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북해 신규 석유 가스 개발에 과학자들 "새로운 개발 멈춰야"
IPCC 보고서에 주목..."기후 파괴적·수정된 전략 필요"
英 정부 "2050년 넷제로 목표 달성과 함께 석유·가스 계속 사용할 것"
북해 시추선 / 그린피스 영국 홈페이지
북해 시추선 / 그린피스 영국 홈페이지

[한스경제=정라진 기자] 영국 과학자들이 리시 수낙 영국 총리에게 새로운 석유·가스 개발을 중단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했다. 이는 지구 기온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 상승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이에 영국 정부는 석유와 가스 개발이 탄소배출을 줄이는 데 이점이 된다고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29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유니버시티칼리지 런던(UCL)의 크리스 라플리 교수와 마크 마스린 교수 등을 비롯한 과학자 700명은 정부의 새로운 넷제로(Net Zero, 탄소중립) 발표에 대한 비판적인 입장이 담긴 서한에 서명했다. 이 서한에는 세계가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선 새로운 석유와 가스 개발이 없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영국 정부는 북해의 신규 석유 및 가스 개발을 '에너지 안보의 날(energy security day)'에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발표에는 그 밖에도 향후 20년 간 약 200억파운드 상당의 탄소 포집 및 저장 투자 재생 가능 에너지의 강화 확대 등의 내용에 포함된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지구 온난화가 1.5℃를 초과한다면 재앙적 결과를 초래한다"며 "향후 수정된 넷제로 전략에 유전 및 가스의 새로운 개발을 승인해선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이와 함께 영국 정부의 정책이 ‘기후 파괴적’이라며  수낙 총리의 입장 표명을 촉구했다.
 
한편 케임브리지대학의 에밀리 슉버그 제로 이사는 "지금은 과거가 아닌 미래 기술에 투자해야 할 때이다"며 "화석연료의 사용은 우리와 우리 자녀, 모두의 자녀에게 위협이 되며 녹색혁신으로 구축되는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데 세계를 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는 수정된 넷제로 전략의 핵심 목표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영국 노동당도 현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며 적극적인 넷제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노동당 비서관인 에드 밀리밴드는 "이번 서한은 (넷제로 관련) 주류의 합의가 금전적인 측면에서 잘못된 선택이고, 에너지 안보 요구의 해결과 좋은 일자리 창출을 힘들게 한다"며 "과학자들은 기후 파괴적 경로에서 진로를 변경해야 한다고 정부에 확실히 경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부 장관들의 넷제로를 위한 방향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했다. 현 정부 장관들은 탄소 포집 및 저장(CCS)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이는 탄소 포집 및 저장(CCS) 투자가 석유 및 가스 개발의 지속적인 기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이 기술(CCS)이 규모 측면에서는 아직 입증되지 않았다"고 우려했다. 

이 밖에 영국 정부 관료들은 넷제로의 주요 권장 사항 가운데 일부분을 무시하기로 결정했다. 주택을 건설할 경우, 태양광 설치를 의무로 한 주택 단열 프로그램을 없앨 예정이다. 풍력 발전에 대한 구체적인 목표도 세우지 않을 계획이다. 

정부는 원론적인 입장을 내놨다. 영국의 에너지 안보 및 넷제로 대변인은 "영국은 경제를 성장시키면서 다른 G7 국가보다 빠르게 탈탄소화했으며 재생 및 원자력 기술에 투자하려는 정부의 계획은 넷제로를 달성하고 경제를 부양하는 동시에 거의 50만개의 보수가 좋은 녹색 일자리를 지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영국 정부는 세계 선두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어 대변인은 "최저 비용으로 에너지 안보와 넷제로를 이행하는 것은 해상 풍력 등 자체 개발 에너지에 투자하는 것을 의미한다"며 "그러나 모든 분야에서 영국은 2050년 넷제로 목표 달성과 함께 석유·가스를 계속 사용할 것이며 기후변화위원회(CCC)도 수입을 대체하는 국내 생산에서 탄소배출의 이점이 있을 수 있다는 데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서한은 서명자들에 한 해 36시간 동안만 공개됐다. 에밀리 슉버그 제로 이사는 "(서한에) 영국 전역 과학자들의 관심이 강하다는 것을 보여준는 것으로 이 사람들은 모두 해당 분야의 전문가이다“고 가디언 측에 전했다.

 

정라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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