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최근 몇년 간 수주액 늘면서 주요 ‘손님’으로 꼽혀
방한한 응우옌 베트남 국가주석과 투자 논의 ‘활발’
국내 건설사들이 베트남 시장에서 활발히 사업을 벌이고 있다. 다만 마냥 장밋빛 미래만 생각해선 안된다는 의견도 있다. 지난 5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허명수 GS건설 상임고문(왼쪽)과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국가주석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GS건설)
국내 건설사들이 베트남 시장에서 활발히 사업을 벌이고 있다. 다만 마냥 장밋빛 미래만 생각해선 안된다는 의견도 있다. 지난 5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허명수 GS건설 상임고문(왼쪽)과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국가주석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GS건설)

[한스경제=서동영 기자] 건설사들의 해외 진출 출발점이었던 베트남은 최근 몇년 간 수주액이 늘어나면서 주요 해외건설시장 중 하나로 꼽힌다. 

이런 상황에서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국가주석이 올해 한국-베트남 수교 30주년을 맞아 지난 4일부터 2박 3일간 국빈 자격으로 한국을 찾아 향후 수주 기회가 더 늘어날 전망이다. 다만 사업 타당성 등을 잘 살펴보면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건설사들이 응우옌 주석 방문을 십분 활용하고 있다. 5일 임병용 부회장 등 GS건설 최고경영진, 대우건설 대주주인 정원주 중흥그룹 부회장이 각자 응우옌 주석을 만나 투자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정원주 부회장은 같은 날 응우옌 찌 중 베트남 기획투자부 장관과의 오찬에서 투자 확대를 얘기했다.

건설사들이 베트남 사업 확대를 위해 노력하는 건 그만큼 베트남 시장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건설사들은 지난 2018년 베트남에서만 44억달러(5조8062억원)를 수주했다.

최근 팬데믹 영향으로 수주액이 줄었으나 여전히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7일 현재까지 올해만 총 63건, 14억4667만달러(1조9090억원)어치 일감을 따냈다. 수주액만 놓고 보면, 단일 국가로는 전체 5위에, 아시아에선 1위 인도네시아(36억4971만달러)에 이어 2위에 해당한다. 

◇ 베트남, 한국 해외건설 진출의 시작점...건설사들 경쟁 중

1960년대 중반 해외진출은 꿈도 꾸지 못했던 건설사들은 당시 전쟁으로 복구사업 수요가 많았던 베트남을 통해 해외건설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공산화 후 베트남을 떠났던 건설사들은 지난 1992년 양국이 수교를 맺자 다시 베트남에 발을 내딛었고 대우건설은 수교 전인 1991년부터 베트남에서 사업을 벌였다. 

도 반 스 베트남 외국인투자청 부청장은 6일 ‘한국-베트남 비즈니스 포럼’에서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을 언급하며 한국 기업의 베트남 투자를 요청하기도 했다. 대우건설은 하노이 인근 지역에 210만4281㎡ 규모의 신도시를 조성하는 ‘스타레이크시티’ 사업을 추진 중이다. 

대우건설이 건설하려는 베트남 ‘스타레이크시티’ 투시도. (사진=대우건설)
대우건설이 건설하려는 베트남 ‘스타레이크시티’ 투시도. (사진=대우건설)

GS건설은 2008년 약 1억7500만달러(2309억원) 하노이~하이퐁 고속도로 프로젝트, 2011년 약 4억2000만달러(5544억원) 호치민 메트로 1호선 등의 공사를 수주했다. 현재는 베트남 호치민시 신도시 자체개발사업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롯데건설은 현재 호치민시 투티엠 지구에서 코엑스(연면적 46만㎡)의 1.5배 부지(연면적 86만㎡)에 상업 시설, 오피스, 호텔, 서비스레지던스와 아파트로 구성된 대형 복합단지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아예 그룹 차원에서 베트남을 인도네시아와 함께 동남아 및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발판으로 삼고 있다.

중견건설사도 베트남에서 공사를 하고 있다. 최근 부영, 코오롱글로벌, 금호건설이 각각 아파트, 정수시설, 교량 공사 수주에 성공했다. 

정부와 기관은 물론 민간 발주도 늘고 있어 베트남 건설시장 규모는 해가 갈수록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해외건설협회는 베트남 건설시장이 오는 2024년까지 연평균 11.2%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 “경기침체 시 어려움 겪을 수도”...장밋빛 미래 조심해야

베트남 건설시장이 마냥 장밋빛 미래만 예견되는 건 아니다. 손태홍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응우옌 주석 방한을 통해 오래전부터 베트남에서 기반을 다진 국내 건설사들의 수주 기회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최근 미국이 금리를 잇달아 인상하면서 신흥국에선 자본 유출로 인한 금융위기 우려가 나온다. 베트남도 해당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로 인해 경기침체가 온다면 베트남 진출 국내 건설사들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조심스레 전망했다. 

때문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 그는 “오랫동안 터를 닦아 현지기업처럼 평가받고 있는 국내 건설사들인 만큼 베트남과 꾸준히 관계를 이어 나가면서 기회를 노리되 사업 타당성 등은 꼼꼼히 따져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서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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