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한스경제 이정인 기자] 여자배구 선두 싸움이 점입가경이다. 흥국생명이 마침내 현대건설의 꼬리를 잡았다.

흥국생명은 7일 경기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원정 경기에서 현대건설을 세트 스코어 3-0(25,21, 27-25, 25-15)으로 완파했다.

중요한 승점 3을 더한 2위 흥국생명은 승점 60(20승 6패)을 기록해 선두 현대건설(승점 60ㆍ21승 5패)과 승점 차를 지웠다. 승수에서 뒤져 선두 탈환은 다음 기회로 미뤘다.

이날 경기는 선두 현대건설과 2위 흥국생명의 맞대결로 관심을 끌었다. 빅매치 답게 이날 수원체육관원에는 만원 관중(3789석)이 들어찼다.

1,2위 자존심을 건 ‘승점 6’짜리 중요한 경기였으나 두 팀 모두 공백을 안고 경기를 치렀다.

현대건설은 외국인 선수 없이 흥국생명을 상대했다. 올 시즌 현대건설의 주포로 활약했던 야스민 베다르트(등록명 야스민)는 지난달 허리 수술로 이탈했다. 현대건설은 야스민의 부상 공백이 장기화하자 결단을 내렸다. 야스민과 결별하고 새 외국인 선수 이보네 몬타뇨(등록명 몬타뇨)를 영입했다. 몬타뇨는 국제이적동의서(ITC) 발급 및 선수등록 절차가 끝나면 출전할 예정이다. 경기 전 만난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은 “해외 리그도 시즌이 진행 중이다 보니 대체 선수 영입이 쉽지는 않았다. 그래도 몬타뇨는 영입 후보 중 공격력이 상위권이었다. 우리 배구에 적합할지는 아직 모르겠으나 테크닉은 좋다. 다음 경기에 출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흥국생명은 사령탑 없이 경기를 치렀다. 지난해 12월 말 권순찬 전 감독이 황당한 이유로 경질된 이후 아직도 정식 사령탑을 없이 표류하고 있다. 흥국생명 구단은 현재 외국인 지도자를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경 감독대행은“단장님이 외국인 지도자와 인터뷰를 진행했다고 말해주셨다. 정확한 (감독 선임)시점은 들은 게 없다”고 전했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없었다. 경기는 예상 외로 흥국생명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났다.

흥국생명은 접전 끝에 1세트를 따냈다. 21-21에서 옐레나 므라제노비치(등록명 옐레나)와 김미연의 공격으로 3연속 득점하며 승기를 잡았다. 현대건설 황연주가 후위 공격 범실이 나오면서 흥국생명이 1세트를 가져갔다.

2세트엔 듀스 접전이 펼쳐졌다. 흥국생명은 17-18로 뒤지던 상황에서 옐레나의 백어택, 김연경의 오픈 공격과 김채연의 블로킹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하지만 24-22에서 양효진에게 연달아 점수를 내줘 듀스가 됐다.

흥국생명 김연경(왼쪽). /KOVO 제공
흥국생명 김연경(왼쪽). /KOVO 제공

그러자 김연경이 해결사로 나섰다. 그는 25-25로 팽팽히 맞선 상황에서 시간차 공격으로 2연속 득점하며 2세트를 끝냈다. 김연경은 2세트에만 10점을 올리며 포효했다.

기세가 오른 흥국생명은 3세트에서 경기를 끝냈다. 초반 11-6으로 달라난 흥국생명은 한 번도 리드를 뺏기지 않았다. 현대건설은 점수 차가 벌어지자 정지윤, 이다현, 김다인 등 주축 선수를 빼고 경기를 운영했다. 흥국생명은 24-15에서 김다은의 백어택으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김연경이 22점(공격 성공률 39.62%)을 올리며 팀 승리에 앞장섰다. 옐레나도 20점(공격 성공률 48.72%)을 올리며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현대건설에선 양효진이 14득점(공격 성공률 50%), 정지윤이 10득점(공격 성공률 28.57%)으로 분전했으나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현대건설은 이날 리베로 김연견의 발목 부상이라는 악재까지 맞았다.

경기 뒤 김대경 대행은 "준비했던 공격적은 플레이 잘 나왔다. 세터 이원정이 공격수들에게 토스를 잘 올려줬다. 이제 승점이 같아지면서 같은 출발선에 서게 됐데 선수들이 잘해 줄 거라고 생각한다. 성실하게 준비해서 더 많은 승리 챙기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강성형 감독은 "선수들이 1세트에 밀리는 와중에 잘해줬다. 흥국생명이 좋은 배구를 했다. 우리는 외국인 선수가 들어오면 더 좋은 경기를 할 것이다. 김연견은 발목을 접지른 것 같다. 내일 정밀 검진을 해봐야 할 것 같다. 원래 다쳤던 부위라 조심스럽다. 별일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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