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신화섭] 종목은 달라도 팬들이 스포츠에 행복해 하는 이유에는 큰 차이가 없었다.

한국스포츠경제는 글로벌 정보분석기업 닐슨코리아와 함께 2016년 8월 야구(500명)에 이어 11~12월 축구 팬들(600명)의 행복도를 설문 조사했다. 국내 프로스포츠의 양대 산맥으로 꼽히는 두 종목의 팬들이 얼마나, 그리고 어떤 점에서 행복감을 느끼는지를 집중 분석했다.

결과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K리그(축구)와 KBO리그(야구) 팬 모두 응원팀의 승리보다는 선수들이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가장 큰 행복감을 느꼈다. ‘응원팀 때문에 행복했던 이유’라는 공통 질문에 축구 팬의 47.9%, 야구 팬의 23.9%가 ‘열심히 하는 모습’을 첫 손에 꼽았다. 이어 ‘많은 승리’가 축구(14.5%)와 야구(19.5%) 팬 모두에게 2위를 차지했다.

‘경기장에 주로 함께 가는 사람’에 대한 답변은 거의 완벽하게 일치했다. 두 종목 모두 ‘가족(축구 36.7%-야구 41.0%)’을 가장 많이 선택했고, ‘친구(36.5%-36.1%)’, ‘애인(14.6%-13.4%)’, ‘직장동료(5.4%-5.3%)’, ‘혼자(5.0%-3.1%)’, ’동호회 회원(1.8%-1.1%)’순으로 순위는 물론 비율까지 비슷했다. ‘경기장에서 가장 즐겨먹는 먹거리’ 역시 둘 다 ‘치킨(축구 55.3%-야구 71.0%)’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 같은 결과는 국내 프로스포츠 관람 문화가 의미 있는 변화를 맞고 있음을 시사한다. 그동안 경기장에서 응원팀의 승리에만 집착하는 분위기였다면 이제는 승패를 떠나 부모가 아이들의 손을 잡고 경기 자체와 현장 분위기를 즐기는 문화가 정착되고 있다는 뜻이다. 행복이란 멀리서 찾거나 반드시 성공하지 않더라도, 마음 먹기에 따라 가까운 곳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임을 보여준다.

두 종목 팬들이 느끼는 행복의 정도에선 약간 차이가 났다. 야구 팬들의 행복도가 축구보다 조금 높았다. 행복 정도를 측정하는 문항들의 답변을 ‘전혀 그렇지 않다 2, 그렇지 않다 4, 보통이다 6, 그렇다 8, 매우 그렇다 10점’으로 환산한 결과, 행복지수(10점 만점) 평균은 야구가 6.77, 축구가 5.97로 나타났다.

‘시간이 된다면 가급적 경기장에 가서 경기를 관람하고 싶다’에는 야구 팬의 70.8%가 긍정(그렇다 또는 그렇지 않다) 답변을 한 반면, 축구는 63.3%였다. ‘응원하는 팀의 경기를 챙겨보거나, 경기를 보지 못했다면 승패를 챙겨보는 것이 즐겁다’ 역시 야구(76.2%)가 축구(57.2%)보다 높았고, ‘경기를 관람하는 자체에서 행복감을 느낀다’도 야구 70.4%, 축구 48.7%로 차이가 있었다. ‘내 삶의 행복에 영향을 미친다’는 야구 49.0%, 축구 36.7%였고, ‘시즌이 끝나면 삶이 무료하다’에는 야구 팬의 39.0%, 축구 팬의 24.3%가 ‘(매우) 그렇다’고 답했다.

신화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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