업종 20개 기업 가운데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공시한 기업은 11개사였으며, 공시율은 55%였다. 이는 전체 15개 업종 중 제약·바이오를 제외하면 가장 낮은 공시율이다. 전기전자 업종은 11개사가 ESG위원회를 설치했으며, 여성등기임원 선임률은 30%로 15개 업종 중 가장 낮았다. 스코프3 배출량을 공시한 기업은 5개사였으며, '이중 중대성 평가' 항목을 보고서에 포함한 기업은 3개사였다. RE100에 가입한 기업은 3개사였으며, RE100에 가입하지 않았지만 UNGC에 가입한 기업도 3개사였다. RE100과 UNGC에 모두 가입한 기업은 2개사였다. 

한편, 지난해 S&P 500, FTSE러셀 1000 기업의 ESG 정보공시율은 각각 96%, 81%로 발표됐다. 국내 코스피 상장사의 한국거래소를 통한 ESG정보 자율공시율은 지난해 78개사에서 올해 127개사(11월말 기준) 61.4%로 크게 증가했으나, 아직은 전체 공시율이 15.5% 수준에 머물러 있어 향후 ESG정보공시기준 표준화와 의무화를 앞두고 우리 기업들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왼쪽부터) DB하이텍 부천 공장, 두산퓨얼셀 익산공장, 한화그룹 사옥. / 각 사 제공 
(왼쪽부터) DB하이텍 부천 공장, 두산퓨얼셀 익산공장, 한화그룹 사옥. / 각 사 제공 

◆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공시 11개社, 향후 ESG경영에 역량 집중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한 기업들은 보고서를 통해 향후 사업 계획·비전에 대해서도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중소기업에 제조혁신 기술과 성공 노하우를 제공하는 스마트공장 지원 사업 등 디지털 사회로의 전환에 따른 기술 및 ICT 역량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프로그램들을 지속 강화하고 발굴해나갈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ESG실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국내 최초로 2050년 RE100 달성을 선언하며 2030년까지 소비 전력의 33%를 재생에너지로 조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끊임없는 친환경 반도체 제조 프로세스를 정착시켜 친환경 반도체 생태계 구축에 앞장선다는 계획이다. 

LG전자는 조주완 사장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진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조 사장은 2022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주력 사업의 시장 우위 공고화, 사업 모델의 지속적인 혁신, 사업 방식 고도화 등을 통해 미래 준비를 더욱 가속화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삼성전기는 중장기적 목표 설정을 통해 환경·에너지 경영시스템 체계를 강화하고, 다양성과 공정·포용이 보장된 유연한 조직문화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나갈 계획이다. 또, 고부가품 중심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전환하고 혁신적 기능을 가진 제품을 공금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목표다. 

LG디스플레이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대세화를 가속화할 방침이다. 프리미엄 TV 시장 내 점유율을 지속 확대하고, 게이밍·투명 등을 중심으로 신규 시장을 개척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LG이노텍은 사업전략 및 성과와 연계될 수 있는 ESG경영을 추진한다. 환경·사회·지배구조 영역별로 균형 있는 활동을 추진하되, 각 영역 내에서는 중요성·시급성의 원칙에 따라 과제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단계적으로 개선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LX세미콘 대전캠퍼스(왼쪽)와 고영테크놀러지 R&D센터. / 각 사 제공 
LX세미콘 대전캠퍼스(왼쪽)와 고영테크놀러지 R&D센터. / 각 사 제공 

DB하이텍은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30% 성장했으며, 영업이익 또한 67% 성장하며 3년 연속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최창식 부회장은 "앞으로 반도체업계는 4차 산업혁명의 중심축으로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주도하는 핵심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며 "특히 전 생태계가 상생할 수 있는 지속가능경영 환경을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산퓨얼셀의 사업경쟁력 확보를 위한 중장기 주요 과제는 △고객 가치 창출을 통한 수주 경쟁력 제고 △SOFC(고체산화물연료전지) 양산 △수소 융복합 충전소 솔루션 등 사업 Application 확대 △핵심부품 공급망 개선 등 Operation 경쟁력 극대화 등이다. 

한화시스템은 탄소배출·에너지 절감과 청정기술에 대한 투자를 통해 사회변화에 이바지 한다는 계획이다.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사업을 통해 소음이 적고 탄소배출이 줄어드는 도심형 친환경 교통 수단을 개발하고 있으며, 초연결·초고속 우주 인터넷 기술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LX세미콘은 기존 사업의 질적 성장과 함께 건전한 사업포트폴리오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신사업 육성과 투자도 지속확대할 방침이다. 손보익 LX세미콘 사장은 '앞으로도 유연한 사업 체질을 갖춰 다양한 고객 가치를 창출하며 지속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고영은 환경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책임질 수 있도록 충분한 가용자원을 투입해 비즈니스 모델을 개선하고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앞으로는 제조 공정 프로세스를 관리하고 인적 오류에 의한 불량률을 낮추기 위해 공정을 자동으로 진단하고 분석해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는 AI소프트웨어 기반 솔류션을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며, 이를 위해 검사·측정장비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자원과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김동용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