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야구·축구·양궁 지도자들 오지에서 맹활약

한국프로야구 1세대 에이스 박철순이 지난 1일 스리랑카로 떠났다.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 단일 시즌 최다인 22연승이라는 불멸의 기록을 세운 박철순은 야구 불모지인 스리랑카에서 코치로서 스리랑카 대표팀을 지도한다.
   

박철순의 코치 파견은 작년 인천 아시안게임 때 대한체육회와 스리랑카 체육회가 맺은 스포츠 교루 양해각서에 따른 것이다.
   

야구의 불모지로 떠난 박철순은 출국 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분에 넘치는 사랑을 받은 선수다. 더구나 야구를 가르치는 일이기 때문에 전혀 고민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국의 스포츠 지도자들은 박철순보다 훨씬 앞서 스포츠 불모지에서 땀을 흘려왔다.
   

현재 베트남 야구대표팀의 사령탑도 정상평 감독이다. 전주고, 제주전문대, 탐라대에서 감독 생활을 한 그는 2001년 베트남으로 건너가 야구 보급을 시작했고 2010년부터 베트남 감독을 맡았다.
   

축구에서는 지난달 부탄이 2018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에 오르면서 유기흥 전 감독이 화제가 됐다.
   

1994년 미국월드컵 축구 예선에서 한국 국가대표팀 코치를 지낸 유 전 감독은 2007년부터 2년간 부탄 성인 축구대표팀과 청소년 대표팀을 지도했다. 유 감독에 앞서 부탄 축구대표팀을 맡은 이도 한국인 강병찬 감독이었다.
   

강 감독은 대표팀을 이끌다 암 투병 끝에 숨졌고, 그 대를 이어 유 감독이 지도하면서 부탄 축구를 성장시켰다.
   

괌에서는 김상훈, 동티모르에서는 김신환, 브루나이에서는 권오손이 축구대표팀 감독을 맡고 있다.
   

세계최강인 한국의 양궁 지도자들은 이미 전 세계로 진출, 각국 대표팀을 이끌고 있다.
   

이 중 눈에 띄는 감독은 아프리카의 가난한 나라 말라위에서 활동하는 석동은 감독이다.
   

석 감독은 이탈리아에서 활동하며 2003년 세계선수권 우승자 미켈레 프란질리, 2004년 아테네올림픽 챔피언 마르코 갈리아조를 길러냈다.
   

2005년부터 2009년까지 영국 국가대표를 이끌기도 했던 석 감독은 2010년 이탈리아로 복귀해 런던 올림픽 남자 단체전 금메달을 일궈냈다.
   

런던 올림픽이 끝난 뒤 유럽 각국이 석 감독 영입을 시도했지만 그가 택한 곳은 말라위였다.
   

"지금껏 나만을 위해 살았지만 인생의 십분의 일은 남을 위해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다"는 석 감독은 유엔이 가난한 나라의 경제 자립을 돕기 위해 진행하는 '밀레니엄 빌리지 프로젝트'에 참가했다.
   

말라위 중에서도 오지인 구믈리라 지역에 배치된 석 감독은 문화 활동의 일환으로 청소년들에게 양궁을 가르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최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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