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최지윤] 6년 만에 돌아온 성현아는 변함이 없었다. 성매매 사건으로 곤혹을 치렀지만, 공백기가 무색할 정도로 성숙되고 안정된 연기를 펼쳤다.

성현아는 지난달 15일부터 연극 ‘사랑에 스치다’ 무대에 오르고 있다. ‘사랑에 스치다’는 사람과 사랑으로 인해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세 인물의 이야기를 그렸다.

극중 성현아는 사랑에 두려움을 가진 독신주의자 영어교사 은주 역을 맡았다. 은주는 여행 사진작가인 엄마와 공무원 아버지의 결혼 생활을 보고 독신주의자가 됐다. 대학 때 짝사랑한 선배를 우연히 다시 만나지만, 다른 사람과 결혼한 모습을 보고 가슴앓이를 한다. 고등학교 수학 선생 동욱(김지완)을 만나면서 마음을 연다.

‘사랑에 스치다’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드라마틱한 사건이나 큰 갈등 요소도 없다. 현실적이면서 진솔한 이야기는 관객들의 공감을 자아냈다.

성현아는 이번이 첫 연극 도전이다. 전작인 드라마 ‘욕망의 불꽃’ 속 화려하고 독한 캐릭터에서 벗어나 잔잔한 연기를 선보였다. 기존의 악역 이미지는 전혀 떠오르지 않았다. 화장기 없는 수수한 모습으로 올라 무대 곳곳을 누볐고, 100분이 넘는 시간 동안 흡입력있는 연기로 관객들을 압도했다.

성현아는 제 옷을 입은 듯 무대에서 훨훨 날아 다녔다. “사람에게 받은 상처는 결국 사람이 약인 것 같다”는 은주. 주관이 뚜렷하고 자유분방한 모습은 성현아와 닮아 보였다.

배경음악은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20여곡의 창작곡과 기성곡의 조화가 돋보였다. 이문세의 ‘기억이란 사랑보다’ ‘사랑 그렇게 보내네’ 김광석의 ‘기다려줘’ 등이 귓가를 사로잡았다. 공연 말미 주인공들이 한 명씩 걸어나오며 김광석의 ‘기다려줘’를 부를 때는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성현아는 훌륭한 가창력은 아니었지만 진심을 담아 노래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사랑에 스치다’는 다음 달 5일까지 관객들을 맞는다. 사진=벨라뮤즈 제공

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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