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문선 교수/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한국스포츠경제 정재호] 제11대 프로축구연맹 총재 선거에 성남FC 대표이사를 지낸 신문선(59) 명지대 기록정보대학원 교수가 단독 입후보했다. 그 동안 기업 총수들이 도맡았던 관례를 깨고 신 교수가 단독 입후보할 만큼 한국프로축구 수장의 자리가 홀대 받는 데에는 경기 침체 및 최순실 사태 등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지난 6일 한국프로축구연맹은 2일 마감한 총재 선거 후보에 신 교수가 유일하게 등록했다고 밝혔다. 신 교수는 곧바로 기자회견을 열고 △비리근절ㆍ경영공정성 확보 △투명ㆍ윤리경영 △축구협회와 협치 △챌린지 리그의 자생력 확대 등 크게 4가지의 공약을 내걸며 당찬 출사표를 던졌다.

신 교수는 "전문 경기인 출신으로 은퇴 뒤엔 축구 해설가와 행정가로서 한국 축구의 문제를 지켜봤다"며 "지금은 자원ㆍ자산ㆍ수익의 선순환 구조가 이뤄지지 않고 불안정한 상태다. K리그의 문제는 타이틀 스폰서가 가져오는 몇 십억 원의 돈으로 해결되는 게 아니다. 정책과 제도를 대수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기업가 출신으로 당선의 최대 걸림돌인 연간 약 40억원 규모의 타이틀 스폰서 유치에 대한 복안에 대해선 “예를 들어 성남 시절 인건비를 200억원에서 120억원으로 줄였다. 총재가 되면 직접 영업할 것이다. 방송도 광고도 잘 안다. 그간의 총재와 다른 비지니스 모델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신 교수의 청사진과 달리 축구계에 나타나는 전반적인 분위기는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 당장 2017시즌 타이틀 스폰서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2015년 K리그 경영공시 자료에 따르면 총 243억9,600만원의 수입 가운데 중계권(65억원)과 타이틀 스폰서(35억원)가 차지하는 비중이 약 절반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 침체와 최순실 사태에도 직격탄을 맞았다. 현대중공업 부회장인 권오갑(66) 총재는 위기의 회사를 구하는 데 총력을 쏟고자 연임을 고사했고 전면에 나설 만한 다른 기업 구단주들은 최순실 게이트의 영향권에 놓여있어 움직이기가 껄끄럽다.

선수 출신의 축구계 관계자는 연맹 총재로서 누리게 될 명예와 권한보다 책임이 훨씬 큰 자리라는 점을 상기시켰다. 그는 “신 선배가 능력이 있는 건 알지만 쉽지 않을 것”이라며 “누구라도 연맹 총재를 맡게 되면 부담스럽다. 재정을 안정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스폰서 유치가 안 되면 자기 돈이라도 내놓는 자리다. 기업 상황이 안 좋고 시국도 그렇다. K리그를 맡아서 하게 되면 TV 중계권이라든지 다양한 문제가 걸려 있는데 희생정신이 동반되지 않으면 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게 부담스러우니까 연맹 측에서 굵직굵직한 회사들을 상대로 미팅을 했는데 전부 거부한 걸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맹 총재 투표는 오는 16일 열린다. K리그 클래식ㆍ챌린지 회원사와 대한축구협회 대표 등 대의원 23인이 찬반 투표를 한다. 신 교수가 과반을 득표(12표 이상)하지 못하면 다음 총재가 선출될 때까지 권 총재가 유임된다는 점도 표심에 영향을 미칠 변수다.

정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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