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태룡 강원FC 대표이사/사진=강원FC 제공

[한국스포츠경제 정재호] 조태룡(53) 강원FC 대표이사는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K리그 클래식에 승격한 강원FC를 책임지기 전까지 5~6개의 직업을 거쳤다. 동종 업계의 회사로 이직한 숫자가 아니다. 전혀 다른 분야의 직업에 뛰어들어 성공가도를 달려왔다.

조 대표는 “이번 축구단 대표직이 거의 7번째 직업”이라며 “종류로는 제조ㆍ무역ㆍ영업 관리ㆍ금융ㆍ야구ㆍ축구 등이다. 향후 7~8번째도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그 중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보험왕’ 출신이라는 타이틀이다. 그래서인지 조 대표는 인터뷰에서 말을 참 잘 했다. 중간 중간 유머를 섞는 솜씨가 보통이 아니었다. 듣는 사람을 편하게 만드는 재주도 지녔다. 그러면서도 스스로는 “주로 남의 말을 경청하는 신중한 성격”이라고 소개했다.

무려 6~7개의 직군을 거쳐 지금이 있기까지 조 대표에게 가장 영향을 미친 인물은 다름 아닌 애플 창업자 고(故) 스티브 잡스였다. 조 대표는 “세상에서 두 번째로 존경하는 분이 잡스”라며 “나에게 지금도 계속 영향을 미친다. 그 사람이 나타나기 전과 후의 삶이 달라졌을 만큼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그로 인해 많은 좋은 일을 동시에, 여러 가지 할 수 있다는 걸 알았다”고 밝혔다. 이어 “물론 첫 번째는 부모님”이라고 웃었다.

세 번째로 영향을 받은 인물로는 존 헨리(68)를 꼽았다. 헨리는 미국 메이저리그 명문 보스턴 레드삭스와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리버풀의 구단주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유력 신문 보스턴 글로브를 소유하고 있기도 한 그의 회사 자산은 2006년 3월 11억 달러(약 1조3,300억원)에서 2016년 23억 달러(약 2조7,800억원)로 상승했다. 콩을 재배하는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헨리는 금융상품 중개업을 개척해 자수성가한 억만장자라는 점에서 잡스와 닮았다. 조 대표는 "그분들이 후배들을 위해 만들어놓은 방식을 한국에서 향유하고 있는 셈”이라고 했다.

조 대표에게 자수성가한 둘의 공통점은 호기심과 열정으로 요약된다. 이는 곧 도전정신이다. 조 대표가 ‘제2의 조태룡’을 꿈꾸는 수많은 스포츠 행정가 지망생들에게는 호기심과 열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이유다. 그래서 그는 더욱 다양한 직업을 경험해 보라고 조언한다.

조 대표는 “내 후배들은 25살에 일을 시작해 125년까지 산다고 하면 100년간 해야 하는데 한 가지 일만 하면 지루하지 않겠나”며 “지식은 갈수록 넓어지고 깊어진다. 이제는 한 가지 일만으로 지루할 수 있다. 몰두하고 공부하고 탐구하라”고 열린 직업관을 당부했다. 미래에는 자신이 후배들에게 잡스나 헨리 같은 롤 모델로 기억됐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빼놓지 않았다.

정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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