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신진주] 국내 3개 유통기업 오너들이 2017년 새해 신년사를 통해 비장함을 드러냈다. 이들은 일제히 ‘악재 속의 변화’를 경영화두로 제시했다.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각사 제공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발표한 2017 신년사에선 뼈를 깎는 경영 혁신을 통해 본업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한다는 절박함이 여실히 드러나 있었다. 내수불황에 정치적 불확실성, 글로벌 경기불황까지 겹치면서 유통업이 체감하는 위기는 다른 산업보다 크다.

▲ 롯데월드타워 전경/ 롯데물산

■ ‘변화’ 7번 강조한 신동빈 롯데 회장…조직개편 후 숙원사업 이행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신년사에서 ‘변화’를 7번 언급할 정도로 새로운 롯데를 향한 의지가 강했다. 신 회장은 "새로운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고, 변화를 이루지 못하는 것을 두려워해야 한다"고 말했다. 생존을 위해선 변화만이 유일한 답임을 강조한 것이다.

작년에 만신창이가 됐던 그룹의 분위기를 다잡고 새로운 롯데로 거듭나기 위해 제일 먼저 조직개편을 실시한다.

신 회장은 신년사에서 “정책본부가 축소 재편됨에 따라 각 계열사에서는 현장중심의 책임경영이 더 중요해질 것”이라며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예고했다.

이달 중으로 예고된 롯데 조직개편은 컨트롤타워인 정책본부를 7개실에서 4개팀으로 축소하고 각 팀이 유통, 화학, 식품, 호텔·서비스 등 4개 사업군을 지원하도록 할 것으로 보인다.

인사와 조직개편이 발표되고 나면 롯데그룹 투명성 강화, 최대 핵심안으로 꼽히는 호텔롯데 상장과 롯데월드타워 완전개장이라는 대형 이벤트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호텔롯데의 상장과 롯데월드타워 개장은 작년에 모두 진행됐어야 했지만 검찰의 대규모 압수수색과 총수들이 줄줄이 수사를 받으면서 경영일정에 차질을 빚었다.

현재 롯데 수사는 어느 정도 마무리 됐지만 박근혜 게이트 특검수사·오너일가와 임직원 횡령이 발목을 잡고 있어 이를 해결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신동빈 회장은 “올해는 창립 50주년이자 새로운 50년을 시작하는 중요한 해”라며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의지와 열정을 품고 변화와 혁신에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 서울 시내면세점이 들어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전경 /현대백화점

■ “새로운 길 모색”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면세점·패션 안정화 주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신년사에서 "과거의 성공요인이 미래를 담보해 주지 못하는 만큼 과거의 성공경험에서 물러서서, 성공을 위한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특히 "이 과정에서 한 순간 길을 잃고 실패를 겪는다 하더라도, 또 다시 새로운 길을 찾고 어려움을 이겨내면서 후배들에게 '자율과 창의라는 새로운 정신과 가치'를 남겨줄 수 있다면, 이것이 현대백화점그룹을 지속적으로 계승·발전시킬 수 있는 진정한 유산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새로운 길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굴해야 한다는 의미다. 정지선 회장은 현대백화점그룹이 처음 진출한 면세점 사업과, 몸집이 커진 패션사업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먼저 현대면세점은 ‘대형 럭셔리 면세점’이란 모토 하에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내 3개층(8~10층)을 리모델링해 1만4,005㎡의 면적으로 조성된다. 올 하반기 개장할 방침이며 면세점 사업이 조기에 안정화될 수 있도록 힘을 쏟을 것으로 예측된다.

작년 말 현대백화점그룹의 패션사업인 한섬은 SK네트웍스의 패션사업을 인수해 외형을 확대했다. 이로써 한섬은 이랜드, 삼성물산 패션부분(제일모직), LF에 이어 국내 4대 패션기업으로 거듭났다. 고객이 원하는 본질적 가치를 찾아 패션사업에서의 강자로 거듭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한다.

▲ 스타필드 하남 외관 /신세계

■ 자체브랜드·스타필드·편의점 등 ‘정용진 사업’ 박차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성공하는 기업은 변화할 수 밖에 없어서 변화하는 것이 아니라 변화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오기 전에 먼저 바꾸는 게 특징”이라며 혁신을 강조해 왔다.

신세계그룹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신년사를 발표하지 않았지만, 정용진 부회장의 경영 신념은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정용진 부회장은 2017년 이마트의 자체 브랜드 강화와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안착, 편의점 ‘위드미’ 확대에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정 부회장은 2016년부터 공격적으로 노브랜드 피코크 등 자체브랜드 상품의 수와 판매 채널을 확대하고 있다.

신세계 역량을 총동원한 혁신의 성과로 꼽은 스타필드는 올해 7월 고양을 비롯해 인천 청라, 경기 안성, 경남 창원 등 전국으로 확대할 것이다.

또 정 부회장은 2016년말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을 통해 이마트를 완전히 장악하게 됐다. 신세계그룹의 현금창출원인 이마트를 장악하면서 자체브랜드, 복합쇼핑몰, 편의점 등 ‘정용진 사업’에 투자가 확대될 전망이다. 

신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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