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김재웅] 다사다난했던 2016년이 끝났다. 어려움만 가득했던 1년. 그래도 자동차 업계는 큰 탈 없이 2017년 정유년(丁酉年)을 맞게 됐다. 올해는 더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지만, 새로운 도전이 기대되는 것도 사실. 2017년 자동차 시장 키워드를 뽑아봤다.

 

◆ ‘전기차 대중화’원년 될까

▲ 쉐보레 볼트 EV는 최근 환경부로부터 최대 주행 거리 383km를 인증받았다. 한국지엠 제공

올해 내수 자동차 시장에서 가장 기대를 모으는 소식은 바로 ‘전기차 대중화’다. 작년까지만 해도 전기차는 ‘도심형 세컨카’ 정도로만 인식됐던 것이 사실. 하지만 올해부터 나오는 전기차는 최대 주행거리가 300km를 넘으면서 도로에서 더 자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되는 전기차는 쉐보레 볼트 EV다. 환경부 인증 최대 주행거리가 383km에 달한다. 올해 상반기 중 국내 출시 예정이다. 해외 판매가가 4만달러(약 4,800만원) 전후. 국내에서는 보조금을 받으면 2,000만원대 중반에 구매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정부도 올해부터 충전 인프라 구축에 힘을 쏟곘다는 의지를 내보였다. 우선 충전 방식을 ‘콤보1’으로 통일하는 법규를 제정할 예정이다. 또 29일 발표된 ‘2017년 경제정책방향’에 따르면 1,100억원 예산을 들여 전국에 급속충전기 1만2,900대를 설치한다는 계획도 있다. 전기차에 한시적으로 고속도로 통행료 50% 감면 혜택도 부여한다.

 

◆ 한발 더 내딛는 ‘자율주행’

▲ 현대자동차는 오는 5일(현지시간) 열리는 CES에서 자율주행 3단계 기술을 탑재한 아이오닉으로 라스베이거스 시내 주행 시승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현대자동차 제공

전기차와 더불어 미래 자동차 주요 기술로 꼽히는 자율주행. 2017년에는 완전 자율주행 바로 전 단계인 3단계 자율주행 기술이 본격적으로 소개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얼마나 수준 높은 자율주행 자동차가 상용화 될 지도 눈여겨볼만한 올해 자동차 시장 키워드다.

5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열리는 ‘2017 CES(국제가전박람회)가 자율주행을 두고 자동차 업계가 겨루는 올해 첫 격전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벌써 여러 완성차 업체들이 자율주행 기술을 발표한다고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가장 먼저 현대차는 이번 CES에 3단계 자율주행 기술을 탑재한 아이오닉으로 라스베이거스 시내 주행 시승 행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작년 12월 20일 현지 언론을 상대로 주야 사전 시승회를 진행했으며, 약간 느리지만 아주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 밖에도 혼다의 뉴브이(NewV), 피아트크라이슬러(FCA)의 퍼시피카 하이브리드 자율주행차 등 다양한 자율주행 모델을 이번 CES에서 볼 수 있을 전망이다.

 

◆ 자동차 시장 넘보는 ‘전장’업계

▲ 현대모비스는 국내 부품사 최초로 2년 연속 CES 부스를 개설하고 자율주행 기술을 선보이기로 하면서 전장업계 위상이 높아졌음을 확인시켜줬다. 현대모비스 제공

전기차와 자율주행이 자동차 시장 대세로 떠오르면서 전장(자동차 전자장비)업계가 크게 성장하는 모습도 보인다. 현대모비스는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CES에 참가한다. ‘스마트카(자율주행)’’그린카(친환경)’ ‘부품존’세 개 구역에서 미래 자동차 부품을 선보인다. 국내 부품사 중 최초다.

여기에 IT업계도 가세하면서 판이 커졌다. IT 업체들이 잇따라 전장 업계 진출을 선언하고 있는 것. 이번 CES와 8일 미국에서 열리는 디트로이트 오토쇼에서도 IT 업계들이 자동차 분야로 출사표를 던졌다.

국내에서는 LG그룹이 대표주자다. LG그룹은 처음으로 오는 8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열리는 디트로이트 오토쇼에 전시관을 열기로 했다. 전자부품뿐 아니라 배터리, 모터 등 다양한 상품을 전시하고 거래처를 추가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또 컴퓨터 그래픽 카드 개발사로 유명한 엔비디아까지도 자율주행차를 선보이고 시승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올해 전장 시장은 완성차사-부품사-IT사 간 경쟁으로 벌써 뜨겁다.

 

◆ ‘트럼프 리스크’, ‘달러 강세’, 그리고 ‘신흥시장’

▲ 오는 20일(현지시간) 취임식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대선 당시 보호무역을 부활시킬 것을 강력하게 주장하면서 글로벌 무역 시장 불안정성을 가중시켰다. 사진=연합뉴스

올해 글로벌 시장 동향도 자동차 업계에는 초미의 관심사다. 작년에는 심각한 부진에 빠졌던 상황. 올해에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 당선과 금리 인상으로 인한 달러화 강세, 그리고 신흥시장을 주요 키워드로 꼽을 수 있다.

아쉽게도 올해 역시 먹구름이 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가장 큰 문제는 트럼프 리스크다. 오는 20일 드디어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한다. 트럼프는 작년 미국 대선부터 극심한 보호무역주의자로 세계 무역 불안정성을 키웠었다.

만약 트럼프가 공약처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한미FTA 등을 미국에 유리하게 재협상하거나 파기한다면 국내 업체들은 미국 시장 공략에 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GM의 중소형 차량 생산기지를 맡고 있는 한국지엠을 비롯해, 닛산 로그 위탁 생산을 맡아 북미로 수출하는 르노삼성, 멕시코 등지에 공장을 운영하는 현대ㆍ기아차까지 예상되는 피해는 광범위하다.

달러 강세가 지속된다면 이런 트럼프 리스크로 인한 피해가 완화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다. 달러가 비싸면 상대적으로 국산차 가격이 저렴해지면서 시장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 미국 연방준비위원회(FED)가 내년에 금리를 계속 인상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친 만큼 달러화 강세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흥시장이 다시 살아날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도 높다. 일각에서는 달러화 강세가 계속되면 신흥시장에서 돈이 빠져나가면서 위기가 길어질 거라는 추측이 나온다. 반면에 원유ㆍ원자재 가 상승 등으로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기대도 설득력이 높다.

미국 경기가 회복되고, 유가 상승에 따른 산유국 유동성이 확보되면 세계 시장에 소비 심리 개선으로 인한 긍정적인 영향을 기대해볼만 하다는 전문가들 주장도 나온다.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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