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김재웅] 2017년은 현대차그룹에 시련과 기대라는 화두를 동시에 던졌다. 포화상태인 내수시장, 회복세가 불투명한 글로벌 경제, 트럼프발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능성은 열려있다. '내실강화, 책임경영'의 탄탄한 기초에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의 부자간 경영 등 현대차의 저력은 올해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 “공격은 최선의 방어다” 목표량 상향 설정

정몽구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올해 목표 판매량을 역대 최대인 825만대라고 발표했다. 작년 기준 현대ㆍ기아차 성적은 788만대. 무려 37만대를 더 팔아야 한다. 작년 목표량이 813만대였다는 것을 감안해도 800만대 이상 판매 실적을 거둬야 한다.

그런데 현대ㆍ기아차가 800만대 이상을 팔았던 것은 2014년과 2015년 두 해에 불과하다. 시장 전망이 좋은 것도 아니다. 일단 내수시장은 하락세를 계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ㆍ기아차는 작년 10월 역대 최초로 내수 점유율 50%대까지 떨어지는 등 끝 모르는 내수 부진에 빠져있다.

글로벌 시장 전망은 더 나쁘다. 경기 침체는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달 트럼프가 대통령에 취임하는 미국은 앞으로 관세를 높이는 등 보호무역주의 정책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 수출벽이 더 높아지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 회장의 경영방침을 지지하는 여론이 잇따른다. 목표를 달성할만한 충분한 무기가 준비돼있기 때문이다. 목표 판매량을 100% 달성하기는 어려워도 판매량 800만대는 무난하게 넘을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 입장이다. 신년사를 보면 구체적인 내용이 소개돼있다.

 

◆ 무기는 SUVㆍ아이오닉ㆍ제네시스

▲ 현대차그룹은 아이오닉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출시로 친환경차 라인업을 완성하는 등 전략으로 글로벌 위기를 타계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차그룹의 목표달성을 위한 가장 강한 무기는 친환경차다. 현대차그룹은 친환경차 개발에 몰두하며 수준 높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2020년까지 28종 이상의 친환경차 출시 계획도 갖고 있다.

올해 주목할만한 친환경차는 역시 아이오닉이다. 현대차는 올해 아이오닉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글로벌에 출시하며 하이브리드-일렉트릭 등 아이오닉에 친환경차 풀 라인업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그랜저 하이브리드, 니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등도 내놓으면서 현대차는 든든한 친환경차 라인업으로 세계 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다.

여기에 제네시스 라인업 완성도 올해 현대차그룹에서 기대할만한 소식이다. 제네시스는 작년 11월 브랜드 론칭 1주년을 맞으면서 세계 고급차 시장에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내수고급차 시장 점유율은 이미 50%에 달하는 상황. 아직 미국에서는 매달 판매량이 1,000대 수준이지만, G70이 중형차 시장 공략에 나서면 분위기는 반전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SUV 라인업 확대 계획 역시 현대차그룹이 올해 좋은 기대하는 이유 중 하나다. 현대차그룹은 소형 SUV 크레타에서 대형 SUV까지 라인업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 부진 원인으로 ‘세단 중심 라인업’이 꼽혀왔던 까닭이다. 기아차의 대형 SUV 콘셉트카인 텔루라이드 양산화 가능까지도 점쳐진다.

 

◆ 우수한 생산능력과 기술도 한몫

▲ 정몽구 회장이 지난 10월 현대차 중국 창저우 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기념 서명을 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올해부터 현대차그룹이 10개국에 35개 생산공장 체계를 갖추게 되는 것 또한 목표 판매량 825만대의 현실 가능성을 높힌다. 공장 출고 수량이 판매량으로 이어진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 전언. 올해부터 825만대를 생산할 수 있게 된 현대차그룹이 목표를 이루는 것도 불가능하지는 않다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작년 5월에 기아차 멕시코 공장, 10월에 현대차 중국 창저우 공장 가동을 시작했다. 작년에는 각각 10만대, 4만대를 생산했지만 올해에는 25만대, 17만대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올해 문을 여는 충칭공장에서는 4만대 생산이 가능하다고 현대차는 보고 있다. 이렇게 늘어나는 생산량이 총 32만대. 정확하게 올해 늘려야 하는 판매량이다.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의 활약도 주목할 만 하다. 정 회장은 철강과 건설 부문에서 “첨단 소재 개발을 확대하여 완성차의 품질 경쟁력을 더욱 향상시키고 새로운 공법 개발과 고부가가치 사업 확대를 위해 더욱 노력해 줄 것”을 주문했다.

현대모비스는 올해에도 국제가전박람회(CES 2017)에 2년 연속 참가하는 등, 국내 최고의 자동차 부품사 역할을 해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서울 강남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GBC) 착공도 현대차그룹에게는 경사다. 현대차 그룹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 상징이 될 GBC는 현대차 그룹 본사로 국내외 전 사업장을 연결하는 중추 적인 역할을 해낼 것으로 기대된다.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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