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임찬규. /연합뉴스
LG 트윈스 임찬규. /연합뉴스

[수원=한스경제 이정인 기자] 절치부심하며 올 시즌을 준비한 임찬규(31·LG 트윈스)가 ‘마당쇠’로 변신한다.

염경엽(55) LG 감독은 23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 시범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임찬규는 롱릴리프로 시즌을 시작할 거다. 다만 선발진에 구멍이 생겼을 때 빠진 선수 대신 들어갈 수 있도록 선발로도 준비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휘문고를 졸업하고 2011년 2차 1라운드(전체 2순위)로 LG에 입단한 임찬규는 2013년까지는 주로 중간계투로 뛰었다. 2014년부터 2년간 경찰야구단 복무를 마치고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선발 투수로 전향했다. 2018년과 2020년 두 자릿수 승수를 올리며 LG의 토종 에이스로 활약했다. 그러나 2021시즌 90.2이닝밖에 소화하지 못하며 1승을 올리는 데 그쳤고, 지난해에도 6승 11패 평균자책점 5.04로 부진했다.

그는 지난 시즌을 마친 뒤 생애 첫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었으나 권리 행사를 1년 연기했다. 최근 2년간 스스로 납득할 만한 성적을 올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1년 더 LG 유니폼을 입고 만족할 만한 성적을 올린 뒤 FA 권리 행사에 도전하기로 마음먹었다.

LG 트윈스 임찬규(가운데). /구단 제공
LG 트윈스 임찬규(가운데). /구단 제공

누구보다 의욕적으로 올 시즌을 준비했다. 팀 스프링캠프가 열리기 전인 지난 1월 일본 오키나와로 넘어가 오승환(41·삼성 라이온즈)과 함께 일찌감치 몸을 만들었다. 스프링캠프도 어느 때보다 성실하게 소화했다. 염 감독은 “(임)찬규가 정말 이 악물고 열심히 준비했다”고 말했다.

임찬규는 시범경기에서 쾌조의 컨디션을 과시하고 있다. 3경기 모두 구원 투수로 나서 8이닝 8탈삼진 1실점(1자책)을 기록 중이다. 16일 삼성전은 2이닝을 퍼펙트로 막았고, 20일 KIA 타이거즈전에선 4이닝 4피안타 1실점(1자책)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볼넷이 없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염 감독은 임찬규의 반등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지난해보다 완성도가 높아진 체인지업 때문이다. 그는 “(임)찬규가 스프링캠프 때 체인지업이 많이 좋아졌다. 팔 스윙이 좋아져서 속구와 체인지업을 던질 때 팔의 움직임이 같다”며 “타자들 눈에는 속구 같이 오는 듯 보여서 속구 타이밍에 방망이가 나오게 된다. 2스트라이크 이후 체인지업을 던졌을 때 스윙 비율이 90%에 이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선발과 불펜을 오가는 스윙맨은 화려하진 않지만 팀에 모자란 부분을 채워주는 소금 같은 존재다. 전천후 투수로 뛸 임찬규가 올 시즌 LG 마운드의 ‘키 플레이어’가 될 수 있다. 염 감독은 “결국 선발이 좋지 않을 때를 대비해야만 한다. 그럴 때 8~10승 정도 해줄 롱릴리프들을 보유하고 있다면 장기 레이스를 치르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힘주었다.

이정인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