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리스티안 파다르/사진=한국배구연맹

[장충체육관=한국스포츠경제 정재호] 선제공격이 현대캐피탈의 스피드 배구를 무너뜨렸다. 김상우(44ㆍ우리카드) 감독이 강조한 선제 서브 공격 전략이 지긋지긋한 천적 관계를 끊는 원동력이었다. 그 중심에 서브 에이스 5개를 폭발시킨 크리스티안 파다르(21ㆍ헝가리)가 있었다.

파다르는 11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NH농협 V리그 남자부 4라운드 현대캐피탈과 홈 경기에 선발로 출전해 37득점(후위 8개ㆍ서브 5개ㆍ블로킹 4개ㆍ공격 성공률 66.66%)을 기록했다. 역대 최단 시간 트리플 크라운(서브ㆍ블로킹ㆍ후위공격 성공 3개 이상)을 달성한 파다르의 맹공을 앞세운 우리카드는 세트 스코어 3-0(26-24 25-17 25-22)로 1위 현대캐피탈을 완파했다.

올 시즌 한 세트 최다 득점(1세트 16점) 및 2세트 8점에서 이미 올 시즌 3번째 트리플 크라운을 작성한 파다르의 강력한 서브에 현대캐피탈이 당했다. 경기 전 김 감독은 “현대캐피탈은 워낙 서브가 좋고 빠른 플레이를 한다”며 “서브 싸움에서 밀리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안정적이면서도 공격적인 서브로 주도권을 잡겠다”고 했다. 상대가 특유의 빠른 배구를 펼치기 전에 먼저 공격해 기선을 잡겠다는 감독의 전략에 완벽하게 부응해준 선수가 파다르다. 현대캐피탈은 파다르가 서브를 넣을 때마다 리시브가 흔들렸고 무더기로 점수를 잃었다.

지난달 23일 맞대결에 이어 현대캐피탈전에서만 2번의 트리플 크라운을 올린 파다르는 팀의 지독한 천적 관계를 끊는 수훈갑 역할을 담당했다. 경기 후 파다르는 “현대캐피탈을 상대로 처음 이겨 기쁘고 3-0 승리여서 두 배로 기쁘다”면서 “자신감이 있었고 아침에 연습량을 줄이는 등 최고의 몸 상태로 이 경기에 임했다”고 말했다.

서브(7-5)와 블로킹(13-7)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한 우리카드는 3연승을 완성했다. 삼성화재를 따돌리고 4위 도약을 이룬 우리카드(12승 10패ㆍ승점 37)는 이날 경기 전까지 현대캐피탈전 시즌 3전 전패 및 7연패를 당하고 있었다. 1위 현대캐피탈(14승 8패ㆍ승점 41)과 승점 차를 4로 좁힌 우리카드는 창단 첫 포스트시즌(PS) 진출을 현실화했다.

현대캐피탈은 경기의 중요성을 감안해 허리부상 중인 노재욱(25)을 4라운드 첫 선발 투입하는 강수를 뒀지만 지난 4경기 1승 3패로 선두 수성에 빨간 불이 켜졌다.

이날 영하권의 추운 날씨에도 빈자리를 찾기 힘들 만큼 많은 관중들이 경기장을 찾았다. 특히 젊은 여성 팬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열띤 응원전 속에 막을 올린 1세트 초반 홈팀 우리카드가 기선을 잡았다. 현대캐피탈이 중반 이후 따라갔지만 24-24에서 박진우와 나경복의 연속 블로킹이 나오며 세트를 따냈다. 2세트는 파다르의 강력한 서브 공격에 현대캐피탈이 초반부터 와르르 무너졌고 3세트는 초반 현대캐피탈이 분전했지만 다시 파다르의 공격이 터지며 그대로 마무리됐다.

장충체육관=정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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