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인터뷰 ①]조태룡 강원FC 대표 "난 굶주린 진돗개 같은 느낌"

정재호 기자l승인2017.01.04l수정2017.01.04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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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태룡 강원FC 대표이사/사진=강원FC 제공

[한국스포츠경제 정재호] 4년 만에 K리그 클래식으로 돌아온 강원FC 구단이 축구계에 큰 이슈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올 겨울만큼 주목 받았던 때가 있었나 싶을 만큼 승격보다 그 이후의 파격 행보가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선봉에는 2016 3월 부임한 조태룡(53) 구단 대표이사가 있다.

평소 조 대표를 아는 주변 사람들은 강원의 광폭 행보에 별로 놀라지 않는 눈치다. 즉흥적인 움직임이 아니란 걸 알기 때문이다. 조 대표는 본지와 신년 인터뷰에서 전력 강화에 팔을 걷어붙인 자신을 “굶주린 진돗개 같은 느낌”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면서도 즉흥적이 아닌 철학과 소신대로 움직이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가 말하는 철학과 원칙은 무엇일까. 다음은 조 대표와 일문일답.

◇ ”광폭 행보? 아직 안 끝났다”

-먼저 강원FC의 클래식 승격을 축하한다. 원동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최윤겸) 감독님과 선수들, 강원 팬, 최문순(61) 강원도지사님 이하 많은 분들이 한 마음 한 뜻이 돼 결과를 만들었다.  

-2017년 가장 주목 받는 구단 중 하나가 강원FC. 그만큼 기대가 쏠린다는 의미인데.

“기대가 많다. 약간 어리둥절했던 것은 특별히 잘한 건 없다고 생각하는데 기대를 해주셔서 당황하고 있다. 왜냐하면 정상적으로 해야 될 일을 하고 있을 뿐 특별히 잘했다 이런 건 아니기 때문이다. 차근차근 하나씩 준비하면서 과정을 밟고 있는데 관심을 주셔서 감사하다.  

-승격 그 뒤가 광폭 행보라고 할 만큼 파격적이다. 시즌 종료 후 이근호(32)를 신호탄으로 연일 공격적인 영입 소식을 전하고 있다. 강원FC를 단숨에 K리그 최고의 이슈메이커로 만들어 놓았는데.

“다른 의도를 가진 전략적인 움직임은 아니다. 목표를 세우고 과업을 밟아나가고 있을 뿐이다. 선수들 하나하나가 큰 스타들이기 때문에 한 사람 한 사람씩 그들의 스타성을 팬들한테 전해주고 싶었다. 아침에 출근할 때 기분 좋으시라고 보도자료는 주로 아침에 내보낸다. 주말에는 늦잠 좀 주무시라고 천천히 내보낸다.(웃음)  

-2016시즌 K리그 최우수선수(MVP)인 정조국(33)은 국내외적으로 영입 경쟁이 치열했던 걸로 아는데 어떻게 데려왔나.

K리그 MVP K리그에서 뛰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J리그에 뺏기면 안 된다는 생각이 강했다. 그를 대한민국 최초의 2년 연속 MVPㆍ득점왕으로 만들 수 있다는 확신이 있기 때문에 영입을 적극 추진했다. 영입 과정은 모든 선수가 다 힘들다. 이근호, 오범석(32), 김승용(32) 등 기타 여러 선수들과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쉬운 일이 어디 있겠나. 하나의 꿈, 하나의 목표로 마음이 통해 한 배를 타고 대장정을 시작하게 됐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진출을 위해 전북 현대와 FC서울에 밀리지 않는 스쿼드를 만들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추가로 영입을 추진하는 선수가 또 있나.

“있지 않겠나. 아직 끝나지 않았다. 외국인 선수가 남아 있다. 국내 선수 역시 만족은 없다. 나는 굶주린 진돗개 같은 느낌이다.

-일각에선 이런 광폭 행보에 대해 재정이 넉넉하지 않은 도민구단으로 무리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시각도 있는데.

“내가 원래 그 분야의 전문가다. 경영 전문가다. 살면서 지금까지 약속을 안 지킨 적이 없다. 자신감 있게 가고 재무적으로도 걱정은 없다. 복안이 있다. 그 복안은 내 몸값이기 때문에 밝힐 수는 없다.(웃음)

-경기적인 면에서는 조직력을 염려하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그런 게 염려가 안 되면 누구나 우승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염려는 당연하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면 재미있을 것이다. 기대하시라. 

◇ ”스포츠업의 본질은 제조업”

-넥센 히어로즈 단장 출신으로 프로야구단에 이어 축구단 운영도 성공의 길을 걷고 있다는 평가인데.

“일단 그런 평가를 해주셔서 감사하지만 아직은 아니다. 사실 축구단 운영은 불과 1년도 안 됐다. 이제 9~10개월차다. 조금 더 지켜봐 달라. 혹시 실패하더라도 박수를 쳐 달라. 성공을 예단하기 어렵다. 조금 더 성공 모델을 만들어 갈 것이다. 

-두루 운영해본 사람으로서 야구단과 축구단의 차이점이 있다면.

“지금 이 자리에서 다 말하기 어려울 만큼 방대하다. 내가 갖고 있는 경험들을 후배들한테 다 전달해줄 생각이다. 스포츠계가 차세대 먹거리가 될 수 있도록 먼저 현재를 가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야구는 사실 많이 발전돼 있지만 축구는 아직 그렇지 못하다. 주식으로 따지면 야구가 가치주라면 축구는 저평가주다. 다만 야구 쪽에서는 의사 결정권자의 조력자였다. 2인자였으니까. 여기는 의사 결정권자니까 조태룡 색깔로 구단을 운영한다는 차이점이 있다.

-본인만의 남다른 구단 운영 철학이나 소신이 있다면.

“철학은 원칙대로 하는 것이고 소신은 스포츠업의 본질이 제조업과 같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제조를 하는데 그 안에는 게임도 있고 디자인ㆍ미술ㆍ음악 등 여러 가지 전문 영역들이 함께 움직이는 것이다. 그런 걸 통해 한국 문화를 진흥하는 데 일익을 담당할 생각이다. 내가 용띠(64년생). 이제 그런 걸 할 나이가 됐지 않겠나.(웃음)  

-여러 직업을 거쳐 축구단 대표의 자리에까지 온 계기는.

“나는 어떤 일을 하든 몰두하는 편이다. 열심히 몰두하고 있으면 누가 와서 이것저것 해보라고 이직을 추천한다. 그렇게 길을 열고 공부하고 탐구했을 뿐이다. 운이 좋았다. 재미있는 것 같다. 요즘 화두가 융ㆍ복합이다. 그래서 직업을 다양하게 가지면 좋다. 

-평소 성격은 어떤지 궁금하다.

“많이 듣는 편이다. 주로 말하지 않고 질문을 한다. 야구단만 8년 정도하면 성격은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웃음)

◇ ”강원도민에게 희망과 자부심을”

-구단 운영 측면에서 강원FC를 앞으로 어떻게 끌고 갈 계획인지 청사진을 제시해 달라.  

“도민들께 강원도의 힘을 보여주고 자부심으로 만들어 드리고 싶다. 강원FC는 전혀 주목 받지 못했던 구단이다. 나도 오게 될지 몰랐는데 최문순 도지사님께서 강력하게 말씀하셔서 왔다. 건강하게 만들어 달라고 하시더라. 최 도지사를 인간적으로 신뢰한다. 물론 고민은 조금 했다. 팀이 2015 2부 리그(챌린지) 7위였다. 하위 팀으로 내 적을 옮기는 게 경력 관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고민했다. 그런데 경력 관리가 꼭 좋은 데만 가는 게 아니다. 축구를 바닥부터 배워보자고 생각했다. 운이 좋게 얼마 안 가 1부 리그에 승격했다. 가지고 있는 꿈은 빌드업한 선수들을 데리고 도민의 자부심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내가 대표로 총괄하는 책임자이니까 책임감을 갖고 최선을 다한다. 도민들에게 제작 과정을 보여드림으로써 제품의 품질이 우수할 것이라는 예측을 갖게 한다. 완성품은 고장 날 수도 있다. 그러나 제작 과정을 보여드림으로써 부실 공정이 아니라 제대로 된 공정에서 제품이 생산됐다는 걸 도민들은 이미 알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희망을 주고 이것이 강원도에서 만들어졌다는 자부심을 갖게 하고 싶다.

-끝으로 새해 인사와 각오를 곁들여 팬들에게 한 마디 한다면.

“우리가 ACL에 도전하고 있어 아마 입장권이 매진될 것이다. 연간 회원권을 빨리 좀 사주십사 당부 드린다. (“보통 팬 여러분 성원에 감사 드린다는 등의 말들이 나오는 것 아니냐”고 되묻자) 그럼 가독성이 떨어진다.(웃음) 내가 게임 제작자이다. 즐기세요.


정재호 기자  kemp@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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