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사진=연합뉴스

 

[한국스포츠경제 김재웅]자동차 업계에 트럼프발 보호무역주의가 현실화할 조짐이 나타난다. 트럼프가 '관심병'이라는 주장이 나오면서 발언의 진정성에 대한 의심도 제기됐다.

트럼프는 3일 자신의 SNS를 통해 미국 제네럴모터스(GM)가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해 국내로 들여오는 ‘셰비 크루즈’에 대해 높은 관세를 물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트럼프는 멕시코로 공장을 이전하려던 포드를 압박해 계획을 무산시킨 바 있다. 당시 포드는 멕시코로 소형차 공장 이전을 강행하려 했지만 트럼프의 압박에 결국 3일 이전 발표를 철회했다.

취임이 2주 가량 남은 트럼프가 벌써부터 자동차 업계를 압박하는 상황에 업계는 긴장을 늦추지 못하는 모양새다. 만약 트럼프가 보호무역주의를 시행한다면 미국 수출에 적지 않은 악영향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는 미국에 공장을 각 1개씩을 가지고 있지만 현지 생산 비중이 70%, 36% 수준에 불과하다. 특히 마진이 높은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는 전량 국내 생산분을 수출하고 있어서 타격이 불가피하다.

특히 글로벌 GM에서 아베오, 트랙스, 스파크 등 소형차 생산기지 역할을 맡고 있는 한국지엠은 이중고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이미 작년 한국지엠은 GM의 저조한 실적에 따른 10% 수준 수출량 감소를 겪었다. 그런데 트럼프 쇼크까지 우려되면서 수출이 더 줄 것으로 우려된다.

르노삼성도 북미 수출용 닛산 로그를 부산 공장에서 생산 중이다. 작년 기준 연 생산량이 13만6,309대에 달한다.

그나마 대책이 있는 곳은 현대·기아차다. 미국에 제 2공장을 증설하는 것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2공장 증설은 노조와의 관계와 건설비용 등으로 계획이 유보 상태였다. 그런데 트럼프 쇼크가 구체화되면서 재논의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다만 트럼프의 이 같은 발언이 허언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른바 ‘스냅챗 대통령’이다. 미국의 칼럼니스트 데이비드 브룩스는 3일 트럼프가 순간적인 관심을 끄는 데만 관심이 있다고 비판하며 SNS인 스냅챗에 비유했다. 스냅챗은 상대방이 메시지를 확인하면 10초 후에 삭제되는 휘발성 SNS다.

브룩스는 칼럼을 통해 트럼프가 실제로는 권력에 관심이 없고 출연 그 자체를 목적으로 하며, 논리로 작동하는 사람이 아니라 그의 발언이 결과나 이행, 결정 등과는 거리가 멀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트럼프가 관세를 물려야 한다고 주장했던 쉐보레 셰비 크루즈는 멕시코가 아닌 미국에서 생산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알지도 못하는 사실에 대해 허언을 쏟아낸 셈이다.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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