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율, 0.04%…15개 업종 중 14위
15개 업종 중 비정규직 고용률 가장 높아…메리츠증권 62%
ESG위원회 없는 메리츠증권, 여성등기임원無…ESG경영 전반 취약
(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카카오뱅크, 기업은행, 미래에셋센터빌딩, 삼성증권, 여의도파크원NH빌딩, 삼성카드, 메리츠종금, 키움증권. / 각 사 제공 
(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카카오뱅크, 기업은행, 미래에셋센터빌딩, 삼성증권, 여의도파크원NH빌딩, 삼성카드, 메리츠종금, 키움증권. / 각 사 제공 

[한스경제=김동용 기자] ESG경영의 핵심과제는 기후변화와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등장에 대한 대응이다. ESG경영이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잡은 최근에는 기업이 이윤 추구 중심의 주주자본주의를 넘어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가치증대를 요구받고 있다. 이해관계자 자본주의가 본격화되면서 ESG경영을 강화하려는 기업들은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대응과 밀접한 사회적 책임(S)과 투명경영을 기반으로 한 지배구조(G) 개선에 주목하고 있는 상황이다. ESG행복경제연구소가 지난해 말 기준으로 기업의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환경 이슈와 더불어 강조되는 사회·지배구조 부문의 주요지표에 대해 조사했다. 국내 시총 200대 기업(2021년말 기준)들이 지난해 발표한 사업보고서·지배구조보고서·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및 웹사이트 정보 등에 공개된 기업정보를 대상으로 조사했으며, 시총 200대 기업을 IT·금융지주·물류·보험 등 15개 업종으로 구분했다. <편집자주> 

기업의 ESG 중심의 자발적인 사회적책임 경영을 표명하는 대표적인 세계적 이니셔티브인 유엔글로벌콤팩트(UNGC)에 가입한 200대 기업은 69개사가 참여하고 있었다. 은행·증권·카드 업종은 카카오뱅크·기업은행·미래에셋증권·NH투자증권 등 4개사가 참여하고 있다. 

이 가운데 카카오뱅크는 비교적 최근인 지난달 26일 UNGC에 가입했다고 밝혔다. 국내 인터넷은행 중에서는 UNGC 첫 회원사가 됐다. 앞서 같은 해 3월에는 ESG위원회를 신설하는 등 ESG경영 강화에 노력하는 모습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실천 촉구를 위해 2000년 미국 뉴욕에서 발족한 국제협약 UNGC는 현재 전 세계 162개국 2만여 개 회원사가 참여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핵심가치인 인권·노동·환경·반부패 4개 분야의 10대 원칙을 준수하고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를 달성하기 위한 이행 보고서(COP)를 매년 제출·공개해야 한다.

200대 기업 은행·증권·카드 업종 사회적책임·지배구조 현황.  / ESG행복경제연구소 제공
200대 기업 은행·증권·카드 업종 사회적책임·지배구조 현황.  / ESG행복경제연구소 제공

◆ 비정규직 고용률·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율 개선 필요 

은행·증권·카드 업종의 '직원 평균근속 연수(2021년)'는 10년4개월로, 200대 기업 평균(9년5개월)보다 많았다. 다만 15개 업종별로 비교하면 중위권(8위)으로 분류됐다. 

'비정규직 고용률(2021년)'은 22.2%로 200대 기업 평균(6.95%)을 크게 상회했다. 15개 업종 중에서도 가장 높아 순위로 치면 '최하위'다. 특히, 메리츠증권은 비정규직 고용률이 63%에 달했으며, 키움증권(33%)과 NH투자증권(27.9%)도 20% 이상이었다. 

은행·증권·카드 업종의 '여성직원 비율(2021년)'은 45%로 200대 기업 평균(25.2%)을 크게 상회했다. 보험(48.7%) 엔터·전문서비스(45.02%) 업종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높다. 삼성증권(23.3%)과 삼성카드(33.2%)를 제외하면 나머지 6개사가 모두 40% 이상의 여성직원 비율을 보였다. 

비정규직 고용률·여성직원 비율과 함께 기업의 다양성·균형성·포용성(DEI) 정도를 가늠할 수 있는 '장애인 고용률(2021년)'은 1.85%로 200대 기업 평균(1.85%)과 일치했다. 장애인 고용률을 공개하지 않은 키움증권을 제외하고 평균값을 산출한 결과다. 

카카오뱅크(0.5%)와 미래에셋증권(0.6%)은 장애인 고용률이 1%를 넘기지 못했다. 참고로 NICE평가정보·블라인드·잡플래닛·캐치 등 기업정보 서비스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정보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종업원 수는 지난해 12월 기준 1212명, 미래에셋증권의 종업원 수는 지난해 6월 기준 3528명이다. 

은행·증권·카드 업종의 '직원 평균 연봉(2021년)'은 1억4359만원이었다. 200대 기업 평균(9108만원)을 크게 상회했으며, 15개 업종 중에서도 금융지주(1억4970만원) 업종에 이어 2위였다. 연봉에 한해서는 사내 직원 만족도가 비교적 높은 업종이라고 볼 수 있다. 다만, 8개사 중 기업은행(8607만원)은 유일하게 200대 기업보다 직원 평균 연봉이 낮았다. 

기업의 사회 공헌 정도를 측정할 수 있는 '매출액 대비 기부금(2021년)' 비율은 0.04%로 200대 기업 평균(0.2%)에 한참 못 미쳤다. 15개 업종 중 보험(0.02%) 업종에 이어 두 번째로 낮다. 특히, 삼성카드와 메리츠증권은 매출액 대비 기부금이 0%로 집계돼 가장 적극적인 개선이 요구됐다. 그 외, 카카오뱅크·미래에셋증권 등 5개사도 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율이 0.1%를 넘기지 못했다. 

은행·증권·카드 업종의 사회 부문 주요 지표 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우선 15개 업종에서 비정규직 고용률이 가장 높아 개선이 요구됐다. 특히, 메리츠증권은 비정규직 고용률이 62.4%로, 10명 중 6명 이상이 비정규직이었다. 이는 200대 기업으로 범위를 확대해도 가장 높은 수치다. 

또, 15개 업종 중 두 번째로 직원 평균 연봉이 높았지만 기업의 사회 공헌 정도를 측정할 수 있는 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율은 최하위권(14위)으로 분류됐다. 

시총 200대 기업 ESG 통계표 은행·증권·카드 업종. / ESG행복경제연구소 (표=송혜진 기자)
시총 200대 기업 ESG 통계표 은행·증권·카드 업종. / ESG행복경제연구소 (표=송혜진 기자)

◆ 메리츠증권·삼성카드 등 지배구조 주요 지표 '평균 미만' 

은행·증권·카드 업종의 지배구조 측면을 살펴보면, 우선 지배주주·경영진을 견제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인 '사외이사비율(2021년)'은 65.93%로 나타났다. 200대 기업 평균(53.6%)보다 사외이사 비율이 많고 15개 업종 중에서도 2위였다. 모든 기업의 사외이사 비율이 60% 이상이었으며, 특히 NH투자증권은 70%를 넘겼다. 

사내 직원 만족도와도 연관이 있는 '등기임원과 직원간 보수 비율(2021년)'은 11.91배로 200대 기업 평균(13.9배)보다는 격차가 작았다. 다만, 기업별로 살펴보면 카카오뱅크는 유일하게 40배 이상 차이가 나 사내 차원에서 검토·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200대 기업 중 '주주총회 4주전 소집공고(2022년)'를 한 기업은 59개사였다. 은행·증권·카드 업종은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메리츠증권을 제외한 나머지 5개사가 주주총회 4주 전 소집공고를 하지 않았다. 주주 배려 문화가 부족한 기업들로 볼 수 있다. 

200대 기업 중 전자투표를 도입(2022년)한 기업은 167개사였다. 은행·증권·카드 업종은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카드 등 2개사가 전자투표제를 도입하지 않았다. 전자투표제는 사외이사와 마찬가지로 지배주주·경영진을 견제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다. 전자투표 제도를 도입하면 주주들이 주총에 참석하지 않아도 온라인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은행·증권·카드 업종의 '최대주주지분율(2021년)' 평균은 59.85%로 나타났다. 최대주주지분율의 적정 수준은 정답이 없지만, 통상 20~40% 범위로 보는 견해가 중론이다. 이 기준을 적용하면 은행·증권·카드 업종은 최대주주지분율이 적정 수준을 넘었다고 볼 수 있다. 최대주주지분율이 40% 이상인 기업은 삼성카드(71.9%)와 기업은행(66.3%) 등 5개사였다. 

은행·증권·카드 업종은 총 7명의 여성등기임원을 선임했다. 카카오뱅크와 기업은행 등 7개사가 각각 1명씩 선임했으며, 메리츠증권은 유일하게 여성등기임원이 1명도 없었다. 

은행·증권·카드 업종의 지배구조 부문 주요 지표 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카카오뱅크는 업종 내에서 등기임원과 직원간 보수 비율이 유일하게 40배를 넘어 사내 직원 만족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주주 배려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주주총회 4주전 소집공고는 미래에셋과 삼성증권을 제외한 6개사가 준수하지 않아 개선이 요구됐다. 

기업별로 살펴보면, 삼성카드는 최대주주지분율이 적정 수준을 넘고 전자투표제를 도입하지 않은 기업이었다. 주주총회 4주전 소집공고도 하지 않았다. 

유일하게 ESG위원회를 설치하지 않은 메리츠증권은 여성등기임원이 1명도 없는 기업으로 조사됐다. 최대주주지분율도 적정 수준보다 높았다. 

메리츠증권은 사회 부문 주요 지표에서도 개선이 요구됐다. 직원 평균근속 연수가 짧고 장애인 고용률이 낮았다. 또, 직원 평균연봉이 높지만 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율은 0.1% 미만이었다. 특히, 비정규직 고용률은 업종 내에서 가장 높은 62.4%였다. 

김동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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