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신사업 발굴 등 대기업 일자리 창출 역량 강화해야

[한스경제=박종훈 기자] 주요 대기업의 평균 연봉이 지난해 1억원을 넘어섰다. 하지만 인건비가 늘어났음에도 고용은 외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소장 오일선)의 조사에 따르면 국내 주요 12개 업종별로 매출 순위 10위 이내인 120개 대기업의 총 임직원 수는 지난해 기준 77만 2068명으로 나타났다. 2021년에 비해 4560명(0.6%)이 감소했다.

지난 2019년부터 매년 고용은 오르고 내리길 반복하고 있는 데 반해, 인건비 규모는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 지난 2019년 64조 3282억원이었던 것이 2022년엔 77조 1731억원으로 상승했다.

2021년 120개 대기업이 지출한 인건비는 74조 7720억원이었다. 1년 사이 인건비 지출은 2조 4011억원(3.2%) 늘었던 것이다. 이는 단순 계산으로 연봉 1억원인 직원 2만명 이상을 고용할 수 있는 규모다.

조사 대상인 120개 대기업 중 2021년에 비해 2022년 인건비 규모가 증가한 곳은 101개사였다. 즉, 임금 수준이 상승한 데 반해 고용이 줄었으므로, 임직원 개인의 보수도 늘었다. 지난 2019년에는 평균 연봉이 8523만원이었으나 매년 지속 상승해, 2022년엔 1억 196만원으로 억대 연봉에 진입했다.

특히 120개 대기업 중 '연봉 1억 클럽'에 이름을 올린 곳은 2022년 기준 36개사다. 지난 2019년엔 10개사에 불과했지만 매년 꾸준히 늘어났다.

물론 임원(미등기임원)과 부장급 이하 일반직원의 연봉을 구분해 살펴보면, 일반직원의 경우 9908만원으로 아직 억대 연봉에는 미치지 못한다. 임원의 평균 연봉은 4억 4684만원이다. 두 집단의 보수 격차는 약 4.5배 정도로 이는 2021년에 비해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다.

조사 대상인 대기업 중 직원들의 연봉 수준에서 단연 눈에 띄는 곳은 메리츠증권이다. 특유의 성과주의 문화를 앞세우고 있는 메리츠증권의 임직원 평균 연봉은 2억 29만원이다. 2021년의 2억 492만원보다 소폭 줄었지만, 2년 연속 2억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임원 평균 보수 역시 메리츠증권이 압도적인데 평균 13억 8031만원으로 120개 대기업 중 유일하게 10억원을 넘기고 있다. 2021년과 비교해도 2억원 넘게 늘어난 것이다.

일반직원의 평균 연봉은 NH투자증권이 1억 6844만원, 메리츠증권이 1억 6822만원으로 두 증권사가 나란히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다. 10위권 내에는 두 기업 외에도 6위 삼성화재 1억 3409만원, 10위 미래에셋증권 1억 2913만원 등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일반직원의 평균 연봉을 업종별로 보면 전자업종이 1억 1746만원으로 가장 높다. 또한 정보통신(1억 1615만원), 금융(1억 952만원), 자동차(1억 376만원) 등이 연봉 1억 클럽에 속한다.

그에 반해 유통상사(6118만원), 식품(5588만원) 등의 업종은 대기업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일반직원 연봉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임원들의 평균 보수를 업종별로 보면 일반직원 평균 연봉과 마찬가지로 전자업종이 6억 1336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그에 반해 ▲건설(2억 9628만 원) ▲운수(2억 5590만 원) ▲기계(2억 5311만원) ▲제약(2억 5179만 원) ▲식품(2억 4363만 원) 순으로 2억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이번 조사와 관련해 "자동화와 기계화 시스템 도입 증가 등으로 국내 대기업에서 단순히 인건비를 늘려서 일자리를 창출하는 방식은 이제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시대로 접어들었다”며 “다양한 신사업 발굴 등을 통해 기존에 없던 고용을 늘려나가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박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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