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NH투자증권, 자산관리 리포트 발행...디폴트옵션 활용도 고려해야

[한스경제=박종훈 기자] 고금리·고물가 상황이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연금소득을 중심으로 한 노후 자산관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NH투자증권의 100세시대연구소는 13일 리포트를 내고 연금자산 관리는 수익성보다 안정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제안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기대수명은 2021년 83.7세에 달하고 있다. 이는 10년 전에 비해 3.3년이 늘어난 것이다. 의료기술 발달로 수명 증가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가 하면 코로나 팬데믹으로 시작된 최근의 고물가 상황은 40년 만에 가장 큰 규모의 인플레이션이라고 일컬어지고 있다. 경기의 회복은 예상보다 몹시 더딘데, 1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악재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자산 규모가 커서 금융소득이 많은 이들도 있겠지만, 대부분 직장인들은 은퇴 후 연금이 주된 소득원일 것이다. 따라서 이와 같은 연금자산은 수익성보다는 안정성이 강조되어야 한다. 더욱이 경기 침체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분분한 최근에는 더욱 신중을 기해야 한다.

100세시대연구소 정병희 연구위원은 최근의 고금리 상황에선 성장주보다는 가치주 중심 펀드로 연금자산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기를 제안한다.

가치주란 기업의 실제 가치보다 낮게 거래되고 있는 주식을 가리킨다. 이런 곳에 투자는 말 그대로 ‘가성비' 높은 선택이다. 그에 반해 성장주는 미래에 기업의 가치가 높아질 것을 예상하고 투자해야 한다.

전 세계 각국의 긴축정책이 본격화하기 전 저금리 상황에서 성장주는 각광을 받았다.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기업들은 날개를 폈다. 투자시장이 뜨거워진 만큼 잘 고른 성장주의 수익률은 매우 높았다.

고금리=가치주, 저금리=성장주라는 공식이 매번 정답이 될 순 없다. 그러나 연금자산처럼 노후자산 운용의 개념에서 접근하자면 장기적 투자를 감안해야 할 텐데, 이를 고려하면 가치주 투자가 더 안정적인 선택지라는 것이다.

비슷한 맥락에서 채권 투자가 최근 급증하고 있는 것도 같은 사례다. 2022년 말 국내 개인투자자의 채권 순매수 규모는 20조 6113억원에 달한다. 이는 1년 전과 비교해 4배 이상 크게 늘어난 숫자다.

채권 투자는 고정적으로 받을 수 있는 이자수익에, 채권 가격 변동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자본차익도 기대할 수 있다. 부도위험이 없는 채권이라면 만기까지 보유할 경우 최소한 액면가를 상환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안정성도 보장되는 것이다.

연금자산의 투자를 직접 관리하기가 어렵거나 번거롭다면 지난해 7월부터 도입된 새로운 제도인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모두 39개의 퇴직연금 사업자가 259개 상품을 승인 받아 본격적으로 운영되는 제도다.

디폴트옵션은 말 그대로 사전에 지정한 방식으로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것이다. 4단계의 위험등급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디폴트옵션 제도가 도입된 것은 그동안 퇴직연금의 운용 수익률이 너무 저조했기 때문이다. 2021년 말 기준 약 300조원에 달하는 퇴직연금의 5년 평균 수익률은 1~2% 수준에 불과했다.

이는 두 가지 이유에서 기인했는데, 가입자들이 퇴직연금을 무관심 속에 방치하고 있었거나, 대부분 적립금이 예금이나 적금 등의 원리금보장 상품에 고스란히 모셔졌기 때문이다. 후자의 경우 디폴트옵션에서 초저위험 등급에 해당한다.

디폴트옵션 상품 중 은퇴 시점에 맞춰 안전 투자와 위험 투자의 비중을 자동으로 조절해 주는 타깃 데이티드 펀드(TDF)의 경우, 제도 도입의 취지와 가장 부합하는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는 당분간 안정적인 수입이 보장되는 가입 초기엔 위험도가 크지만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투자 비중을 높이다가, 은퇴를 앞둔 시기에는 안전 투자 비중을 높이는 배분을 가능하게 한다.

정병희 연구위원은 이와 함께 고금리 시대 자산관리에는 부채를 줄이는 것과 주택연금 활용 역시 강조하고 있다.

박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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