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금감원, 점포폐쇄 현황 지속 점검·대체수단 활성화 유도
고령자 친화적 모바일 금융 앱 출시…공동점포·특화점포 개점
금융당국과 은행권이 고령층의 금융접근성 제고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연합뉴스
금융당국과 은행권이 고령층의 금융접근성 제고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금융당국과 은행권이 고령층의 금융접근성 제고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금융권 최대 화두인 디지털 전환으로 금융거래 환경이 인터넷·모바일 등의 온라인 기반으로 재편되고 있는 데다, 시중은행이 경영 효율화 차원에서 영업점을 통폐합하면서 상대적으로 디지털 기기에 미숙한 고령 금융소비자의 금융 접근성이 크게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금융당국은 '사전 영향 평가' 등 은행권의 '점포 폐쇄 공동절차' 운영을 강화하고, 우체국 창구제휴 등 대체 수단을 활성화할 방침이다. 은행권은 점포가 통폐합된 지역에 타 은행과 공동점포를 개점하거나 전국 방방곡곡에 펴져 있는 편의점 점포망을 활용한 특화점포를 개점해 금융 소외계층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아울러 금융당국와 시중은행은 올해 상반기 중으로 고령자 친화적 모바일 금융앱도 선보일 예정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2023년도 금융감독 목표를 '위기상황 및 금융환경 변화에 대한 선제적 대응, 따뜻하고 공정한 금융환경 조성'으로 설정하고 "고령층 등 금융소회 계층의 금융접근성을 강화할 것이다"고 밝혔다.  

먼저 은행 점포폐쇄 현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공동점포 및 이동점포, 우체국 창구제휴 등 대체수단 활성화를 유도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은행권과 점포운영 모범사례를 공유하고 공동점포 및 이동점포 등 관련 대국민 홍보를 강화할 예정이다. 더불어 점포폐쇄 전 안내를 강화하고 사전 영향평가의 실효성을 제고하는 등의 '점포폐쇄 공동절차' 운영 내실화를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고령층 등 디지털 취약계층의 금융이용 편의성 제고 등을 위한 '은행권 오프라인 금융접근성 제고방안'을 통해 제한적(씨티·산업·기업·전북은행)으로 활용됐던 우체국 업무위탁을 4대 시중은행(신한·KB국민·하나은행)로 확대했다. 이로써 4대 은행 고객은 전국 2482개의 금융취급 우체국 지점에서 입·출금 및 조회업무와 자동화기기(ATM)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비대면 거래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 금융소비자의 금융접근성을 강화하기 위해 저축은행의 '프리뱅킹서비스'도 확대한다. 프리뱅킹서비스는 금융소비자가 거래 저축은행이 아닌 타 저축은행에서 자유롭게 입·출금 업무 등을 처리할 수 있는 서비스다. 

고령층을 위한 모바일앱도 선보인다. 금융감독원과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은행권과 함께 '고령자 친화적 모바일 금융앱 구성지침(가이드라인)'을 신설했고, 이 지침을 반영한 앱을 개발해 올해 상반기 중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고령자 친화적 모바일 금융앱'을 은행권에 도입한 이후 사용자 피드백 등을 반영해 증권, 보험 등 타 금융업권으로 확대를 추진할 예정이다. 

최근 은행권 점포축소와 코로나19 확산 이후 디지털금융 가속화로 모바일앱을 이용하는 고령자는 늘어나는 추세다. 5대 시중은행의 60대 이상 모바일뱅킹 가입자 수는 2019년 525만명에서 2020년에는 857만명으로 63.1%로 급증했다. 

시중·지방은행 지점 수 추이 현황. /금융경제연구소 제공
시중·지방은행 지점 수 추이 현황. /금융경제연구소 제공

시중은행도 금융당국 못지않게 고령층의 금융접근성 제고에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시중은행은 공동점포 운영으로 점포 축소에 따른 고객불편을 최소화하고 있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용인시 수지구 신봉동에 은행권 최초로 공동점포를 개점했다. 이후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경기도 양주, 경상북도 영주 지역에, KB국민은행과 BNK부산은행은 부산광역시 북구 금곡동 지역에 각각 공동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아울러, 은행권은 각 지역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편의점을 활용해 금융 소외계층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KB국민은행은 노브랜드(No Brand)·이마트24, 신한은행은 GS리테일(GS25) 그리고 하나은행은 BGF리테일(CU)과 함께 약 50가지 은행 업무 처리가 가능한 특화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더불어 시중은행은 시니어 전용 비대면 채널, 고령층 대상 금융교육 서비스 등을 통해 '고령친화 금융환경 조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처럼 금융당국과 은행권이 고령층의 금융접근성 제고에 총력을 기울이는 이유는 금융산업 전반에 디지털 전환이 빠른 속도로 진행됨에 따라 모바일·비대면 거래가 증가하고 은행권 지점 수가 지속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5대 시중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의 영업점포(지점+출장소) 수는 4129개로 전년 동기(4377개)보다 248개 줄었다. 5년전인 2018년(4819개)과 비교하면 무려 700개 가까이 줄어들었다. 

범위를 전체 은행으로 넓히면 최근 5년간 폐점한 국내은행 영업점은 총 1112개다. 연도별로 △2017년 340개 △2018년 74개 △2019년 94개 △2020년 216개 △2021년 209개 감소했으며 2022년 8월까지는 179개가 폐점했다. 

금융경제연구소의 '은행 영업점 축소 파급효과 분석과 은행권 대응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은행 점포 축소에 따른 문제점으로 △금융 접근성 약화 및 금융서비스 불균형 야기 △금융기관 비대면 실명확인을 악용한 신종 금융사기 및 피싱 피해 증가로 금융소 비자 보호 약화 등이 언급됐다. 

강다연 금융경제연구소 금융정책실 연구위원은 "은행 점포 폐쇄화로 2022년 6월 기준, 4대 시중은행 지점이 없는 지역이 47개 자치단체로 조사됐으며, 디지털 기기에 미숙한 고령금융소비자에 대한 금융사기 집중화가 두드러지면서 2022년 은행권 보이스 피싱 민원은 전년 동기 대비 84.9% 증가했다"고 밝혔다. 

강 연구위원은 은행 점포 폐쇄화에 대한 은행 공공성 유지 및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해 △폐점대상 지점 선정 적정성 제고 △사전영향평가 외부자문위원검증 단계 객관성 확보 △폐쇄대상 지점 이용 소비자 의견수렴 △금융 취약계층 보호 등의 대응방안을 제시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언택트 시대와 함께 비대면 거래가 늘어나면서 은행권에서는 수익성 측면에서 고객 거래 빈도가 적은 지역을 중심으로 영업점 통폐합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다만, 고객과 접점은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해당 지역 인프라를 활용한 금융 서비스 제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고령층을 포함한 금융소비자 불편 해소를 위해 점포 통폐합 시 철저한 사전영향평가 실시 및 무인점포, 이동점포 등 대체채널을 마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성노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