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너의 이름은.' '여교사' '사랑하기 때문에' '패신저스' 포스터

[한스경제 양지원] 새해를 맞아 다양한 신작 영화들이 줄지어 개봉한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부터 차태현-김유정의 ‘사랑하기 때문에’, 제니퍼 로렌스의 ‘패신저스’등이 4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과연 어떤 영화가 ‘마스터’의 거침없는 흥행을 꺾을지 관심이 쏠린다.

■ 아름다운 꿈의 세계 ‘너의 이름은.’

개봉을 앞둔 영화 중 박스오피스 1위가 유력한 작품이다. 지난 달 31일과 1월1일 대규모 유료 시사회를 열고 관객몰이를 한 ‘너의 이름은.’은 벌써부터 관객들의 호평이 잇따르며 실시간 예매율 1위(3일 영진위 통합전산망 기준)를 기록했다.

꿈속에서 몸이 뒤바뀐 도시 소년 타키와 시골 소녀 미츠하, 만난 적 없는 두 사람이 만들어가는 기적과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그린다. 일본에서 1640만 관객 돌파라는 경이로운 흥행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작품이다.

애니메이션임에도 불구하고 실사 영화에 뒤떨어지지 않는 완성도를 자랑한다. 특히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연출력이 장관이다. 다른 세계에 사는 두 사람의 다름과 이어짐을 통해 생겨난 ‘거리’의 드라마를 압도적인 영상미와 스케일로 그려낸다. 아름다운 도쿄 풍경, 정취가 담겨 있는 이토모리 마을 등 황홀한 배경이 눈을 즐겁게 한다.

■ 질투, 열등감...‘여교사’

‘여교사’는 심리 드라마에 가깝다. 계약직 여교사 효주(김하늘)가 이사장 딸로 정규직 교사 자리를 치고 들어온 혜영(유인영)의 남학생 재하(이원근)을 빼앗으려 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담았다.

영화는 번지르르하게 성공하지 못한 30대 여성의 무기력한 삶을 적나라하게 표현한다. 특히 그동안 사랑받는 캐릭터만 연기한 김하늘의 무표정한 연기가 압권이다. 누구에게도 알리고 싶지 않은 비밀을 파고드는 듯 한 김태용 감독의 날카로운 연출력과 섬세한 감성이 돋보인다. 고급스러운 사운드와 음악이 영화의 생동감을 더한다.

다만,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릴 수 있는 영화다. 러닝타임 내내 긴장감이 감돌지만, 상업영화와는 거리가 멀다.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 판정을 받은 만큼 다소 높은 수위와 표현이 눈에 띈다. 파국으로 치닫는 세 남녀의 망가진 모습이 긴 여운을 남긴다.

또한 ‘거인’으로 연출력을 인정받은 김태용 감독의 ‘심리 파고들기’는 이번 영화에서도 빛을 발한다.

■ 따뜻한 가족영화 ‘사랑하기 때문에’

전 세대가 모두 무난하게 볼 수 있는 영화다. ‘사랑하기 때문에’는 이름도 나이도 자신에 대해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기억상실 작곡가 이형(차태현), 그런 이형의 비밀을 유일하게 알고 있는 차원상실 엉뚱소녀 스컬리(김유정)의 힐링코미디.

임신한 여고생, 가족과 멀어진 형사, 외로운 노총각 교사, 치매 노인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모습과 사랑이 따뜻하게 그려진다. 각기 다른 사람들의 모습을 보는 재미가 있다. 차태현 표 코미디가 돋보이며, 감동을 주기 위해 ‘신파’를 강조한 게 눈에 띈다. 전형적인 가족영화라 할 수 있다.

여기에 故유재하의 명곡이 영화의 감동을 더한다. 요즘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는 서현진과 김유정의 연기 역시 신선하게 다가온다.

■ 제니퍼 로렌스의 SF로맨스 ‘패신저스’

국내 관객들에게 인기 있는 제니퍼 로렌스가 크리스 프랫과 만나 시너지를 낸 작품이다. ‘패신저스’는 120년 간 동면 상태의 탑승객들이 탄 최고의 우주선 아발론호에서 매력적인 두 남녀 오로라(제니퍼 로렌스 분)와 짐(크리스 프랫)이 90년 일찍 깨어나면서 벌어지는 비밀과 위기를 그린 SF휴먼블록버스터.

광활한 우주를 배경으로, 최악의 상황에서 만난 오로라와 짐의 사랑이야기가 영화의 주된 메시지다. SF, 액션, 드라마가 영화 안에 다 있다고 하지만 결국 이들은 사랑을 외친다. 그러나 기존의 미국식 히어로에서 벗어난 스토리가 독창적이다.

우주를 배경으로 한만큼 풍성한 볼거리와 장관이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요소다. 국내 관객에게는 보편적인 남녀의 사랑이 더해진 것만으로 흥행의 덕목은 갖춘 셈이다.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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