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이트진로와 후원 계약을 맺은 고진영/사진=하이트진로 제공

[한국스포츠경제 정재호] 박성현(24)의 뒤를 이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차세대 선두주자 고진영(22ㆍ하이트진로)이 최고 대우를 받으며 하이트진로 품에 안겼다. 경기 침체와 최순실 게이트의 영향 등으로 업계가 꽁꽁 얼어붙은 가운데 나온 이번 고진영의 계약은 실력뿐 아니라 인성과 장래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물이라는 진단이다.

2016시즌 KLPGA 대상에 빛나는 고진영은 지난 4일 하이트진로와 3년간 메인 스폰서 계약을 맺었다.

업계는 하이트진로 측의 발표대로 고진영이 국내 최고 수준의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관심사인 계약 규모에 대해 “보통 선수들과 계약할 때 금액은 오픈하지 않는 게 관례”라면서도 “3년 계약인데 아마 국내 최고 수준의 대우일 것”이라고 확인했다. 하이트진로는 2012년 2부 투어 시절부터 전인지를 후원한 회사다. 2015년 1월 재계약 당시 전인지는 국내 최고 대우를 받았고 문서상으로는 지난 연말 계약을 만료한 상태다. 관계자는 “고진영이 전인지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고진영 소속사인 갤럭시아SM 관계자 역시 “금액에 대해서는 비밀 유지 조항이 있어서 정확하게 얼마 받았다고 밝히기는 어렵지만 여태까지 하이트진로가 후원한 국내 선수들 기준으로는 최고조건”이라고 귀띔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로 진출하는 박성현이 아직 메인 스폰서 계약을 맺지 못할 만큼 어수선한 시국 등의 영향으로 업계는 잔뜩 움츠러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하이트진로가 고진영에게 서둘러 최고 대우를 보장한 데는 크게 세 가지 이유가 작용했다. 후원사는 2013년 말 프로로 전향한 뒤 불과 3년 만에 7승을 거둔 꾸준한 실력은 물론 남다른 인성과 장래성 등을 높이 평가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국내 골프 시장의 활성화와 함께 KLPGA 흥행을 이끌 선수를 응원하기 위해 전지훈련이 시작되기 전인 새해 계약을 완료했다”며 “아무래도 우리가 국내 기업이다 보니까 국내 골프 쪽 마케팅에 초점을 맞춘다. 단일 스폰서로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메이저 대회를 후원하고 있고 주로 국내에서 뛰고 있는 선수 위주로 후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고진영은 작년 대상 수상자다. 그런데 대상과 상금은 차이가 있다. 상금왕은 큰 대회 몇 개만 해도 되지만 대상은 누적 포인트를 결산한다. 큰 대회든 작은 대회든 꾸준하게 좋은 성적을 냈다는 게 고진영의 장점인 것 같다. 지난해에는 우리 대회를 우승했고 기량적인 면은 여러 가지 기록들이 검증돼 있다. 그렇게 3년간 7승이나 쌓았다”고 평했다.

실력만으로 최고 대우를 받은 것은 아니었다. 관계자는 “재작년 브리티시 여자 오픈에서 준우승을 하는 등 전체적으로는 미래의 가능성을 봤다”면서 “직접 받은 느낌으로는 본인 스스로가 골프만 잘 치는 선수로 남고 싶지는 않은 것 같았다. 기부 같은 것도 하고 재능을 나누고 하는 식으로 선수 생활을 하고 싶다고 했다. 앞서 하이트진로 선수인 서희경(31ㆍ하이트진로) 선배의 이미지 닮고 싶다고 했다. 기본적인 인성은 마인드나 생각이 성적과 돈보다는 다양하게 좋은 생각을 많이 가지고 있다. 그의 부모님들도 그렇다”고 설명했다.

정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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