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한류 발원지 발왕산, 새하얀 눈 덮고 겨울왕국 변신
발왕산에서 바라본 평창의 풍경 / 평창=이수현 기자
발왕산에서 바라본 평창의 풍경 / 평창=이수현 기자

[평창군=한스경제 이수현 기자] 아찔하다, 그 외 다른 말이 필요할까. 해발 1458m 발왕산에 우뚝 솟은 발왕산 기(氣) 스카이워크에 오르니 강원도 백두대간이 한눈에 들어온다. 새하얀 겨울왕국이 발밑에서 펼쳐지니 절경이 따로 없고 다른 한편 길게 펼쳐진 슬로프에서는 한겨울 추위에도 스키를 즐기는 이들로 가득하다.

2018년 동계올림픽으로 세계에 평화를 전했던 평창. 그중 발왕산과 용평스키장은 그 주역으로 활약했다. 올림픽은 끝났지만 지금도 그 즐거웠던 기억은 우리를 평창으로 이끈다. 왕의 기운을 품었다는 발왕산의 신성한 기운은 여전했고 50년 역사를 자랑하는 용평리조트도 색다른 경험을 제공한다.

발왕산으로 향하는 길의 시작은 고속철도 강릉선이 지나는 진부역이다. 2017년 평창올림픽 많은 인파가 몰릴 것에 대비하면서 지어진 역은 오대산과 용평리조트 등 강원도 주요 관광지로 향하는 출발점이다. 역 앞에는 지금도 올림픽과 패럴림픽 마스코트 수호랑과 반다비 조형물이 있어 평창올림픽을 추억하는 방문객의 발길을 사로잡는다.

발왕산에 마련된 모나파크 포토존 / 평창=이수현 기자
발왕산에 마련된 모나파크 포토존 / 평창=이수현 기자

진부역에서 차를 타고 약 20분이면 모나파크 용평리조트에 닿는다. 1973년 4월 개장해 올해 50주년을 맞이한 용평리조트는 어머니(Mother)와 자연(Nature)이 결합한 모나파크(Monapark)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져 있다. 그 이름처럼 발왕산 대자연에 안긴 용평리조트는 겨울 새하얀 눈으로 덮여 그 멋을 더한다.

발왕산을 따라 평창올림픽 스키 경기가 열렸던 슬로프가 길게 펼쳐져 있고  그 위로 왕복 7.4km길이 발왕산 케이블카가 분주히 움직인다. 발왕산 정상까지 가는 길은 많지만 케이블카를 타면 가장 편하고 빠르게 오를 수 있다.

케이블카 입구에는 한국어와 영어, 아랍어까지 각종 언어로 방문객을 환영하는 글귀가 적혀있고 내부에는 블루투스를 활용해 음악을 들을 수 있도록 했다. 케이블카를 타고 발왕산을 오르면서 발밑으로 보이는 용평리조트와 발왕산, 백두대간이 차례로 모습을 드러낸다. 약 20분간 운행하는 케이블카에서 바라본 평창은 그 자체로 여행의 목적이 될 정도로 아름답다.

발왕산에서 바라본 백두대간 / 평창=이수현 기자
발왕산에서 바라본 백두대간 / 평창=이수현 기자

평균 해발고도가 700m를 넘을 정도로 고도가 높은 평창에서도 발왕산은 특히 높은 고도를 자랑해 정상에 오르면 주위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멀리 보이는 풍력발전소가 바람개비처럼 돌아가고 새하얀 풍경은 알프스를 떠올리게 한다.

발왕산이라는 이름은 '8명의 왕이 나오는 산'이라는 뜻의 '팔왕산'에서 유래됐다. 실제로 왕이 탄생한 산은 아니지만 왕과 같은 기운을 내뿜으라는 뜻에서 이름이 붙었다. 이후 세계인의 축제인 올림픽이 평창에서 열렸고 한류열풍을 이끈 '겨울연가'와 '도깨비', '그 겨울, 바람이 분다'가 발왕산에서 탄생했으니 그 기운이 거짓은 아닌 듯싶다.

정상에 있는 '발왕산 기 스카이워크'는 발왕산에 올랐다면 꼭 한번은 방문해야 하는 명소다. 케이블카와 연결된 건물은 층마다 발왕산에서 촬영한 작품을 전시해 적극적으로 홍보를 하고 있다. 이윽고 4층에 오르면 비로소 길게 뻗은 스카이워크가 눈에 들어온다.

평창의 바람은 어느 지역보다 강하게 불고 발왕산 또한 예외는 아니다. 세찬 바람과 아찔한 바닥을 지나 스카이워크 정중앙에 가면 비로소 백두대간이 눈에 들어온다. 날이 좋으면 경포대와 정동진이 보일 정도라고 하니 스카이워크가 얼마나 높은 곳에 세워졌는지 실감조차 나지 않는다.

발왕산 천년주목숲길 / 평창=이수현 기자
발왕산 천년주목숲길 / 평창=이수현 기자

풍경 감상은 그쯤하고 발왕산의 정취를 온전히 즐기고자 길을 나섰다. '발왕산 기 스카이워크'를 나서 '천년주목숲길'로 향한다. 데크길을 따라 걷는 약 3.1km 코스는 발왕산의 자연과 주목들이 내뿜는 기운을 온몸으로 느끼도록 조성됐다.

길을 걸으면서 마주하는 주목들은 1000년을 자란 만큼 형태도 제각각이고 모두가 독특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용평리조트 신달순 대표는 발왕산을 오가며 각 주목에 의미를 부여했다고 한다. 그 덕에 숲길은 다양한 볼거리와 이야기로 가득하다.

숲길을 걸으면 가장 먼저 만나는 '마유목'은 야광나무 속에 마가목 씨가 자라 마치 두 나무가 한 몸에 자라는 듯 보인다. 또한 데크길을 가로막은 '겸손의 나무'와 발왕산의 상징인 수리부엉이가 살던 '왕수리부엉이주목', 나뭇가지가 마치 숫자 '8'을 닮은 '8자주목' 등 각 주목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가 숲길에 넘친다.

천년주목숲길에 마련된 수리부엉이 조형물 / 평창=이수현 기자
천년주목숲길에 마련된 수리부엉이 조형물 / 평창=이수현 기자

하얀 눈이 덮인 길은 그만큼 미끄럽고 위험하지만 이를 감수할 만큼 아름다운 풍경을 담고 있다. 곳곳에서 마주하는 수리부엉이 조형물은 눈에 덮인 채 익살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어 방문객의 미소를 자아내고 재물과 지혜, 건강 등을 기원하는 암반수는 한겨울에도 고고히 흐른다.

발왕산에서 바라본 일출 / 평창=이수현 기자
발왕산에서 바라본 일출 / 평창=이수현 기자

한낮 발왕산의 풍경만큼이나 발왕산의 일출도 장관이다. 이에 매해 새해가 되면 발왕산에는 많은 이들이 모여 새해 소원을 빈다고 한다. 그리고 그 느낌을 직접 느껴보고자 다시 한번 발왕산 정상을 찾는다.

구름 낀 날씨에 일출이 잘 보일까 우려도 잠시, 새빨간 기운을 품은 해가 떠오른다. 찬란하게 빛나면서 어둠을 걷어낸 해는 어느새 평창 하늘 위에 떠올랐다. 강한 바람과 영하권 추위에 몸은 얼어붙을 듯하지만, 발왕산에서 바라본 일출은 그 모든 수고를 감수할 수 있을 정도로 아름답다.

1년 후인 2024년 1월, 평창과 강원도에서 2024강원청소년동계올림픽이 열린다. 2018년 세계에 평화를 전했던 평창은 다시 떠오른 태양처럼 세계인의 기대를 품고 다시 한번 떠오른다. 그리고 발왕산과 용평리조트도 풍성한 이야기를 담고 외지에서 온 손님을 맞이할 준비를 마쳤다.

이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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