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공시율 50%...10개社, 보고서·ESG위원회 모두 미이행
대웅제약, 4개 국제기준 미활용·女임원 미선임 비롯 중대성·제3자·환경검증 미이행
삼성바이오로직스만 스코프3 기재...UNGC 가입도 약 18% 불과
삼성바이오로직스 지속가능경영보고서 표지. /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삼성바이오로직스 지속가능경영보고서 표지. /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한스경제=정라진 기자] ESG행복경제연구소가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시총 200대 기업들이 발간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조사·분석(올해 10월말 기준)한 결과,전체 공시율은 71.5%로 확인됐다. 최근 3년간 기업들의 자율공시 확대추세가 뚜렷하게 나타난 가운데,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이 가장 많은 업종은 자동차부품업이었다. 반면, 상대적으로 코스닥 기업이 많이 속해있는 엔터테인먼트와 제약·바이오업은 정보공개가 저조한 것으로 분석됐다. 시총 200대 기업을 15개 업종(ESG행복경제연구소 기준)으로 분류해 업종별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 현황 및 세부적인 분석 결과를 살펴봤다. <편집자 주>

제약·바이오업은 22개사가 시총 200대 기업에 포함됐다. 이 중 11개 기업이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했다. 

△SK바이오팜 △유한양행 △한미약품 등 단 3사만이 한국거래소와 자사 홈페이지에 공시했고, 나머지 △삼성바이오로직스 △SK바이오사이언스 △에이치엘비 △씨젠 △녹십자 △대웅제약 △지씨셀 △HK이노엔 등 8개사는 자사홈페이지에만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공시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SK바이오사이언스 △SK바이오팜 △유한양행 △한미약품 △녹십자 △대웅제약 △지씨셀 등은 올해 7월 이전 정보공시를 마쳤다. HK이노엔의 경우 11월에 발간했다.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알티오젠 △에스티팜 △오스템임플란트 △메지온 △휴젤 △신풍제약 △제넥신 △한국비엔씨 등 11개사는 지속가능보고서를 공시하지 않았다. 셀트리온 측은 <한스경제>와 통화에서 "현재 발간 준비 중이다. 내년에 발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해말 기준 국내 시총 200대 기업에 포함된 제약·바이오업종의 22개사. / ESG행복경제연구소 제공
지난해말 기준 국내 시총 200대 기업에 포함된 제약·바이오업종의 22개사. / ESG행복경제연구소 제공

최근 글로벌 ESG와 관련해 지속가능성 공시표준은 ISSB(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와 SEC(미국 증권거래위원회)·EFRAG(유럽연합 재무보고자문그룹)를 중심으로 마련되고 있다. 이 3개 지침 모두 늦어도 2024년까지 공시가 의무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국내에서도 2025년부터 자산규모에 따라 공시가 단계별로 의무화될 예정이다. 아직은 자율공시 대상인 지속가능경영보고서의 공시채널이 거래소와 각 기업의 홈페이지로 이원화 돼있다. 

제약·바이오 업종은 50%의 공시율로, 15개 업종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자동차부품(100%) △물류업(94.1%) △비금융지주사(88.2%) △은행·증권·카드(87.5%) △건설·조선업(83.3%) △보험(83.3%) △화학·장업(78.6%) △금융지주(77.8%) △철강·기계(75.0%) △식음료(71.4%) △IT(66.7%) △엔터테인먼트(62.5%) △전문기술(60.0%)  △전기전자(55.0%) 등보다 낮았다. 

◆대웅제약, 4개 국제기준 미사용...삼성바이오로직스 비롯 8개社, ESG위원회 설치 
제약·바이오업에서 △UN SDGs(지속가능개발목표) △GRI(글로벌 리포팅 이니셔티브) △SASB(지속가능성 회계기준위원회) △TCFD(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 공개 전담협의체) 등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국제기준을 복수로 4개 이상 활용한 기업은 △삼성바이오로직스 △SK바이오팜 △녹십자 △지씨셀 등 4개사다. △SK바이오사이언스 △에이치엘비 △HK이노엔은 3개 국제기준을, 유한양행과 한미약품, 씨젠 등은 2개 국제기준을 활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웅제약은 보고서에 국제 기준을 적용하지 않았다.

제약·바이오업 가운데 대웅제약을 제외한 10개사가 GRI(90.9%)를 활용 중이다. UN SDGs(81.8%)와 SASB(72.7%), TCFD(36.4%) 순으로 뒤를 이었다.

지난해부터 기업들이 ESG경영활동을 목적으로 이사회 내 ESG위원회 설치·운영을 시작하고 있다. 시총 200대 기업 중 이사회 내 ESG위원회를 설치·운영하고 있는 기업은 140개사였다. 제약·바이오업종 22개사 가운데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SK바이오사이언스 △SK바이오팜 △에이치엘비 △한미약품 △대웅제약 △HK이노엔 등 8개사는 ESG위원회를 설치했다. 

보고서 발간사 중 △유한양행 △씨젠 △녹십자 △지씨셀 등 4개 기업은 ESG 위원회를 설치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8월부터 개정·시행된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자산규모 2조원 이상의 회사는 특정성(性)만으로 이사회를 구성할 수 없게 돼있어 여성임원 1명 이상을 선임해야 한다. 이에 시총 200대 기업 중 절반에 해당하는 100개 기업은 여성 등기임원을 선임한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 △SK바이오사이언스 △SK바이오팜 △유한양행 △녹십자 △지씨셀 △HK이노엔 △제넥신 등 8개사가 각각 1명 여성 등기임원을 두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3공장, SK바이오사이언스의 백신공장 안동 L하우스, SK바이오팜 사옥, HLB제약 향남 공장 전경.(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 사진=각 사 제공
삼성바이오로직스 3공장, SK바이오사이언스의 백신공장 안동 L하우스, SK바이오팜 사옥, HLB제약 향남 공장 전경.(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 사진=각 사 제공

◆ 삼성바이오로직스, 스코프3 공시 '유일'...10개社, 보고서·ESG위원회 모두 미이행
직접적인 제품 생산 외에 협력업체와 물류는 물론, 제품 사용·폐기 과정에서 발생하는 총 외부 탄소 배출량을 의미하는 스코프3를 산출해 공시한 곳은 시총 200대 기업 중 70개사(35%)에 불과했다. 최근 EU(유럽연합)의 공급망 실사지침과 ISSB(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발표는 스코프3를 측정해 책임져야 한다는 강한 입장을 밝히고 있는 만큼, 향후 국내 기업들의 적극적인 대응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제약·바이오 업종 가운데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유일하게 스코프3 배출량을 공시했다.

전반적으로 제약·바이오 업종은 타 업종들 대비 저조한 공시율로 향후 ESG 경영에 있어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해 보인다. 특히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하지 않고 ESG 위원회도 설치하지 않은 기업은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알테오젠 △에스티팜 △오스템임플란트 △메지온 △휴젤 △신풍제약 △제넥신 △한국비엔씨 등 10개사로 조사됐다. 이에 제약·바이오 업계의 ESG 관련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대웅제약, 중대성·제3자·환경검증 모두 미이행...유한양행·씨젠, 환경검증도 안해
기업들은 이해관계자들의 주요 관심사항과 사업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이슈를 선정하는 중대성(중요성) 평가를 통해 전략화한 과제를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담고 있었다. 시총 200대 기업 중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한 143개사 중 136개사(95.1%)가 중대성평가를 수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약·바이오업종 발간사 11개 기업 가운데 대웅제약만이 중대성 평가를 하지 않았다. 

또 200대 기업 중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공시한 143개사 중 21개사는 선도적으로 이중 중대성평가(Double Materiality)를 통해 지속가능경영 이슈 풀을 구성하고 사회·환경적 영향과 재무적 영향 측정결과를 종합한 이슈의 우선순위 결정을 매우 중요하게 다뤘다. 

이중 중요성평가는 EU 기업지속가능성 보고지침에서 제시한 중요성 평가방법으로, GRI를 비롯한 지속가능경영분야 글로벌 스탠더드들도 해당 개념을 적용해 보고기준을 강화하는 상황이다. 제약·바이오 업종 가운데 이중 중대성 평가를 한 기업은 없었다.  

아울러 지속가능경영보고서의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외부기관을 통한 검증절차를 밟고 있었다. 시총 200대 기업 중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공시한 143개사 가운데 137개사(95.8%)가 중요성의 관점에서 사용한 준거기준에 따라 보고서를 작성했는지에 대해 제3자 검증을 받았다.

다만 제약·바이오 업종 가운데 대웅제약이 유일하게 제3자 검증을 받지 않았다. 시총 200대 기업의 제3자 검증이 95.3%에 달하는 만큼, 이에 대한 적극적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  

또한 143개사 중 84개사(58.7%)는 보고서에 수록된 온실가스배출량 데이터가 검증기준에 따라 작성·산정되었는지에 대해서도 별도의 환경검증 절차를 거친 것으로 조사됐다.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한 제약·바이오업종의 11개사 중 환경검증 미이행 기업은 △유한양행 △씨젠 △대웅제약 등 3개사로 확인됐다.

유한양행(왼), 씨젠 사옥. / 사진=각 사 제공
유한양행(왼), 씨젠 사옥. / 사진=각 사 제공

◆22개社 모두 RE100 미가입...UNGC 가입도 약 18% 불과
RE100(재생에너지사용 100%)은 제약·바이오 업종 22개사 모두 가입하지 않다. 현재 글로벌 기업들은 탈탄소화를 위해 RE100 가입을 마쳤고, 공급망들에게도 RE100 가입 압박을 가하는 중이다. 이에 국내 기업들도 세계적 흐름에 발맞춰 RE100 선언을 하고 있다.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적극적 대응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UNGC(유엔글로벌콤팩트)에는 유한양행과 에이치엘비, 한미약품, HK이노엔 등으로 제약·바이오업종의 22개사 가운데 4개사만이 가입했다. 

종합하면 대웅제약의 경우 중대성 검사와 제3자 검증, 환경검증 모두 이행하지 않았고 RE100이나 UNGC 가입도 하지 않았다. 향후 보고서 발간 시 이 부문들에 대한 보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RE100과 환경검증의 경우 탈탄소화와 관련해 필요한 부분이지만 가입이나 검증한 기업은 없거나 소수에 불과했다. 이에 따른 제약·바이오 업계의 적극적인 모습이 필요하다. 

한편 지난해 S&P 500, FTSE러셀 1000 기업의 ESG 정보공시율은 각각 96%, 81%로 발표됐다. 국내 코스피 상장사의 한국거래소를 통한 ESG정보 자율공시율은 지난해 78개사에서 올해 127개사(11월말 기준) 61.4%로 크게 증가했으나, 아직은 전체 공시율이 15.5% 수준에 머물러 있어 향후 ESG정보공시기준 표준화와 의무화를 앞두고 우리 기업들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미약품, GC녹십자, 대웅제약, HK이노엔 사옥 전경(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 사진=각 사 제공
한미약품, GC녹십자, 대웅제약, HK이노엔 사옥 전경(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 사진=각 사 제공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른 기업들의 향후 사업 계획·비전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환경 부문에서 서비스 및 물류를 포함한 벨류체인 전 과정에서 환경적 영향을 고려하고 있다. 특히 지속가능시장계획위원회(SMI)와 글로벌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 등의 참여에 나서고 있다. 사회부문에서는 임직원을 포함한 이해관계자의 인권·다양성을 존중하며 상생 경영을 강화했다. 아울러 중대재해 예방을 위한 △안전보건 관리 프로세스 구축 △협력사 상생 경영 실천 △소외계층 지원 사업 운영 등의 활동으로 기업의 사회 환경적 책임을 다하고 있다. 지배구조를 고도화하기 위해 제품의 엄격한 품질관리를 이어가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ESG 경영의 고도화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친환경 경영체계 구축 △이해관계자 행복 추구 △업(業)연계 사회적 가치 창출 △지속가능하고 투명한 거버넌스 운영의 4대 전략을 제시했다. 또한 E, S, G 영역별로 8대 전략 목표 추진 계획도 수립했다. 특히 올해 국산 1호 코로나19 백신인 '스카이코비원'의 개발과 넥스트 팬데믹 대응을 위한 글로벌 바이오 인재 육성 등으로 사회적가치 창출 노력을 이어갈 계획이다. 특히 최근 TCFD 보고서를 발간해 ESG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은 이번 보고서에 '지속가능경영 중점 추진 5대 영역'의 이행 현황과 핵심 목표 및 실천 방안을 담았다.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의 글로벌 공급과 사회적 책임 활동으로 지난해 헬스케어 가치 영역에서 약 1521억원에 달하는 사회적 가치(SV)를 창출했다. 내년에는 △신약으로 사회적 가치 증진 △2020년 대비 제품 출시국 2배 이상 확대 등의 목표를 세웠다. 또한 '2040년 넷제로'의 중장기 계획을 단계별로 구체화했다. 탄소 배출량을 2030년 33%, 2035년 66%로 더 줄이기 위해 2025년까지 공급망 전반에 걸친 온실가스 감축 관리를 추진하고, 2026년부터는 직접 배출량 감축 활동을 실시할 방침이다.

유한양행은 올해 초 대표이사 직속 'ESG 경영실'을 신설, 전사 유관부서들로 구성된 'ESG 실무협의회'를 운영하는 등 대표이사가 직접 ESG 경영에 관심을 갖고 있다. '인류와 지구의 건강, 더 나은 100년'이라는 ESG 비전 아래 미래 지속성장을 위한 혁신을 추구하고 있다. 또한 환경 부문에서 △대기오염물질 배출 감소와 에너지 사용 절감을 위한 설비 도입 △친환경 종이 포장재 적용 사례를, 사회 부문에는 △오창 공장의 무재해 16배수 달성 △가족친화기업 인증 획득 등의 성과를 담았다.

에이치엘비는 △따듯한 자본주의 △성숙한 기업시민 △실천적 기업윤리라는 비전을 목표로, 혁신신약 개발로 인류의 더 나은 삶과 생명 연장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특히 이번 보고서 발간으로 경영 전반에서 ESG 활동이 확고히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환경 측면에서는 플로깅 환경캠페인 '런포어스' 등이, 사회 측면에는 인권경영과 부패방지 경영방침 등이, 지배구조 측면에선 주주 및 이사회 구성현황, 이사회 역량구성표(BSM), 이사회 및 ESG위원회 운영현황, 윤리경영 시스템 등이 소개됐다. 

한미약품은 이번 보고서에 △R&D 경영 △윤리경영·준법경영 △인재경영 △고객만족경영 △동반성장·상생경영 △환경·보건·안전(EHS) 경영 등이 담겼다. 또한 지난해 지속가능 혁신경영 뉴스, 중요 지속가능성 주제 선정 결과, ESG 및 UN SDGs 성과 등을 수록해 구체적인 한미약품의 지속가능경영 성과를 기록했다. 특히 중대재해처벌법 신설과 산업안전보건법 양형기준 강화 등 안전보건에 대한 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이들도 안전보건 전담팀 신설과 시민재해 TF 운영 등 임직원 및 수급업체 안전을 위한 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다.

정라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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