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한국, 브라질에 1-4 완패
체력 저하, 전반전 대량 실점
투혼 발휘했지만 8강 진출 실패
손흥민이 6일 브라질과 경기가 끝난 뒤 관중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손흥민이 6일 브라질과 경기가 끝난 뒤 관중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심재희 기자] 축구에서 흔히 팀을 평가할 때 크게 세 가지를 본다. 바로 체력, 전술, 기술이다. 체력을 가장 먼저 말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체력이 가장 중요한 기본 중의 기본이기 때문이다. 체력이 받쳐 줘야 전술과 기술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다. 왕성한 체력을 바탕으로 전술을 잘 짜고, 그리고 선수들의 기술을 조합해야 좋은 경기력이 나온다. 
 
벤투호가 '삼바군단' 브라질의 벽에 가로막혔다. 조별리그 연속 혈전으로 인한 체력 부담이 생각보다 더 컸다. 전체적으로 태극전사들의 발이 무거웠고, 집중력이 크게 떨어졌다. 체력 저하로 생각처럼 몸이 움직이지 않아 후방 빌드업은 계속 불안했고, 롱 볼 공격도 정확성을 잃었다. 수비에서는 브라질 선수들의 춤 추는 듯한 패스워크와 개인기를 막기 어려웠다. 
 
한국은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 뛰어난 체력과 압박으로 세계적인 강호들과 대등하게 맞섰다. 우루과이와 조별리그 1차전에서 치열한 중원싸움을 벌이며 승점을 따냈고, 포르투갈과 3차전에서는 믿기 힘든 역전드라마를 펼치며 16강행에 성공했다. 모든 선수들이 다같이 한 발 더 뛰면서 팀 체력을 극한까지 끌어올렸고, 전술과 기술을 잘 접목해 성과를 이뤘다. 
 
하지만 브라질전은 달랐다. 푹 쉬고 나온 브라질 주전 선수들의 2-2 3-3 플레이를 막기엔 가장 기본이 되는 체력이 많이 모자랐다. 경기 초반 강력한 압박을 시도했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체력이 떨어진 선수들은 포르투갈전과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브라질의 삼바축구에 끌려다녔다. 대량 실점 후 전반전 막바지에 후반전 추가시간 같은 느린 움직임을 보일 정도로 체력이 완전히 바닥났다. 

한국은 브라질전에 4-2-3-1 전형으로 경기를 시작했다. 주전 멤버들의 체력 저하로 전반전에 무너지며 아쉽게 패했다. /그래픽=심재희 기자
한국은 브라질전에 4-2-3-1 전형으로 경기를 시작했다. 주전 멤버들의 체력 저하로 전반전에 무너지며 아쉽게 패했다. /그래픽=심재희 기자

이번 카타르 월드컵 엔트리는 26명으로 구성됐다. 이전 대회 23명보다 3명이 더 많았고, 교체카드도 기존 대회보다 2장이 더 많은 5장이 주어졌다. 우승후보로 평가받는 팀들은 두꺼운 선수층을 활용해 경기력 차이를 줄였다. 그러나 벤투호는 주전과 비주전의 기량 차가 상대적으로 컸고, 결국 경기장에 나서는 선수들의 체력 부담이 가중되며 16강에서 여정을 마무리하게 됐다. 
 
물론 한국이 이번 대회에서 초점을 맞춘 건 조별리그다. 조별리그 3경기에 모든 걸 쏟아부어 좋은 결과를 만들었다. 토너먼트에서 세계 최강 브라질과 만나 경기를 펼친 것 자체가 유의미하다. 그러나 그냥 만족해서는 발전이 없다. 더 나은 미래를 그려야 한다. 더 높은 곳을 바라보기 위해서는 부족한 부분을 잘 분석해서 채워 넣어야 된다. 
 
브라질전 1-4 패배는 2002 한일 월드컵에서 거스 히딩크 감독이 강조한 체력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떠올리게 한다. 특히 이번 대회는 추가시간이 정확히 적용되어 현저하게 길어졌다. 선수들의 뛰는 양이 훨씬 더 많을 수밖에 없었다. 원정 월드컵에서 12년 만에 16강 고지를 다시 점령한 태극전사들이 패배 속에서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체력이 곧 최고의 기술이다. 

스포츠산업부장

심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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