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2023 ESG 글로벌 스탠다드 컨퍼런스' 개최 
ESG Book CEO 다니엘 클라이어, '글로벌 ESG 공시 및 평가와 방향' 발표
"ESG, 사회·기후분야 더 중요해지는 흐름…'종의 다양성' 등 기후문제까지 포괄"
23일 CDP Korea 한국위원회가 주최하고 한국회계학회와 성현회계법인이 공동 주관하는 '2023 ESG 글로벌 스탠다드 컨퍼런스'가 개최됐다. / 성현회계법인 제공 
23일 CDP Korea 한국위원회가 주최하고 한국회계학회와 성현회계법인이 공동 주관하는 '2023 ESG 글로벌 스탠다드 컨퍼런스'가 개최됐다. / 성현회계법인 제공 

[한스경제=김동용 기자] 현재 ESG의 단계가 1.0 버전(Version)에서 2.0 버전으로 넘어가는 흐름이며, ESG 2.0을 맞이한 전 세계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ESG 1.0이 유럽연합(EU)과 미국 등 주요국을 중심으로 비교적 오래된 정보에 기반해 과거지향적인 모습을 보였다면, ESG 2.0은 실시간으로 신(新)기술을 활용하면서 사회·기후분야에 더욱 무게가 실리고 대형공급망을 보유한 아시아가 제대로 된 ESG를 정립하고 실현하는 게 중요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23일 CDP Korea 한국위원회가 주최하고 한국회계학회와 성현회계법인이 공동 주관하는 '2023 ESG 글로벌 스탠다드 컨퍼런스'가 서울 여의도 글래스드호텔에서 개최됐다. 

'대한민국의 지속가능한 미래'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컨퍼런스는 △ESG 공시평가와 글로벌 현황 △TCFD 기반 기후리스크 관리 및 대응방안 △공급망 관리와 스코프(Scope)3 평가△금융기관의 임팩트 투자의 미래 등 4개 파트로 진행됐다. 

첫 번째 파트 'ESG 공시평가와 글로벌 현황'에서글로벌 ESG공시 플랫폼 ESG Book의 CEO(최고경영자) 다니엘 클라이어(Daniel Klier)는 '글로벌 ESG 공시 및 평가와 방향'을 주제로 견해를 밝혔다. 

ESG Book은 글로벌 ESG 흐름에서 3가지 강력한 요인이 나타나고 있다고 봤다. 

우선 전 세계적으로 130조 달러(약 17경 378조원)의 투자가 이뤄질 만큼 투자자들의 성향이 바뀌고 있으며, 지난해 발표된 글래스고 기후협약에 따라 '넷제로'(Net Zero) 투자도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기후위기 관련 프로세스에도 더 적극적인 투자(개입)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글래스고 기후협약에는 한국도 참여하고 탄소 감축량 목표를 국제사회에 공표했다. 당시 한국은 2018년 배출량 대비 40%를 감축하는 목표를 발표했으며, 메탄 배출량을 30% 감축하는 '국제 메탄 서약'에도 서명했다. 

세계 각국의 규제당국이 ESG를 바라보는 시각도 변화하고 있다. 이에 ESG Book은 최근 3700개 이상의 규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클라이어 CEO는 "전 세계 규제당국이 ESG 규제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상황은 기회와 위기가 동시에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외부에서 ESG 성과가 잘 드러나는 기업일 수록 더 훌륭한 인재를 채용하거나 사회 문제에 적극적인 경향을 보이고 있는 점도 언급했다. 클라이어 CEO는 "ESG가 단순히 환경·사회·거버넌스분야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금융기관과 투자 형태를 바꾸고 있는 큰 형태라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ESG 글로벌 스탠다드 간 상관성. / ESG Book
ESG 글로벌 스탠다드 간 상관성. / ESG Book

과거에 비해 전 세계적으로 ESG가 확산하고 있는 추세이지만, 그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도 지적했다. 클라이어 CEO는 "가장 큰 과제는 (TCFD·SASB·GRI 등) 글로벌 스탠다드 간에 상관성이 굉장이 낮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 ESG Book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ESG 글로벌 스탠다드간 상관성은 대부분 50% 미만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UNGC(유엔글로벌콤팩트)와 GRI(국제 지속가능보고서 가이드라인 연구센터)의 상관성은 28%에 불과했다. SASB(지속가능성회계기준위원회)와 TCFD(재무정보공개협의체) 간 상관성은 7%로 10%에도 미치지 못했다. 

클라이어 CEO는 "두 번째 문제는 ESG 관련 공시율이 굉장히 낮다는 것"이라며 "전 세계 대기업들의 공시율은 스코프1·2의 경우 55%, 스코프3의 경우 33% 수준에 그친다"고 설명했다. 특히, TCFD의 경우는 2%에 불과했다. 

클라이어 CEO는 "그 외에도 다른 여러 도전 과제들이 있다"며 "투자자와 기업가들의 가장 큰 골칫거리는 데이터가 굉장히 수집하기 어렵고, 수작업인데다 데이터를 구하는 비용이 높다는 문제점이 있다. 만약 데이터를 구했다고 하더라도 해당 정보에 대한 신뢰 여부는 또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전 세계 대기업들의 ESG 관련 공시율. / ESG Book 제공 
전 세계 대기업들의 ESG 관련 공시율. / ESG Book 제공 

클라이어 CEO는 앞으로 ESG가 아동학대·노동권 침범 등 인권·사회문제를 비롯해 '종의 다양성'을 포함한 기후위기 문제를 더욱 정밀하게 포괄할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투자자들의 시각에서 기후위기로 종의 다양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많은 시스템이 무너질 것이라는 우려가 이미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속가능한 ESG를 위해 앞으로 중요한 이니셔티브로는 △환경·사회·거버넌스를 포괄적으로 보는 업계 전반에 걸친 이슈 △유럽에 비해 재무적 성과에 더욱 초점을 맞춘 미국의 ESG 글로벌 스탠다드 △글래스고에서 지난해 발표됐으며 ESG와 관련한 글로벌 회계기준을 정립한 기후협약 등 3가지를 꼽았다. 

클라이어 CEO는 "현재 ESG는 1.0 단계로 볼 수 있다. 많은 기업들이 ESG와 관련해 단순한 활동을 하고 있으며 이조차도 대부분 선진국에 국한된다"며 "그러나 2.0은 완전히 다른 세상이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실시간 기술을 활용해 활동할 것이며, 대부분의 대형공급망을 보유한 아시아가 ESG를 제대로 정립하고 실현하는 것이 중요해 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동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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